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세언型世言 제13회 2

제13회 권력가를 쳐서 스승의 은혜에 보답하고,
옥에 대신 갇힌 동생이 형을 난관에서 벗어나게 하다
擊豪强徒報師恩, 代成獄弟脫兄難

현에는 세공생(歲貢生) 출신의 지현(知縣)이 있는데, 성(姓)은 무씨(武氏)이고 사람됨 역시 청렴결백했다. 마침 만당(晩堂)에 있던 중에 사람들이 몰려와 문앞에서 무릎을 꿇고 말했다.

“저희 지방은 사람의 목숨을 중히 여깁니다!”

진상을 물으려 하자 부이곡이 말했다.

“소인은 피해자입니다. 요거인이 저의 은 다섯 냥을 빌려갔습니다. 그런데 공연히 저희 집 하인들을 못살게 굴고, 또 아우와 집안식솔들을 데리고 와 길에서 하인들을 몰아 세우며 집까지 쫓아와 두들겨 팼는데, 하인이 그 자리에서 죽었습니다. 마을 사람들 모두가 증인입니다.”

지현이 고함치며 말했다.

“요거인! 그대는 왜 그의 하인을 패 죽였는고?”

요거인이 말했다.

“저는 부이곡과 함께 방방성을 쫓아 글을 읽은 동창생입니다. 방방성선생께서 돌아 가셨을 때 그에게 돈 다섯 냥을 빌렸는데, 그가 와서 돈을 요구하며 저를 재촉하였으나, 사모 역시 돌려줄 방법이 없음을 보고 제가 대신 갚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왠일인지 약속된 날도 채 되기전에 매일같이 하인을 보내 집안을 시끄럽게 하니, 하는 수 없이 은을 그에게 돌려주었습니다. 돌려주면서 그와 다투었으나, 정말 그의 하인은 죽이지 않았습니다.”

부이곡이 말했다.

“네가 끝내 죽이지 않았다면 내가 네가 오는 것을 알고 죽이기라도 했단 말이냐?” <입에서 새어 나오는 말이 변화가 많다. 그러나 그것이 사실인줄 누가 알았겠는가?>

지현이 마을사람 죽영(竹影)을 불렀는데, 그 역시 부이곡의 거렁뱅이였다. 그는 무릎을 꿇고 말했다.

“이웃에 사는 소인 인사올립니다.”

지현이 말했다.

“네가 자세히 한번 말해 보아라.”

그가 말했다.

“제가 부이곡의 집앞에 있는데, 한 하인이 울면서 집안으로 뛰어 들어가고 요거인 형제가 그 뒤를 쫓아 가는 것을 보고 저 역시 뒤따라 쫓아 갔더니, 한참을 다툰 끝에 사람이 죽었다는 말소리만 들었습니다.”

지현이 말했다.

“뛰어가던 자가 이집 하인이더냐?”

그가 말했다.

“그렇습니다.”

지현이 말했다.

“요거인이 사람을 쫓아가서 죽인것이 사실이구나! 거인과 이인을 모두 하옥시키고 내일 다시 자세히 조사하겠다.”

부이곡은 아주 즐거워하면서 장라에게 말했다.

“일이 아주 확실하게 처리되겠소.”

부이곡은 장라의 속마음을 모르는 체 요씨형제를 모함에 빠뜨렸다. 그러나 장라는 오히려 뒤에서 딴일을 추진하고 있었다. 다음날 혼자서 몰래 부재에게 아들이 얻어 맞았던 목판을 감추게 하고, 또 부이곡에게 아문(衙門)의 시체 검시관을 매수하라고 강제로 시키면서 말꼬리를 돌렸다.

“일은 아주 처리가 잘 됐소. 그러나 일을 추진함에 틈이 있으면 사이가 벌어지게 마련이오, 내일 검사관이 상처를 살펴보고 새로난 상처가 아니라 죽은 지 이, 삼일이 지난 시체라 보고하면 또 어떻게 하겠소? 당신이 오히려 무고하게 가복을 죽였다고 생각하고, 또 사람을 모해했다고 죄상이 매길터이니 <변화가 풍부하다. 그러나 그것이 정안(正案)일 줄 누가 알았겠는가?>미리 이것을 막아 놓는게 좋겠소!”

부이곡이 말했다.

“그렇다면 내가 도리어 또 돈을 내어야 하지 않소?”

하학이 말했다.

“소송에서 이기려면 은이 문제겠소.”

억지로 그를 설득하고 검시관에게는 상처난 부위가 애매하다고 보고하라고 하며 은 백 냥을 빼앗아 갔다. 부재가 자수하려 하자, 노비문서와 은 열 냥을 함께 주었다. 장라는 또 부이곡에게 부재의 요구조건을 들어주어 훗날 뒷탈이 없도록 하고, 그의 약점을 잡고 있게 했다.<정말 모질구나> 이에 부이곡은 대단히 원망하였다.

거인형제는 하는 수 없이 감옥에 갇혀 그 안에서 상의하다가 거인이 말했다.

“상황을 가만히 보니 부이곡이 단단히 마음을 먹고 증거를 대고 있으니, 무고함을 당할 까 두렵구나. 가만히 생각해보니, 모든 일이 나로 부터 시작되었구나.”

혹독하게 문초를 당하게 되면 내가 모든 책임을 다 맡을테다. 그러면 너는 죄를 면할 수 있을거다. 너는 이 함정에 걸려 들어서는 안된다.”

이인이 말했다.

“형! 형은 갓 시집 온 형수가 있지 않소. 아직 자식도 없는데 형이 혼자 감옥살이 하면 형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신세가 되니, 제가 대신 감수하겠습니다. 그러면 형이 밖에서 살아갈 수 있을 겁니다.”

아침식사후 지현이 그들을 불러내어 조사하였다. 이 때 검사관은 이미 돈을 받았던 터라 이마의 상처는 모난 나무로 맞은 것이고 몸에는 주먹질과 발길질로 인한 상처가 있었다고 보고하였다. 지현 역시 시체 부위를 살펴보지도 않은 채 시체 검안서를 작성하고 현의 판결에 부쳤다. 두사람은 얼굴생김새가 비슷하여 지현조차도 누가 요거인이고 요이인인지 몰랐다.<형제가 서로 바뀔 근거가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그들을 불러다 사이에 두고 문초하려 했다. 이인이 말했다.

“쫓아가서 욕은 했어도 정말 때리적은 없습니다. 쫓아가던 하인 역시 그 하인이 아니었습니다.”

지현이 이에 또 죽영을 불러 말했다.

“여기 죽은 사람이 부이곡의 하인이냐?”

죽영이 말했다.

“그 집 하인 부재의 아들입니다.”

지현이 말했다.

“맞지 않느냐!”

이에 두 형제를 문초하려 했다. 거인‧이인은 부이곡이 돈으로 사람들을 매수하였기 때문에 형벌을 받지 않을 수 없게 되자, 거인이 도리어 죽였다고 인정하였다. 그러자 이인이 급히 말했다.

“그때 형은 부이곡과 다투고 있던 중이었는데, 무슨 까닭으로 사람을 죽였겠습니까? 제가 실수로 사람을 죽였습니다.”

거인이 말했다.

“정말 제가 그를 도우려다 때렸습니다.”

이인이 말했다.

“제가 죽인 것이 사실인데 무슨 이유로 형을 괴롭히십니까? 저 혼자 한 짓입니다!”<우애로 가득찬 형제들이 어찌 흉악한 일을 저지를 수 있겠는가>

지현이 말했다.

“요이인의 말이 옳도다.”

“부이곡, 그들 두사람은 모두 너의 동창생이며, 이 죽음 역시 실수로 잘못 일어난 일이니, 죽을 죄라 할수 없구나.”

부이곡이 말했다.

“나으리, 살인이 사실이오니 나으리의 올바른 판단을 바랍니다!”

지현은 듣지 않았다. 당시 호행고는 이미 방방성의 딸과 약혼하고 난뒤에, 요거인의 일을 듣고 모든 친구들에게 연락하여 그를 위해 그의 무고함을 호소하였다. 지현은 이인이 형과 부이곡이 다투는 것을 보고 옆에서 도와주려다 과실상해한 것으로 생각하였다. 하학과 장라는 이미 손 뗄 수 없는 상태라고 말하며, 부이곡이 돈을 사용하여 일을 이렇게 되었고 세인들의 주목을 끌게 되었다고 화를 내면서도, 문서를 작성하여 해명하라고 하며 다음과 같이 반박하였다.

“조서에 근거하여 일의 추이를 쫓아봐도 고의성이 다분하고 시체검안서에도 상처가 많다고 하니 어찌 우연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만약 돈으로 행세를 부릴 수 없게 한다면 백성들의 원망을 싸게 될 것이오!”<단지 말만으로도 사람을 무고하게 만들기가 쉽다>

형청(刑廳)은 반박을 받았으나, 일개 거인에 불과하여 힘이 없었다. 그러나 상사(上司)는 이러한 반박을 당하자 즉시 집게에 손을 끼우는 형벌을 내렸다. 또 요이인을 “사람을 때리다가 죽이게 되었다”기 보다는 “관손(官孫)이 형을 때렸기 때문에 이에 발로 차고 주먹으로 때리게 되었다”고 생각하여 추후에 처리하기로 하였다. 또 요거인은 “큰소리로 사람을 때리라고 명령하였다”고 생각하였다. 이에 요이인이 말했다.

“아들과 딸이 부형을 따라 싸움터로 나아가는 것이지 어떻게 불러 주길 기다리겠소? 저는 기어코 일을 막으려 했지 방치하지는 않았소.”

매번 심문할 때 마다 상사는 그의 의로움을 보고 단지 목숨으로 보장하라고 할 뿐 더 깊이 묻지는 않았다.

요거인은 밖에서 마침내 글읽기를 그만두고 밭을 갈고 씨를 뿌려 장차 형제들을 받들어 봉양했다. 유씨는 집에서 늘 거인을 꾸짖으며 말했다.

“부모님께서 형제분을 낳아 당신에게 형된 자의 도리로 동생을 돌보아야 한다고 말씀하시지는 않았지만, 어째서 당신은 일을 만들어 동생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세요?”

거인이 말했다.

“처음 감옥에 들어갔을 때 이야기가 이렇게 되었소. 그는 당신이 갓 시집와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가 되어 당신의 일생을 그르칠까 두렵다고 했소. 또 나는 살림을 꾸려 가사를 돌보아야 할 책임이 있다고 하며 혼자 죄를 뒤집어 썼소. 사실은 나도 마음이 그리 편안치는 않소. 이미 자백한 상태라 조서를 바꿀려 해도 바꿀 수가 없게 됐소.”

유씨가 말했다.

“당신은 저의 일생을 그르칠 까 두려워서 그랬다고 하시고, 여녀를 딴사람에게 시집보내라고 하시는데, 그녀가 결코 그렇게 못하겠다고 한다면, 어찌 동서의 일생도 망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리하여 거인은 밖에서 오히려 바쁘게 뛰어다니고 이인은 감옥에서 형이 그를 위해 돈을 사용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도리어 느긋하게 지냈다. 그런데 부이곡이 의외로 관가에 찾아와서 일찌기 장라와 부재의 속임수에 걸려들어 집안이 망했다고 고소했다.

해가 가고 어느덧 삼년이 흘러 때마침 조정에서 관리를 파견하여 형벌집행의 타당성여부를 심사하였다. 이 때 유씨는 이미 한살된 아이를 낳았고, 여씨는 개가하지 않았던 까닭에 여가는 곤궁하여 먹고 살기가 힘들었다. 이에 유씨가 그녀를 집에서 받아들여 집도 두집으로 나누고 가사분담도 나누어 그에게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조정의 관리가 왔다는 소식을 듣고 유씨가 말했다.

“이 사건이 비록 모함이었다고는 하지만 그 관리가 와서 처리할지, 못할지는 미지수이오니, 오히려 지금 돈을 써서 옥졸을 집에 초대합시다. 당신 형제는 외모가 비슷하기 때문에 당신이 대신 옥에 들어가 서방님이 집에서 동서와 혼례를 올릴때 까지만 계십시오. 우리는 아들이라도 있으니 자손이 끊길 염려는 없습니다!”

거인은 말끝마다 옳다고 말했다. 생각한대로 옥졸을 집에 초대하여 돈으로 매수하고, 이삼일 말미를 얻어 동생부부가 성혼치럴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부탁했다. 옥졸 역시 돈을 받았던터라 허락하였다. 그런데 이인이 오히려 혼인하지 않으려 하자 거인이 말했다.

“이인아, 제수씨가 기왕에 딴 마음먹지 않겠다는데 네가 그녀와 혼인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그녀를 저버리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느냐? 만약 한두 명의 자식이라도 낳으면 절대로 너의 후사는 끓이지 않을게다!”

그제서야 이인이 승낙하고 뜻을 받들었다. 압송날이 되어 거인은 스스로 족쇄를 메고 동생에게 집을 부탁하며 말했다.

“내가 먼저 네 대신 갈테니 너는 천천히 오너라.”

다음과 같은 시가 있다.

송별 즈음에 사립문 밖이 밝아오고,

소나무사이로 달빛이 떨어지네.

은정(恩情)은 죽도화나무 꽃받침만큼이나 깊고,

피눈물은 가시나무 꽃잎에 떨어지네.

해인(解人) 역시 시비를 가려낼 수 없게 되자 가서 형벌을 자세히 살폈다.<형벌을 내리는 이 같은 일은 이고, 이 역시 죄□□구제하기가 힘들다> 그러나 그것은 관공서의 문서에 근거한 것에 불과하여 논박한 것을 또 논박해야 했다. 그가 당(堂)을 지나갈 때 큰소리로 이름을 부르자, 대단히 놀라해 하며 장부를 살펴보았다고 말할 뿐이었다. 이때 이인 역시 아문의 문앞에 달려와서 형이 벌을 받을 까 두려워 했다. 거인이 나와서 이인에게 분부하였다.

“먼저 돌아가거라. 나는 해인과 함께 뒤따라 가겠다.”

뜻밖에도 거인과 유씨가 계획한 대로 되었으나, 그러나 거인이 집에 돌아 오지 못한채 해인에게 말하고 감옥으로 갔다. 해인이 집에 와서 소식을 전하자, 이인은 대성통곡하며 관가에 가 사실을 밝히고 자신이 감옥에 들어가 맞바꾸려 했다. 옥졸이 말했다.

“그리되면 우리 모두가 해를 입게 되오. 먼저 관에서 멀쩡한 우리들을 무참하게 때려 죽일거요. 당신이 한달만 참았다가 찰원(察院)이 도착하면 반드시 심사,처리할테니 그때 다시 가세요.”

이인은 하는 수 없이 잠시 밖에서 머물면서 형수를 모시고 옥중의 형을 부모처럼 보살폈으나, 결국 거인은 금방 풀려나지 못했다. 그러나 올바른 이치는 잠깐 숨었다가도 결국에는 밝혀지기 마련이다. 그 때 당시 요씨형제에게 잠시 액운이 끼여 있었던 것 뿐이다. 어느날 장라가 부이곡을 속이고 가명으로 은을 빌려달라고 했다. 이에 부이곡이 말했다.

“요몇년 사이 뜻을 이루지 못했으니, 그 뜻을 따를 수 없소.”

장라가 말했다.

“노형은 그래도 옥중에 갇힌 요이인보다는 낫지 않소. 또 돈을 쓸 필요도 없고!”

부이곡은 그의 말이 심상치 않음을 알고 술을 먹고 다시 이야기하자고 했다. 술을 데우다 조심하지 않아서 술병속에 재가 날렸다. 술을 따르자 잔에 검은 덩어리가 뜬 것을 보고 장라는 손톱으로 건져냈다. 부이곡은 장라가 와서 거짓말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불쾌하여 술을 마시지 않았다. 그러자 장라가 이상하게 여겼다. 그러던 중 뜻밖에 집에 돌아와 음식을 너무 많이 먹었던 탓에 초죽음이 되도록 설사했다. 이에 더욱 더 부이곡이 약을 넣었다고 생각하였다. 그는 이일을 발설하려고 마음먹고, 그에게 돈을 요구하였다. 또한 스스로 분을 삭이고 이야기 하지 않았다. 그런데 뜻밖에도 부이곡이 은을 가져오지 않고 두달을 그냥 보냈다. 때마침 그해 향시(鄕試)에서 호행고가 합격하였다. 그는 항상 집에서 말했다.

“우리 부부가 혼례를 치러게 된 것은 모두가 다 요씨 두 형제의 힘인데, 어찌 그들에게 해를 입 히겠는가!”

시험에 합격한 날 직접 찾아가 뵙고 그를 돕겠다고 마음먹었으나, 입밖에 내지는 않았다. 어느날, 친척들이 모인 자리에 갔더니, 우연히 장라가 앉아 있었다. 말하던 도중에 요이인의 억울한 이야기가 나오자 장라는 웅크리며 말했다.

“이 일은 처음부터 누명을 덮어쓴 것입니다. 선생이 만약 그를 구해내려 한다면 부재에게 가서 물어보신면 될것이요.”

호행고 역시 말없이 다음날 장라를 찾아가 물어 보았다. 장라 역시 취중에 실언한 것을 알았으나, 그가 직접와서 묻고 또, 부이곡이 그에게 준 약이 이상하다고 여기던 터라 결국 모든 사실을 말해 버렸다. 호행고는 말했다.

“그대가 일찌기 그 사건을 보았소?”

장라가 말했다.

“예. 제가 이 두눈으로 보았습니다.”

또 물었다.

“어떻게 하면 증거를 밝힐 수 있소?”

장라가 말했다.

“폭행을 가할 때 사용했던 목판과 매수할 때 쓴 은자를 모두 부재가 갖고 있습니다.”

호행고는 다 듣고나서 집으로 돌아와 줄곧 요이인과 계획을 세웠다. 또 때마침 찰원이 도착한 때라 그는 요이인에게 이 사실 즉, 부이곡이 사람을 죽이고 사람을 모함에 빠뜨렸다는 것을 알리게 하고 자신은 찰원의 문하생이라 직접 뵙고 말씀드렸다. 순찰어사는 종이위에 답변을 썼다.

“만약에 억울하게 모함당했다면 판례를 뒤집어도 상관없네.” 또 “대(臺)‧녕(寧) 2부(府)의 형리관(刑理官)을 만나서 물어보게나.”

그런데 다행히도 영파(寧波)의 추관(推官) 역시 호행고의 스승으로 지금은 태주에서 일하고 있다. 호행고는 요씨 형제의 정의를 쫓아 거사 준비를 다하고, 부이곡이 작당하여 사람에게 해를 끼쳤다고 조리있게 말했다. 녕‧태 2부의 사부(四府)에게 바로 관련자를 모두 관가로 잡아오라고 했다. 영파 사부는 부재에게 말했다.

“네 이놈! 어찌하여 너는 부이곡과 한패가 되어 생사람을 잡느냐?”

부재가 말했다.

“저는 결코 요거인이라고 말한 적이 없습니다.”

사부가 말했다.

“그렇다면 진실로 요리인이 사람을 쳐 죽였느냐?”

부재가 입을 떼지 못하고 있자 사부가 말했다.

“묶어라!”

부재는 하는 수 없이 말했다.

“아닙니다. 알고보니 하학이 먼저 목판으로 기절시키고 뒤에 부이곡이 발로 차 죽였습니다. 그것을 장라가 직접 보았습니다.”

사부가 말했다.

“그렇다면 왜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는냐?”

부재가 말했다.

“저희 주인을 제가 감히 어찌 말할 수 있겠습니까”

또 장라를 불러들였다. 장라 역시 사실대로 고하는 수 밖에 없었다. 사부는 곧장 사람을 시켜 목판과 은 두 냥의 행방을 추적케 하였다. 그러나 시체는 다시 거둘어 들여 검사할 수는 없었다. 한편 그날 매수당한 검사관은 혼자 놀아난 짝이다.<천도(天道)는 인지상정(人之常情)을 바탕으로 한다. 이것은 단지 가벼운 죄가 오히려 중벌에 처해 지는 경우인데, 여기서 그 대강을 볼 수 있다> 하학과 부이곡이 또 변명하려 하였으나 부재와 장라가 이미 말해 버렸기 때문에 발뺌하기가 어려웠다. 두 사부는 큰 소리로 명령했다.

“각각 곤장 사십대씩 쳐라!”

부이곡은 무고하게 가복을 죽이고 거짓으로 사람을 살인죄로 몰았기 때문에 결정내리지 못한채 단지 반좌율(反坐律)을 적용하여 형벌을 내렸다. 하학은 살인죄를 적용하고 장라는 위증죄에 처해 졌다. 요이인은 무고하다고 판결되어 녕가(寧家)에서 풀려났다. 그들은 도교의 사원이 개장되었을 때 모두 중책을 맡았다. 호행고 또한 충분히 각 관리들에게 이인형제의 우애를 말하고, 안원 또한 그를 위해 상주문을 올려 자백을 번복하였다. 거인이 집으로 돌아오자 두 부부는 대단히 기뻐했다. 딴 지방에서는 이인이 죄를 뒤집어 쓰고 거인을 온전케 살아나게 하고, 거인이 또 대신 감옥살이를 했다는 것을 알고 진실한 난형난제라 하였다. 하학과 부이곡은 함정을 만들어 남을 해꼬질했기 때문에, 그들 역시 거듭 세력만 믿고 사취하였다는 책임을 면하기 어려웠다. 이인은 비록 삼년동안 고초는 당했지만, 오히려 그들 형제간의 우애 덕분에 유명해졌다. 호행고의 보답은 옳바른 도리로 밝혀졌지만, 오히려 보복의 뜻도 들어 있었으니, 아래와 같은 시가 있다.

복잡하고 곤란한 사건이 기이한 행동으로 나타났지만,
세월이 흐르면 자연히 드러나게 마련이네.
가소롭구나! 간교하고 교활한 놈들이여!
헛튼 수작은 결국 헛되게 끝나는 것임을.

우후(雨侯)가 말했다: “사내대장부의 의로움은 마땅히 남들의 분쟁 해결을 위해 사용되어야 하거늘, 하물며 사제지간이냐 형제지간에 있어서야. 내가 소개한 요씨 두 형제는 모두 필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

적감(赤憨)이 말했다: “의로운 남자들이 없으면 천하에는 더욱 더 간사한 계책이 많고, 정해진 하늘의 이치가 없으면 인간세상은 더욱 더 불공평한 일이 많아질 것이다. 이 이야기는 나쁜 일을 징계하고 착한 일을 권장할 수 있을 것이다.”

zhyi
浙江 浦江縣 鄭義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