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이묘와 육묘에 사용하는 철제 모종삽移苗、啓苗的鐵鏟
2002년 4월 옌징燕京 촨디샤춘爨底下村
가늘고 긴 모종삽은 길이 26센티미터, 너비 2.6센티미터이다. 삼각형의 모종삽은 길이 19.5센티미터, 너비 7센티미터, 손잡이 부분은 옥수수 속대이다.
옥수숫대로 모종삽의 손잡이를 만들었으니 얼마나 신기한가! 게다가 쓰기 편하기까지 하다.
이것을 볼 때면 옥수숫대에 관련된 또 다른 장면과 이야기가 떠오른다. 그때 역시 촨디샤춘의 한 민가에서 묵었다. 하루 종일 피곤했던 우리와 하루 종일 피곤했던 시골 사람들은 저녁 술 한 잔으로 하루의 피로를 풀 심산이었다. 농부는 말없이 쭈그리고 앉아 오래된 궤짝을 수월찮게 열곤 안에서 세월의 흔적이 더해진 검은빛의 온주기-술을 데우는 주전자-를 꺼내 이과두주를 안에 붓고 끓는 물이 담긴 사발에 담갔다. 불 지핀 화롯가에 기대어 있던 그는 몸을 일으켜 마당에 나가 옥수숫대를 하나 꺾어 왔다. 뾰족한 옥수숫대였다. 이것으로 주병을 막으니 바로 온주기의 뚜껑이 아닌가! 마을 사람들과 무릎을 맞대고 온기 어린 이야기를 나누며 점차 《물건이야기》의 가닥을 잡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