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샤오타오馬小淘-벌거숭이 부부毛坯夫妻 1

마샤오타오馬小淘,사진 출처 腾讯文化

마샤오타오馬小淘
여성. 1982년생으로 본명은 마톈무馬天牧, 중국작가협회 회원이며 잡지 《인민문학》의 편집자이다. 2008년 초, 루쉰문학원 제7기 청중년작가 고급연수반을 수료했다. 소설과 수필을 《인민문학》, 《시월》, 《중국작가》, 《작가》, 《미문美文》, 《청년문학》, 《작품》 등의 잡지에 발표했으며 여러 선집과 연감에 작품이 수록되었다. 17세에 수필집 󰡔남색 헤어밴드藍色髮帶󰡕를 출판했고 장편소설 <날아간 것은 나무, 남은 것은 새飛走的是樹, 留下的是鳥>, 소설집 <화성 여자의 지구 체험火星女孩的地球經歷> 등을 발표했다. 주요 수상 경력으로 2001년 전국 제3회 ‘신개념작문대상’ 일등상, 2008년 ‘중국작가’ 오르도스문학 신인상, 2009년 제1회 ‘청춘문학대상’ 장편 부문 금상이 있다.

벌거숭이 부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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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례雷烈는 곤히 잠든 샤오놘小暖을 보면서 그녀가 갈수록 눈, 코, 입이 가운데로 모이고 표정도 은밀하면서도 자유분방해져서 마치 고양이를 닮아가는 것 같다고 느꼈다. 혹시 고양이와 너무 오래 함께 살아서 그런 걸까? 그는 샤오놘의 뺨에 입을 맞췄다. 그녀는 웅웅, 뭔지 모를 소리를 내고는 몸을 돌렸다. 샤오놘은 한쪽 발을 이불 밖에 내놓았는데 붉은 매니큐어가 벌써 조금 벗겨져 있었다. 만약 누가 그것을 보면 그녀가 꾸미기를 좋아하는 여자인지, 칠칠치 못한 여자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 레이례는 샤오놘의 발을 이불 속에 넣어준 뒤, 자고 있는 네 마리 고양이와 바닥에 널린 잡동사니들을 지나 출근길에 올랐다. 그는 매일 이랬다. 일곱 시가 되기 전에 일어나 출근을 했다. 그리고 그때는 누운 지 서너 시간밖에 안 된 샤오놘이 정신없이 깊은 잠에 빠져 있을 때였다.

레이례는 버스를 두 번 갈아타고 출근을 했다. 약 삼십 킬로미터 거리를 한 시간 남짓 가면 회사에 닿았다. 버스는 고속도로를 달렸고 항상 만원이었다. 아침만 되면 정신이 번쩍 나서 하루를 시작하는 샐러리맨들은 누구에게도 양보하지 않고 자신의 송곳 하나 겨우 꽂을 만한 자리를 굳게 지켰다. 하지만 레이례는 늘 앉아서 갔다. 그의 집이 종점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도시의 동쪽 끝에 살았다. 그래서 어디를 가든 불편하기는 했지만 먼 길을 가도 서 있을 필요 없이 앉아서 좀 쉴 수 있다는 것이 유일한 장점이었다.

출처 花瓣

그는 간단히 세수와 양치질을 하고 일곱 시 정각에 집을 나섰으며 회사에 들어가기 전에 회사 일층 분식집에서 밥을 먹었다. 아침에만 여는 그 분식집은 메뉴가 찐빵, 만두, 지짐이, 콩국, 이 네 가지밖에 없긴 했지만 장사는 메뉴가 다양한 다국적 프랜차이즈 식당만큼이나 잘 됐다. 그래서 밥을 먹으려면 산둥山東 사투리를 쓰는, 항상 볼이 부어있는 종업원에게 웃는 낯으로 사정을 해야 했다. 마치 불로장생의 선약이라도 달라는 것처럼 말이다. 본래 레이례는 집에서 아침을 먹고 나왔다. 샤오놘이 그보다 삼십 분 먼저 일어나 떼꾼한 눈으로 갖가지 조리 기구를 덜그럭거렸다. 그리고 둘이 아침식사를 할 때면 그녀는 늘 반은 자고 반은 깨 있는 상태로 실눈을 뜨고 있었으며 동작도 느릿느릿했다. 레이례는 그녀가 금방이라도 쓰러지지나 않을까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그녀는 식사를 마치고 그를 보낸 뒤 다시 곯아떨어져, 정오에 해가 중천에 떴을 때 비로소 정식으로 기상을 했다. 그녀가 차리는 아침식사는 항상 깜짝 놀랄 만큼 정성스러웠다. 계란프라이는 하트 모양이었는데 그 속의 황금색 노른자 역시 하트 모양이었다. 그리고 네모반듯한 샌드위치 속에는 베이컨과 햄과 토마토가 가지런히 겹쳐져 있었다. 으깬 감자도 아기고양이 얼굴을 본떠 차려놓았다. 타원형 바깥에 뾰족한 귀 두 개를 덧붙이고 위에는 건포도 두 개를 꽂아 눈으로 삼았다. 마지막으로 소시지는 속을 열어 꽃 모양으로 다듬은 뒤, 두 개를 한 세트로 이쑤시개를 꽂아 놓았다. 맙소사! 동쪽 교외의 그 허름한 집에 이토록 고급진 레스토랑이 숨어 있을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맨 처음 그런 희한한 아침식사를 접했을 때 레이례는 그야말로 피를 토할 것처럼 감동해 샤오놘의 아직 안 씻은 얼굴에 뽀뽀를 쪽, 하고 감사와 경외의 마음을 전했다. 하지만 그렇게 며칠이 지나자 그는 괴로워졌다. 매일같이 계란프라이와 샌드위치 같은 서양식 아침식사만 반복되었다. 다른 한편으로 샤오놘은 더 몰입한 나머지 으깬 감자를 아기고양이에서 더 귀한 페르시안 고양이 모양으로 정교하게 발전시켰다. 똑같은 크기의 녹색과 자색 건포도를 박아 넣어서 두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그는 정말 샤오놘이 그렇게 정성껏 제작한 예술품을 훼손하기가 미안했다. 먼저 고양이의 귀부터 먹어야 할지, 아니면 두 눈부터 먹어야 할지 갈팡질팡했다. 매일 먹는 아침식사가 이렇게 개성이 강하다 보니 러례는 난처하기도 하고 감히 열심히 먹을 수도 없었다. 게다가 그는 식성이 순 토종이어서 프랑스 남부식인지 미국 서부식인지 모를 그 아침식사를 참아내기 어려웠다. 한두 번은 별미다 싶어 넘어갔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 오성급 호텔의 화려한 요리가 무서워지고 진심으로 길거리 노점의 찐빵과 만두와 야채절임과 죽이 그리웠다. 레이례는 안쓰럽다는 듯이 샤오놘에게 말했다.

“그렇게 새벽같이 일어나서 일하지 않아도 돼. 당신이 걱정된다고.”

샤오놘은 그의 마음을 다 안다는 듯이 괜찮다고 말했다.

“당신을 위해서 하는 일인데 잠 좀 덜 자면 어때.”

결국 레이례가 하도 권하는 통에 샤오놘은 이제 일찍 일어나 아침을 짓지 않겠다고 편안하게 답했다. 그는 그녀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속으로 드디어 그 소꿉장난 같은 아침식사와는 안녕이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