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도사의 방에 적노라題盧道士房/ 당唐 이기李頎
秋砧響落木, 가을 다듬잇돌 소리에 나뭇잎 떨어지는데
共坐茅君家. 함께 그대의 띠 집에 앉았노라.
惟見兩童子, 다만 보이는 건 두 동자가
林前汲井華. 숲 앞에서 정화수 긷는 모습뿐.
空壇静白日, 텅 빈 단엔 대낮에도 고요하고
神鼎飛丹砂. 신령한 솥엔 단사 향 날린다.
麈尾拂霜草, 사슴꼬리로 서리 머금은 풀 털고
金鈴摇霽霞. 금방울로 개인 놀을 흔든다.
上章人世隔, 도사는 속세와 떨어져서
看弈桐陰斜, 바둑판 바라보니 오동나무 그늘 비스듬히 기운다.
稽首問仙要, 머리 숙여 신선의 요체 물어보니
黄精堪餌花. 국화 정기 모아 꽃을 먹는다네.
[해제]
이 시는 노 도사의 은거지 주변 환경과 도사의 일상을 읊은 시다. 선미(仙味)가 물씬 풍기는 시다. 이 시의 주인공 노 도사는 노상(盧象)이라고도 한다. 노상에 대해서는 ≪당재자전≫(권2) ‘노상조’ 참조. 그리고 이 시는 고황(顧況)의 시라고도 한다.
오언고시 상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