상대방의 인격을 무시하는 모욕적인 말, 혹은 남을 흠집 내고 욕보이는 말을 욕, 혹은 욕설이라고 한다. 별로 좋지 않은 의미지만 사회적으로는 여러 가지 효과를 가진 언어이기도 하다.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한두 번은 욕설을 내뱉어 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여서 욕이 가지는 사회적, 문화적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욕은 한자어의 辱(욕될 욕)을 가리키는데, 이 글자는 辰(별 진, 때 신)과 寸(마디 촌)이 아래와 위로 결합하여 만들어진 회의자(會意字)이다. 지금은 욕설이란 뜻으로 가장 흔하게 쓰이지만, 이 글자가 생기게 된 유래는 농경, 형벌 등과 깊은 관련을 지니고 있어서 매우 흥미롭다.
辱은 원래 농사일을 지칭하는 글자였다. 글자의 위에 있는 辰은 蜃(무명조개 신)의 약자인데, 큰 무명조개(大蛤蜊)는 껍질이 매우 단단하여 옛 현인들은 이것을 이용하여 풀을 제거하는 농기구로 사용했었다. 농사는 기후에 큰 영향을 받으므로 辰은 해, 달, 별 등을 총칭하기도 했다.
그렇게 되면서 이 글자는 음력 3월의 하늘에 나타나는 震(우레 진)을 의미하게 되었고, 농사일을 시작해야 하는 시기, 때라는 뜻을 가지게 되었다. 辰은 움이 터서 싹이 올라오는 것을 나타내는 乙, 匕를 뜻으로 하고, 厂을 소리로 하는 것이라 보기도 하고, 농기구를 그린 것이라고 하여 상형자로 보기도 한다.
글자의 아래에 있는 寸은 오른손을 나타내는 又가 변형된 것이다. 又와 一을 합쳐서 만든 것으로 指事字에 해당하는데, 一은 손바닥으로부터 3센티 정도(1寸)가 부위로 맥을 짚어보는 손목 부위를 지칭한다. 그래서 寸은 마디, 길이 등을 나타내게 되었다. 손을 나타내는 글자에 一을 합친 이유는 손목 자리에 횡으로 一처럼 생긴 줄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과거에는 사람의 신체를 길이의 척도로 했던 경우가 많았다. 길이의 기준은 지켜야 하므로 법도나 규칙 등의 뜻도 가지게 되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과거에는 농사를 잘 짓는 것은 아주 중요했기 때문에 농사일을 할 수 있는 적합한 시기를 놓쳐서 일을 망치게 되면 그 땅에서 목을 베는 참수형에 처하는 죄를 짓는 것이 되었다. 그런 이유로 인해 辱은 수치, 치욕, 굴욕 등을 당한다는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농사일을 잘못하여 사형에 처해 지는 것처럼 남에게 당한 형벌에서 출발했던 이 글자의 뜻은 점차 변해서 남의 인격을 무시하거나 모욕을 줄 목적으로 내뱉는 말을 지칭하는 것으로 되었다.
현대사회에서 사용되는 욕설이야말로 다른 사람에게 모욕감을 주거나 인격을 깎아내릴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욕설, 혹은 욕은 말하는 사람의 화풀이 효과는 있을지 모르지만 그 사람의 인격과 어휘력 등의 부족함 등을 그대로 드러내어 결코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회적 지도자 위치에 있는 사람이 함부로 욕설을 내뱉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청소년들이 욕설을 많이 하는 이유가 한자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생기는 어휘력의 부족에서 비롯된 현상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에 대한 대책도 세워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