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지차이馮驥才- 속세기인俗世奇人 2

미장공 이씨 刷子李

천진항 부근에 사는 사람들은 다 대단한 이들이었다. 필경 손재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어서 반드시 특기가 있어야 했다. 특기가 있는 사람은 잘 먹고 잘 살아서 훤한 얼굴로 길거리를 활보하는 반면, 재주가 변변치 못한 사람은 입에 풀칠이나 하고 살면서 기가 죽어 길 옆에 비켜 있었다. 이는 결코 누가 정한 것이 아니라 순전히 그곳 천진항 사람들이 사는 방식이었다. 경극을 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천진항에서 공연을 하고 싶어 했다. 천진 사람들이 경극을 좋아하고 또 잘 알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눈이 까다롭고 귀가 예민해서 칭찬과 혹평이 분명했다. 배우의 연기가 뛰어나면 무대 밑에서 박수갈채를 보내고 황제를 대하듯 했다. 유명한 경극 배우 중에 이곳 천진에서 뜨기 시작해 훗날 크게 성공한 이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었다. 그러나 배우의 기교가 서툴거나 평범해 공연을 망치면 아래에서 야유 소리가 터져 나왔고 잘못하면 찻잔이 날아와 배우의 의상과 수염에 찻잎이 묻곤 했다. 세상에 천진 사람들만큼 연극을 볼 때 그렇게 야유가 심한 이들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를 나쁘게 봐서는 안 된다. 천진 사람들의 그런 성향 탓에 적지 않은 능력자들이 배출되었다. 각 업종에 놀랄 만한 재주를 지닌 살아있는 신선이 여러 명 있었다. 이를테면 벽돌 무늬 새기는 유劉씨, 진흙 인형 빚는 장張씨, 연 만드는 위魏씨, 기계 고치는 왕王씨, 미장공 이씨 등이었다. 천진 사람들은 그들이 하는 일 뒤에 성을 붙여 그들을 부르곤 했다. 그러다 보면 다들 그들의 이름이 뭔지 까먹었다. 하지만 그 별명 덕분에 그들은 천진항 일대에서 명성을 누리며 살아갔다.

미장공 이씨는 하북대가河北大街에 있는 한 건축회사의 기술자였다. 다른 일은 안 하고 벽에 흰 회칠을 바르는 일만 했다. 그가 회칠을 한 방은 아무것도 들여놓지 않고 안에 가만히 앉아 있기만 해도 하늘을 나는 듯이 기분이 좋았다. 더 기가 막힌 것은, 그는 작업할 때마다 위아래로 다 까만 옷을 입었는데 일이 끝날 때까지 흰 점 하나 묻히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는 스스로 원칙을 세워, 혹시 몸에 흰 점이 묻으면 회칠 값을 안 받았다. 만약 그런 능력이 없었다면 그는 진작에 굶어 죽지 않았겠는가?

하지만 이것은 소문이었다. 믿는 사람이 있긴 해도 모두가 다 믿을 리는 없었다. 다른 업계 사람은 본 적이 없어 안 믿었고 같은 업계 사람은 화를 내며 못 믿겠다고 억지를 부렸다.

어느 해 어느 날, 미장공 이씨는 조소삼曹小三이라는 제자를 거뒀다. 제자가 되어 처음 하는 일은 차를 나르고, 담배에 불을 붙이고, 뒤를 따라다니며 물건을 드는 것이었다. 조소삼은 당연히 스승의 그 특기에 관해 들은 적이 있었지만 계속 반신반의하다가 이번에 자기 두 눈으로 꼭 확인하려 했다.

그날 조소삼은 처음으로 스승을 따라 일을 하러 나갔다. 영국 조계지 거리 남쪽에 있는 이씨 부자의 양옥을 칠하는 일이었다. 그곳에서 미장공 이씨가 책임자와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조소삼은 그제야 자기 스승의 위엄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았다. 그의 원칙에 따르면 하루에 방 한 칸만 회칠을 했다. 그 양옥에는 크고 작은 방이 9개여서 9일 간 회칠을 해야 했다. 일을 하기 전, 미장공 이씨는 가지고 온 네모반듯한 보자기를 풀었다. 그 안에는 아니나 다를까 까만 상, 하의와 역시 까만 헝겊신이 들어 있었다. 그것들로 갈아 입고 나니 바닥에 놓인 한 통의 흰색 석회액과 너무나 선명한 대조를 이뤘다.

방에는 천장과 네 벽이 있었는데 먼저 천정을 칠한 뒤 네 벽을 칠했다. 천정을 칠하는 게 특히 힘들었다. 멀건 석회액을 담뿍 먹인 붓을 머리 위로 치켜들다 보면 어떻게 한 방울도 떨어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 더구나 떨어지면 몸에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미장공 이씨가 든 붓은 전혀 석회액을 머금지 않은 듯했다. 또 그런데도 붓이 한 번 지나가면 금세 산뜻하고 선명한 흰 줄이 고르게 생겼다. 어떤 사람은 말하길, 그의 팔이 유유히 왔다갔다하는 것은 꼭 북을 치고 거문고를 타는 듯하며 석회액을 적신 기다란 붓이 벽에 착, 하고 부딪치는 맑은 소리는 또 대단히 듣기 좋다고 했다. 착착 소리가 날 때마다 하얀 줄이 빈틈없이 그어졌고 붓이 지나간 벽은 마치 반듯하게 펼쳐진 하얀 병풍 같았다. 하지만 조소삼이 가장 관심을 둔 것은 역시 미장공 이씨의 몸에 하얀 점이 있느냐는 것이었다.

미장공 이씨는 일할 때 원칙이 한 가지 더 있었다. 벽 한 면을 칠하고 나면 꼭 걸상에 앉아 한참을 쉬면서 담배 한 대를 태우고 차 한 잔을 마신 뒤 이어서 그다음 벽을 칠했다. 그때 조소삼은 찻물을 따르고 담뱃대에 불을 붙여 건네는 기회를 틈타 스승의 온몸을 자세히 살폈다. 벽 한 면의 칠이 끝날 때마다 그랬지만 놀랍게도 깨알 만한 점 하나 찾지 못했다. 그는 스승의 그 까만 옷차림에서 정말로 어떤 신성불가침의 위엄을 느꼈다.

그런데 미장공 이씨가 마지막 벽을 다 칠하고 앉았을 때, 조소삼은 그에게 담뱃불을 붙여주다가 뜻밖에도 그의 바지에서 콩알 만한 흰 점을 발견했다. 검은색 속의 흰색은 흰색 속의 검은색보다 눈에 더 잘 띈다. 맙소사, 스승의 실수가 드러났다. 그는 신선이 아니었던 것이다. 전설 속 그 태산 같던 형상이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하지만 조소삼은 스승이 난감해할까 두려워 감히 말도 못하고 보지도 못했지만 그래도 자꾸 눈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바로 그때, 미장공 이씨가 문득 그에게 말했다.

“소삼아, 네가 내 바지의 하얀 점을 봤구나. 너는 이 사부의 재주가 가짜이고 명성도 속임수가 있다고 생각하나 보구나. 바보 녀석, 더 자세히 보거라.”

말하면서 미장공 이씨는 손가락으로 바지를 집어 살짝 위로 당겼다. 그러자 흰 점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그러고서 다시 바지를 놓자 신기하게도 흰 점이 또 나타났다. 조소삼이 얼굴을 갖다 대고 유심히 다시 살펴보니 그 하얀 점은 작은 구멍이었다! 방금 담배를 피울 때 실수로 생긴 것이었다. 안에 받쳐 입은 흰 속바지가 그 구멍으로 비치면서 석회액이 떨어져 생긴 흰 점처럼 보였던 것이다.

이씨는 넋을 잃고 있는 조소삼을 보며 껄껄 웃었다.

“이 사부의 명성이 다 거짓이라고 생각했느냐? 그랬다면 네가 네 자신을 속인 것이니라. 딴생각 말고 기술이나 잘 배워라.”

미장공 이씨의 제자 조소삼이 스승을 따라나선 첫날 보고, 듣고, 배운 것은 아마 남들은 평생을 두고도 잘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刷子李

码头上的人,全是硬碰硬。手艺人靠的是手,手上就必得有绝活。有绝活的,吃荤,亮堂,站在大街中央;没能耐的,吃素,发蔫,靠边呆着。这一套可不是谁家定的,它地地道道是码头上的一种活法。自来唱大戏的,都讲究闯天津码头。天津人迷戏也懂戏,眼刁耳尖,褒贬分明。戏唱得好,下边叫好捧场,像见到皇上,不少名角便打天津唱红唱紫、大红大紫;可要是稀松平常,要哪没哪,戏唱砸了,下边一准起哄喝倒彩,弄不好茶碗摇篮上去;茶叶末子沾满戏袍和胡须上。天下看戏,哪儿也没天津倒好叫得厉害。您别说不好,这一来也就练出不少能人来。各行各业,全有几个本领齐天的活神仙。刻砖刘、泥人张、风筝魏、机器王、刷子李等等。天津人好把这种人的姓,和他们拿手擅长的行当连在一起称呼。叫长了,名字反没人知道。只有这一个绰号,在码头上响当当和当当响。

刷子李是河北大街一家营造厂的师傅。专干粉刷一行,别的不干。他要是给您刷好一间屋子,屋里任嘛甭放,单坐着,就赛升天一般美。最别不叫绝的是,他刷浆时必穿一身黑,干完活,身上绝没有一个白点。别不信!他还给自己立下一个规矩,只要身上有白点,白刷不要钱。倘若没这一本事,他不早饿成干儿了?

但这是传说。人信也不会全信。行外的没见过的不信,行内的生气愣说不信。

一年的一天,刷子李收个徒弟叫曹小三。当徒弟的开头都是端茶、点烟、跟在屁股后边提东西。曹小三当然早就听说过师傅那手绝活,一直半信半疑这回非要亲眼瞧瞧。

那天,头一次跟随师傅出去干活,到英租界镇南道给李善人新造的洋房刷浆。到了那儿,刷子李跟随管事的人一谈,才知道师傅派头十足。照他的规矩一天只刷一间屋子。这洋楼大小九间屋,得刷九天。干活前,他把随身带的一个四四方方的小包袱打开,果然一身黑衣黑裤,一双黑布鞋。穿上这身黑,就赛跟地上一桶白浆较上了劲。

一间屋子,一个屋顶四面墙,先刷屋顶后刷墙。顶子尤其难刷,蘸了稀溜溜粉浆的板刷往上一举,谁能一滴不掉?一掉准掉在身上。可刷子李一举刷子,就赛没有蘸浆。但刷子划过屋顶,立时匀匀实实一道白,白得透亮,白得清爽。有人说这蘸浆的手臂悠然摆来,悠然摆去,好赛伴着鼓点,和着琴音,每一摆刷,那长长的带浆的毛刷便在墙面“啪”的清脆一响,极是好听。啪啪声里,一道道浆,衔接得天衣无缝,刷过去的墙面,真好比平平整整打开一面雪白的屏障。可是曹小三最关心的还是刷子李身上到底有没有白点?

刷子李干活还有个规矩,每刷完一面墙,必得在凳子上坐一大会儿,抽袋烟,喝一碗茶,再刷下一面墙。此刻,曹小三借着给师傅倒水点烟的机会,拿目光仔细搜索刷子李的全身。每一面墙刷完,他搜索一遍,居然连一个芝麻大小的粉点也没发现。他真觉得这身黑色的衣服有种神圣不可侵犯的威严。

可是,当刷子李刷完最后一面墙,坐下来,曹小三给他点烟时,竟然瞧见刷子李裤子上出现一个白点,黄豆大小。黑中白,比白中黑更扎眼。完了!师傅露馅了,他不是神仙,往日传说中那如山般的形象轰然倒去。但他怕师父难堪,不敢说,也不敢看,可妨不住还要扫一眼。

这时候,刷子李忽然朝他说话:“小三,你瞧见我裤子上的白点了吧。你以为师傅的能耐有假,名气有诈,是吧。傻小子,你再细瞧瞧吧——”

说着,刷子李手指捏着裤子轻轻往上一提,那白点即刻没了,再一松手,白点又出现,奇了!他凑上脸用神再瞧,那白点原是一个小洞!刚才抽烟时不小心烧的。里边的白衬裤打小洞透出来,看上去就跟粉浆落上去的白点一模一样!

刷子李看着曹小三发怔发傻的模样,笑道:“你以为人家的名气全是虚的?那你在骗自己。好好学本事吧!”

曹小三学徒头一天,见到听到学到的,恐怕别人一辈子也未准明白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