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李贄-분서焚書 <가버리는 것을 슬퍼하며傷逝>

삶에 반드시 죽음이 있는 것은 낮이 있으면 반드시 밤이 있는 것과 같다. 죽으면 다시는 살 수 없는 것은 가버리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것과 같다. 살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은 없으되, 그러나 끝내 오래 살게 할 수는 없고, 가버리는 것을 슬퍼하지 않는 사람은 없으되, 그러나 끝내 가버리지 않도록 멈추게 할 수는 없다. 오래 살게 할 수 없다면 살기를 원하지 않아도 된다. 가버리지 않게 할 수 없다면 가버리는 것을 슬퍼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므로 나는 단지 죽음을 슬퍼할 필요 없고 그저 삶이 슬플 뿐이라고 생각한다. 가버리는 것을 슬퍼하지 말고 삶을 슬퍼하라.(권4)

<傷逝>

生之必有死也,猶晝之必有夜也。死之不可復生,猶逝之不可復返也。人莫不欲生,然卒不能使之久生;人莫不傷逝,然卒不能止之使勿逝。旣不能使之久生,則生可以不欲矣;旣不能使之勿逝,則逝可以無傷矣。故吾直謂死不必傷,唯有生乃可傷耳,勿傷逝,願傷生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