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차호는 자연형 기물의 걸작이다. 자홍니紫紅泥에 조사調砂한 재질로 곱고 매끄러우며 윤기가 있다. 납작한 조형으로 몸통은 8조각으로 이뤄진 호박의 모양이다. 배 부분壺腹은 둥근 북鼓 모양이며 위쪽으로 갈수록 점차 좁아져 입壺口은 작은 원형이다. 물대壺嘴는 둘둘 말린 호박잎 형태이며, 손잡이壺把는 멋대로 구부러진 호박 넝쿨이다. 가는 넝쿨이 몸통壺身에 장식되어 있고 뚜껑壺蓋과 꼭지蓋鈕는 호박의 꼭지 모양으로 되어있으며 몸통壺身은 호박이다. 한데 어우러져 자연스러운 흥취가 있다. 시각적으로 자연의 활기와 변화를 조형적인 일체감과 아름다움으로 구현하고 있다. 흥미와 예술성 모두 신묘한 경지에 닿아있다. 손잡이의 끝부분에는 “진자휴陳子畦”라는 전서체篆書 인장이 찍혀 있다.
진자휴는 명明 천계天啓 연간에서 청清 강희康熙 연간까지 생존한 인물로 본적은 저장浙江 통샹桐鄕이다 서우천徐友泉을 모방하여 만든 작품들이 가장 아름답고, 차호壺, 잔杯, 병甁, 함盒 등 여러 기물을 정교하게 잘 만들었다. 또한 벌레, 개구리, 시든 잎 등을 잘 만들기로 유명했고 세상 사람들이 귀하게 여겼다. 동시에 작은 차호를 세밀하게 잘 만드는 자사호의 명인이기도 해서 두께가 얇은 호薄胎를 매우 정교한 솜씨로 만들어 내었다. 또한 관지款識는 해서楷書로 진, 당대晋唐의 풍격을 가지고 있다. 세상에 몇몇 작품이 전하는데 시든 연꽃 호수의 게殘荷湖蟹, 석류모양의 연적石榴水滴, 몸을 감고 있는 뿔 없는 용 모양의 필세盤螭水洗 등이 남아있다. 모두 완구 혹은 문방구에 속한다.
청대清代를 대표하는 자사호의 전설 진명원陳明遠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이 차호는 현재 홍콩중문대학문물관이 소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