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다. 노련하다. 경험이 많다. 익숙하다. 오래되었다 등의 뜻을 가진 老(늙을 노)는 대상의 모양을 보고 그려서 만들어 낸 象形字에 속한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는 태어나서 성장하고 늙어서 쇠약해지면서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반드시 거친다. 시간의 흐름을 누구도 거역할 수 없기 때문이다. 태어난 후 많은 시간이 흘러 몸이 쇠약해져서 몸을 구부리고 머리는 풀어 헤치고 지팡이에 의지하여 걷는 늙은이의 모습을 본떠서 만든 글자가 바로 老다.
이 글자는 갑골문(甲骨文)에 등장하는데, 왼쪽을 바라보면서 긴 머리를 풀어 헤치고 몸을 구부린채 지팡이를 들고 천천히 앞으로 걸어가는 노인의 모습을 그린 것으로 나타난다. 갑골문에서는 老와 考(살필 고)와 같은 모양으로 나타나는데, 나이가 많은 사람은 오랜 경험과 연륜을 통해 깊이 헤아려 생각할 줄 아는 노인이라는 뜻을 나타내기 때문에 같은 것으로 보다가 점차 老는 늙은이를 나타내고, 考는 깊이 헤아려 생각하다는 뜻으로 되었다.
老는 연령대로 보면 70세 이상 된 사람을 지칭하는데, 서주(西周) 시대에 설문해자(說文解字)가 나올 당시의 글자에서는 윗부분은 사람의 머리에 있는 긴 머리카락이 길게 드리워진 상태에서 구부정하게 서 있는 것이다. 아랫부분은 지팡이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지팡이를 짚고 있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漢나라를 지나면서 예서(隸書)가 등장하여 글자의 모양에 큰 변화가 생겼고, 해서체(楷書體)로 되면서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만들어졌다. 그래서 설문해자에서는 人, 毛, 匕의 세 글자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회의자(會意字)로 보았다.
老의 원래 글자는 耂(늙을로 엄)인데, 이것은 머리(頭), 머리털(髮)、몸뚱이(身)、손(手)을 합해서 간략하게 만든 모양으로 나타낸 글자였다. 여기에 손에 들려서 땅을 향하고 있던 직선 모양의 지팡이 형상이 변형된 모양이라고 할 수 있는 匕(비수 비)가 분리되어 아래에 자리하면서 지금과 같은 형태로 되었다.
이렇게 되면서 老는 단순히 늙은이를 지칭하는 것에서 확장되어, 경험이 많다. 많은 것을 알고 있다. 노련하다. 오래되었다 등의 다양한 의미로 쓰이게 되었다. 중국에서 노파(老婆)가 아내의 뜻으로 쓰이는 이유는 남편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노파심이란 말도 남편을 아주 잘 아는 아내의 마음이라는 뜻으로 노파심에서 말한다고 하면 쓸데없이 참견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걱정하는 마음이라는 의미가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