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호이야기-015 시대빈時大彬 능화판호菱花瓣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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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호의 재질은 작은 자사알갱이가 섞여있는 자니紫泥로 돼지 간의 빛깔豬肝色을 띄고 있다. 몸통은 마름꽃 모양으로 배의 윗부분에서 점자 좁아진다. 물대는 짧고 곧으며 손잡이는 꾸밈 없고 둥글다. 낮은 어깨와 뚜껑, 뚜껑 꼭지, 몸통이 혼연일체되어 있다. 근문筋紋이 물처럼 막힘 없이 흐르고 그 맥락은 청신하다. 호의 몸통은 위에서 아래로 활 모양으로 휘어 점차 넓어지다 바닥으로 향하면서 조금 좁아진다. 호 바닥은 안쪽으로 약간 오목하게 들어가 있어 굽다리를 만들고 있다. 세밀하고 규격에 맞게 만들어져 소박하고 고졸한 것이 대가의 명작이라 할 수 있다. 호 바닥에는 ‘시대빈’ 세 글자가 해서체로 쓰여 있다. 청대 진선송陳鱣松의 《연재수필硯齋隨筆》에는 다음과 같이 쓰여있다.

이 호는 질박함과 아름다움을 모두 갖추고 있다. 자사의 재질은 따뜻하고 윤기가 흐르며 돼지 간猪肝 색을 띠고 있다. 호의 뚜껑은 차호의 입 모든 곳에 딱 맞게 닫을 수는 없지만 손으로 뚜껑을 뽑으면 움직일 수 없으니 비로소 그의 명성이 허명이 아님을 알겠다.此壺具質樸而雅,砂質溫潤,色如豬肝,其蓋雖不能翕起全壺,然以手撥之則不能動,始知名下無虛土也。

또한 장연창張燕昌이 일찍이 시대빈의 호는 아무렇게나 뚜껑을 닫아도 꼭 들어맞아 이를 들어올리면 호 전체를 들어올릴 수 있다고 하였는데 누가 이를 시험삼아 해보았더니 믿을만 하더라는 것이다.

이 차호는 현재 홍콩의 한 수집가가 소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