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바람의 노래 秋風引/당唐 유우석劉禹錫
何處秋風至 어디에서 가을바람 불어오나
蕭蕭送雁群 소슬하게 기러기 떼 보내네
朝來入庭樹 아침에 뜰의 나무에 불어오니
孤客最先聞 외로운 객이 가장 먼저 듣네
이 시는 유우석(劉禹錫, 772~842)이 806년~814년 무렵, 낭주 사마(朗州司馬)를 지낼 때 쓴 시로 보인다. 낭주는 유우석이 10년간 좌천 생활을 한 곳으로 216회에 소개한 시와 비슷한 시기의 작품이지만 이 시는 투지보다는 감상적인 데가 있어 같은 상황 같은 사람의 작품이라도 다양한 감정이 시에 드러나는 것을 보여준다.
시인이 첫 구에 던진 ‘가을바람이 어디에서 불어오나?’라고 한 것은 그 원인이나 기원을 따지려는 것이 아니다. 일종의 원망이 담긴 말이다. 그래서 다음 구에서 그 소슬하게 부는 가을바람이 향수나 고독을 불러일으키는 기러기를 보낸다고 말한 것이다. 철새의 이동을 마치 가을바람이 뒤에서 밀어 이동한 것처럼 표현했다.
뜰 안의 나무에 부는 가을바람은 하늘을 나는 기러기보다 더 절실하다. 외로운 객이 가장 먼저 느낀다는 말은 견딜 수 없는 외로움을 표현한 말이다. 첫 구의 질문에 다음 구에서 답했지만 여기서 다시 답을 한 것이기도 하다. 고객(孤客)이란 말 속에 귀양 온 사람으로 느끼는 비애감과 고향에 대한 향수 등이 복잡하게 담겨 있고 최(最)라는 말 속에 주관적 절실함이 강렬하다.
심양(瀋陽)은 서울보다 한결 가을이 이른 것 같다. 짧은 옷을 입고 다니기에 다소 서늘함을 느낀다. 이용악이 시 <오랑캐꽃>에서 ‘북쪽은 고향. 그 북쪽은 여인이 팔려간 나라.’라고 묘사한 곳이 바로 이곳이다. 예전 이곳으로 끌려온 조선 포로들은 가을바람이 불 때 심정이 어땠을까 가늠도 되지 않는다. 이용악의 말처럼 마음은 눈 감을 줄 모른다.
365일 한시 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