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우석에게 안부를 물으며問劉十九/당唐 백거이白居易(772~846)
綠蟻新醅酒 새로 담근 술 잘 익어 거품 일고
紅泥小火爐 작은 화로는 발갛게 달아올랐네
晩來天欲雪 저물녘 곧 눈이 내릴 것 같은데
能飮一杯無 술 한 잔 같이 할 수 있겠나
劉十九는 백거이의 동갑나기 친구 유우석(劉禹錫, 772~842)을 말한다.
몇 년 전 겨울 남경에 갔을 때 紅泥란 음식점이 있었는데 작은 화로에 요리를 얹어 내는 것이 주 메뉴였다. 그리고 그 집 술 병에 이 시가 적혀 있었다.
그 때 한시를 어디 연재하고 있어 이 시를 번역한 적이 있다. 지금 이 시를 다시 보니 친구와 마주 앉아 술 한 잔 할 수 있는 상황을 노래한 첫 두 구의 환기도 좋거니와, 세 번째 구절은 특별히 좋다는 생각이 든다. 곧 눈이 쏟아질 것 같은데 날도 저문다. 이 보다 더 감정을 풍부하게 일으키는 구절도 쉽지 않다. 백석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가 문득 떠오른다.
365일 한시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