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거짓’, 참되지 못한 것‘ 등의 뜻으로 쓰이는 이 글자는 겉과 속이 달라서 명칭 혹은 이름과 본질이 부합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假는 겉으로는 꽉 차 있는 것 보이지만 속은 텅 비어 있는 물건이나 사람을 지칭하는 虛라는 글자와 일맥상통하는 것이 된다. 이 글자를 쓸 수 있는 존재는 그것이 사물이든, 사람이든 좋은 의미를 가질 수 없음이 분명하다. 이 글자의 정확한 뜻을 알기 위해서는 叚에 대한 이해가 우선이다. 假는 본래의 것에서 떨어져 나온 것으로 원본이 아닌 것을 나타내는 叚(가)를 소리(聲)로 하면서 사람을 의미하는 人과 결합하여 만들어진 형성(形聲)자이다. 叚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금문(金文)을 보면 한쪽 구석에서 무엇인가를 주고받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이것은 본래의 것은 남겨둔 채 일정한 것을 떼어내 무엇인가를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는 것을 나타낸다. 그러므로 叚는 빌려주다. 임시, 대리 등의 뜻을 가지게 되었고, 그것에 사람이 붙어서 빌려주는 사람이라는 假로 되었다가 점차 뜻이 확대되어 거짓, 가짜 등의 의미를 더하게 되었다.
叚의 왼쪽 부분은 돌을 나타내는 石이 변형된 모습이고, 오른쪽 부분은 사람이 손으로 망치를 잡고 무엇인가를 때리는(깨는) 것을 나타내는 글자인 殳(몽둥이 수)로 되어 있다. 이 두 글자가 결합한 회의자가 叚인데, 돌로 되어 있는 산이나 절벽 등을 망치로 때려 필요로 하는 물건을 떼어 내거나 돌을 다듬어서 계단 같은 것을 만드는 것을 나타낸다. 그 물건이 속해 있던 본래의 것은 그대로 둔 채 무엇인가를 떼어내 빌려온 것이기 때문에 빌리다. 대리 등의 뜻을 가지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던 것이 人과 결합하여 假라는 형성자가 되어 그 뜻을 확대함으로써 훨씬 폭넓게 쓰이게 되었는데, 빌린 것, 대리로 하는 것, 가짜, 진실하지 못한 것 등의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결국 假는 사물이나 사람 등의 이름이나 정의가 그것의 본질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뜻을 가지게 되어 가짜, 사기, 거짓 등의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