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화의-맹호연孟浩然 여름날 남정에서 신대를 생각하며夏日南亭懷辛大

여름날 남정에서 신대를 생각하며夏日南亭懷辛大/맹호연孟浩然

山光忽西落, 산의 해 홀연 서산으로 지는데
池月漸東上. 못의 달 점차 동쪽으로 오른다.
散髮乘夜涼, 머리 푸니 밤기운 서늘하고
開軒卧閑敞. 창문 열고 한가히 누워본다.
荷風送香氣, 연꽃에 이는 바람 향기 실어오고
竹露滴清響. 대에서 이슬 떨어지자 맑은 소리 난다.
欲取鳴琴彈, 거문고 가져와 타고 싶어도
恨無知音賞. 아쉽게도 감상할 친구가 없구나.
感此懷故人, 이에 친구를 그리워하노니
中宵勞夢想. 한밤중에 꿈속에라도 나타나길.

[해제]

이 시는 작자의 친구 신대(辛大)를 그리워하며 지었다. 신대의 이름을 알 수 없으며 ‘대(大)’는 항렬에서 첫째라는 뜻이다. 맹호연 시집에서 신대를 언급한 시로는 위의 시 말고도 <도중에서 신대를 보내며(都中送辛大)>, <신대를 전송하러 갔으나 만나지 못하고(送辛大不及)>, <서산으로 신악을 찾아가서(西山尋辛諤)>, <장칠과 신대가 방문하여 남정에서 취해 짓노라(張七及辛大見尋南亭醉作)> 등이 있는데, 신대가 바로 신악(辛諤)인 듯하다.

여름날 해가 일찍 지고 못가의 달이 서서히 떠오르자 ,시인은 남정에 올라 머리를 풀어헤치고 시원한 밤바람을 쏘이며 가장 편안한 자세로 누워본다. 살랑이며 불어오는 바람은 연꽃 향기를 실어오고 대 잎에 맺힌 저녁이슬은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맑은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 이러한 밤 분위기를 틈타 거문고를 한 곡조 연주하고 싶어도 신대 같은 동향의 지음이 없어 아쉬울 따름이다. 하여 시인은 꿈속에서라도 신대를 만나고 싶은 마음을 이 시에 적어보았다.

오언고시 상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