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 옳음, 위용, 위의(威儀) 등의 뜻으로 쓰이는 이 글자는 가축으로 키우는 동물을 나타내는 羊과 자신, 나 등의 의미를 가지는 我(나 아)가 결합하여 만들어진 회의자(會意字)다. 양과 나의 뜻이 결합하였는데, 왜 옳음, 혹은 뜻 등의 의미를 가지게 된 것일까? 이 글자의 뜻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역시 구성요소를 분해하여 그 의미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義의 윗부분은 羊이다. 羊은 두 개의 뿔이 나 있고, 네 개의 발을 가지고 있으며, 수염이 나 있는 모양을 가진 동물의 앞모습을 본떠서 만든 글자다. 양은 소와 더불어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집에서 기르는 동물이었는데, 이러한 가축 전체를 羊으로 표시했다.
양은 성품과 성질이 온순하여 옛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활용하는 것과 함께 신을 모시는 제사에도 사용했다. 그러다 보니 제사를 주관하는 제사장, 혹은 집단의 우두머리를 표시하는 데에 양의 머리 장식을 썼다. 이렇게 되자 양의 의미는 더욱 확대되어 길하고, 좋은 것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취급되기도 했다. 그런 이유로 인해 옛날에는 羊은 祥(상서로울 상)으로 생각되었다.
我는 창처럼 생긴 무기를 나타내는 戈(창 과)가 두 개 겹쳐져서 만들어진 회의자다. 창처럼 생긴 무기가 둘 있는 모양이니 마을이나 부족 등을 보호하고, 지도하기 위해 필요한 제사장이나 집단의 우두머리가 자신을 나타내기 위해 세워두는 장식 무기의 모양이라고 보면 된다. 옛날에는 신의 뜻을 나타내고, 그 위용을 보이기 위해 이런 무기 위에 양의 머리 모양을 올려서 장식했다고 한다. 이런 방식으로 신이나 제사장 등이 스스로를 나타냈기 때문에 이 글자는 점차 ‘나’라는 의미로 쓰이게 되었다. 이제 두 개의 요소를 결합해보자. 羊은 순하고 상서로운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我는 스스로를 나타내는 뜻이 있으니 이 두 가지가 합쳐진 형태는 일정한 범주 속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공감하고 인정하는 무엇인가로 될 것이다. 신의 뜻, 혹은 신의 사자(使者)로 공동체의 우두머리나 제사장의 뜻을 표시함으로써 공동체를 유지하는 방법으로 삼았으니 좋은 것, 옳은 것 등의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사람이 가지고 있는 어떤 생각인 뜻을 나타내는 글자에는 크게 세 개가 있다. 첫째는 情(뜻 정)인데, 이것은 한 개인의 몸, 혹은 마음속에만 존재하고 아직까지는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상태의 뜻을 가리킨다. 둘째는 意(뜻 의)인데, 이것은 사람의 내부에 있던 情이 어떤 형태로든 밖으로 드러나서 상대에게 전달된 것을 가리킨다. 눈물은 슬픔의 뜻이고, 웃음은 기쁨의 뜻이 되는 것 따위가 그것이다. 셋째는 義(뜻 의, 옳을 의)인데, 상대에게 전달된 뜻이 구성원 전체의 동의를 얻어 ‘그렇다’라고 인정받은 것을 가리킨다. 그래서 옳다는 의미를 가지게 된다. 사람이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일정한 생각이나 뜻은 밖으로 드러나지 않으면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러나 말이나 행동 등을 통해 일단 밖으로 나오면 그것은 혼자만의 독백이나 주장이 아니라 구성원 전체가 수긍하고 동의할 수 있는 것으로 되도록 해야 한다. 독불장군 식으로 자신만이 정당하다고 아무리 주장해도 사람들이 인정해주지 않으면 결코 옳은 것으로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는 마음에 새기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