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슈화余秀華-강바닥河床

위슈화, <강바닥>

물은 그렇게 얕아지면서도 고기와 낙화가 얼마나 있는지는 괘념치 않는다
강바닥이 드러나자 가을도 왔다
어제 나는 여위고 쇠약한 할머니를 보았다, 얇은 피부가
길게 길게 당겨졌다 
할머니는 나를 위해 문을 열고 풍경을 하나하나 가리켜주었다
그녀 몸속에는 깊게 잠든 나사가 있고 알록달록한 나무배가
다니는 길은 잊혀졌다. 한 바퀴 빙 돌면
또 제자리라고 그녀는 말했다
황혼녘에 나는 혼자 강바닥에 나가 
바람 속, 갈라진 사물 하나하나를
혹은 환원된 사물 하나하나를 보기를 좋아한다
물이 없으면 그것들의 근원도, 처음 모습도 상상할 필요가 없다
나는 그 갈라진 틈에 발을 뻗어 진흙 깊숙이 묻고
오래 서 있기를 좋아한다
마치 그곳에 뿌리를 내린 듯한 모습으로

河床

水就那么落浅了,不在乎还有多少鱼和落花
到河床露出来,秋天也就到了
昨天我就看见瘦骨嶙峋的奶奶,身上的皮
能拉很长
哦,她为我打开了一扇门,把风景一一指给我
她的体内有沉睡的螺丝,斑驳的木船
行走路线是忘记了。她说打了一个漩
还是在老地方
黄昏的时候,我喜欢一个人去河床上
看风里,一一龟裂的事物
或者,一一还原的事物
没有水,就不必想象它的源头,它开始时候的清,或浊
我喜欢把脚伸进那些裂缝,让淤泥埋着
久久拔不出来
仿佛落地生根的样子

사진 출처 Shanghai Obser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