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호이야기-005 이무림李茂林 승모호僧帽壺

05sengmao

차호는 적갈색의 배 껍질색을 띠고 있다. 호의 몸통은 다소 납작하고 상부은 넓고 하부는 깎여있다.  물대는 곧고 짧다. 손잡이는 작고 고리모양이다. 호의 어깨는 평평하고 다리는 둥글다. 호 입부문 안쪽에는 뚜껑 방죽테두리堰圈가 있어 뚜껑이 더 이상 안으로 들어가지 않게 한다.  입구와 뚜껑은 틈이 없이 딱 들어맞게 결합되어 있고 뚜껑 손잡이는 둥글고 납작하다. 어깨의 평평한 면 주위에는 둥글게 아래와 같이 전서篆書 16자가 새겨져 있는데 돌아가며 거꾸로 읽어도 문장이 된다.

浮霜冷月霽雨霄淸流芳潤渴止暑消氷 흐르는 서리 차가운 달 비 개이고 맑게 흐르며 향기롭고 윤택하여 갈증을 그치고 더위를 없애주며 얼음처럼 차갑게 한다.

차호의 뚜껑 안쪽에는 ‘무림茂林’ 의 장방형 양각 인장이 찍혀 있다. 호의 바닥에는 ‘만력 정축 자경선생의 요청으로 문가가 새기다萬曆丁丑子京先生索, 文嘉銘’라는 楷書 12자가 새겨져 있다. 이 호는 자경子京 항묵림項墨林을 위해 특별히 만들어졌고 문징명文徵明의 아들 문가文嘉가 이 호 바닥에 글을 새겨 그 가치가 더욱 진귀해졌다. 

호의 몸통 아래 부분에는 장식이 있는데 연꽃 모양으로 부처를 드러낸 듯하다. 전체 조형은 매우 단정하고 장중하며 풍격은 고풍스럽고 운치가 있어 초기 자사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이무림은 근문기를 주로 만들었는데 여기에 자연의 소재를 결합하여 그 작품이 고졸하면서도 빼어나며 견실하면서도 변화무쌍하다. 당시 사람들은 그의 호가 공춘의 호와 필적할만하다 여겼다. 그의 작품 가운데 지금까지 전하는 것은 국화팔판호菊花八瓣壺와 승모호僧帽壺 두 점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