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저장 동쪽에서 만난 한 오래된 물건 창고浙東一個老物件倉庫
2005년 5월 저장浙江 츠시慈溪 톈위앤전天元鎭
기름을 저장하고 양식을 비축하고 쌀과 밀가루를 담는 나무통과 됫박, 향탁條案……이런 것들은 본래 농민들 곁에 머무르다 이제는 도시로 귀양 와 민속품, 골동품으로 팔릴 신세가 되었다. 한 세기의 전환기, 중국에서 이제 장구한 농경시대는 끝났다. 낡고 단순하고 지역의 개성이 가득한 물건을 버리고 첨단과학기술로 대량 생산한 강철, 플라스틱, 화학섬유로 대신하는 세계화 경제가 진정 현대화란 말인가? 노동과 생활 (물건을 포함해서) 같은 것에서 지역적 차이가 없어진다면 과연 풍부한 세계문화유산이라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수많은 옛날 물건들이 순식간에 모조리 사라지는 눈앞의 두드러진 변화 속에서 나는 선지자와 같은 이성의 외침을 듣는 듯하였다. ‘세계화 반대’, ‘그린피스’, ‘로마클럽’ 등의 사람들에게서 시작된 외침 말이다. 동시에 나는 기억하고 미약한 힘이나마 조금씩 실천할 것이다. “모든 이론은 순간이고 오직 사실의 총체만이 영원한 가치를 지닌다.” (제임스 조지 프레이저). “흙과 함께 사는 삶이라야 식물처럼 한 곳에 뿌리내릴 수 있다.” (페이샤오퉁費孝通)