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웨휘甫躍輝-거대한 코끼리巨象 4

거대한 코끼리 4

그는 여관으로 돌아와서 한참 뒤에야 물 온도를 맞추고 샤워기를 자기 입에 대고 물을 틀었다. 가늘고 세찬 물줄기가 무감각한 혀에 부딪쳐 차츰 통증과 간지럼이 느껴졌다. 과거에 그는 여자친구와 여관에서 서로 이렇게 물을 뿌려준 적이 있었다. 그것은 꽤 유쾌한 놀이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저 입속의 고약한 냄새를 씻어내려고 이러는 것일 뿐이었다. 얼마 후, 혀가 다시 무감각해졌다. 쭉 참고 있던 눈물이 눈가에 흘러 넘쳤기 때문이었다. 그는 침대에 누워 몸을 웅크렸다. 이늘 밤의 일은, 그리고 그 여관은 뭐라 말할 수 없이 미묘했다. 잠이 안 와 엎치락뒤치락하다가 그는 희미하게 거대한 코끼리 떼를 보았다. 그들은 열대 우림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숲이 어수선하게 좌우로 드러누웠다. 그는 발밑과 주변 세상이 전부 요동치는 것을 느꼈다. 언제든 넘어질 수도 있고 코끼리의 발에 밟혀 죽을 수도 있었다. 그가 소리 지르며 깨어났을 때는 마침 달빛이 빈틈없이 쳐진 커튼을 뚫고 비쳐들고 있었다. 바닥에 일렁이는 커튼의 커다란 그림자가 마치 코끼리의 묵직한 몸통 같았다.

그때 처음으로 코끼리 꿈을 꾸었으며 코끼리의 목 위에는 빨간 비옷을 입은 여자가 없었다는 것을 그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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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공원 주변의 높은 건물들도 거대한 코끼리와 흡사했다. 리성은 그것들이 자기를 향해 덮쳐오는 상상을 했다. 하지만 꿈속과는 다르게 지금은 안전했다. 그는 안전한 상황에서 위험한 일을 상상하는 것이 좋았다. 전혀 위험하지 않은 자극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일찍 출근한 덕에 그는 지난 한 달간의 일을 돌아보고 오늘 밤의 일을 미리 짐작할 여유가 있었다. 오늘 밤에 일어날 일을 상상하니 조금 흥분이 되었다. 이번에는 지난번과 달랐다. 이번에는 거리낄 게 전혀 없었다. 여자친구가 새 남자친구가 생긴 사실을 알려왔을 때, 그는 우리에 갇힌 짐승처럼 집안을 왔다갔다했다. 어느 방향으로 걸어도 다섯 걸음도 채 못 가서 벽에 부딪쳤다. 그는 정말로 크게 고함을 지르고 싶었다. 하지만 잡동사니가 가득한, 좁은 베란다에 서서 십여 미터 밖의 다른 건물을 마주한 순간, 그는 크게 입만 벌리고 끝내 소리를 내지 못했다. 누가 봤으면 그를 미치광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는 휴대폰을 꺼내 또 주소록을 뒤지기 시작했다. 손가락이 하나씩 이름들을 뛰어넘었다. 그들은 다 자기 삶이 있었고 그와 무관했다. 그는 또 그녀의 이름 위에서 손가락을 멈췄다. 그날 밤 이후, 그들은 연락이 뜸해졌다. 무슨 할 말이 있었겠는가? 그런데 지금, 이야기할 사람이 그녀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럴 때 그 많은 친구 중에서 오직 그녀하고만, 엄격히 말하면 친구라고도 할 수 없는 그녀하고만 이야기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희한했다.

그는 여러 차례 그녀에게 생각해보라고 요구했다. 그날 밤, 정말로 그랬다면 두 사람이 어떻게 됐을지. 그녀는 그때마다 다른 핑계를 대고 화제를 바꿨다. 그는 활을 든 사냥꾼이었고 그녀는 어쩔 줄 몰라 하는 새끼사슴이었다. 마음대로 잡았다가 놓아줬다, 하는 그 사냥을 통해 그는 여자친구를 잃고 생긴 마음의 공허를 되는 대로 채웠다. 그리고 그로 인해 슬픔을 느꼈다. 여자친구는 그의 마음속에서 어느새 그 도시의 상징이 되어 있었다. 여자친구와 함께 있어서 진정으로 그 도시에 들어와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여자친구가 떠난 것은 그 도시에 진입하는 데 실패한 것으로 은연중에 이해되었다. 자기는 어쨌든 ‘시골뜨기’라고 그는 서글퍼하며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처럼 외지 사람이기에 그는 먼저 도시에 왔다는 점을 이용해 쉽게 그녀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그녀는 어느 정도 그의 좌절감을 달래주었지만, 동시에 그가 자신을 가엾어 하고 혐오하게 만들기도 했다.

‘나는 아직도 착한 사람일까?’

그는 이따금 자신에게 물었다.

‘아니, 난 아직 착한 사람이야. 이런 시대에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지. 안 그러면 너무 보수적인 거야.’

그는 바로 그렇게 그녀에게 말했다.

“너는 너무 보수적이야!”

그때 그는 그런 이유로는 진정으로 마음을 가라앉힐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본질적인 문제를 외면하고 적당히 얼버무리려 했다. 다행히 지난번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이렇게 자신을 통제할 수 없게 돼버렸다. 그는 비상식적인 일을 저지르고 싶어 완전히 안달이 났다.

사진출처 微博

巨象 4

他回到旅馆,半天才把水温调到适合,然后将喷头直直对准嘴巴冲,激烈细碎的水流冲击着麻木的舌苔,渐渐感觉到了痒和痛。他和女友在旅馆里曾经给对方这么冲过,那是一个挺不错的游戏。现在他只为了冲掉嘴里难闻的气味。许久,整个舌头又重新麻木了,因为一直强忍着,泪水几乎从眼眶溢出。他蜷在床上,今晚的事儿多莫名其妙,这旅馆住的多莫名其妙!翻来覆去睡不着,迷迷糊糊地就看到了巨象。巨象穿过雨林。雨林纷纷倒伏。他感觉到脚下和四周的世界都在摇晃,他随时会倒下,随时会葬身象脚。他呼喊着醒来时,月光正透过没拉严的窗帘照进来,窗帘在地上虚虚地摆动着,大块剪影像极了巨象厚实的身躯。

他记得很清楚,那是第一次梦见巨象,巨象身上没有披红雨衣的女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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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民公园四周高大的建筑也和巨象类似。李生幻想了一下,它们正朝自己冲来。不过和梦里不同,现在很安全,他喜欢在安全的情况下幻想危险,好得到一点儿没有危险的刺激。他到得早,有足够的时间想想过去一个多月的事儿,并预想一下今晚的事儿。今晚的事儿……他禁不住有些激动。这次和上次不同,这次没什么顾虑了。他做什么都不再对不起女友。女友告诉他有新男友后,他困兽似的在住处转来转去,无论朝哪个方向,走不上五步,必然碰壁。他真想大吼一声,然而,站在堆满杂物的窄小的阳台,面对相隔十多米的另一幢楼房,他张大嘴,终究没喊出声。别人会误以为他是个疯子。他掏出手机,又开始翻通讯录,手指在一个个名字上跳过,每个人都有着自己的生活,跟他没关系的。他再次停留在她的名字上。那晚之后,他们联系并不多,说什么呢?现在发现只有她可以说说话。那么多朋友,只有她–严格说来还算不上朋友的一个人可以说说话,有时候事情就是这么奇怪。

他一次次让她设想,如果那天晚上那样了,他们会怎样。她总是想方设法转移话题,他是个持箭的猎人,她是一只惊慌失措的小鹿。在收放自如的狩猎过程中,他因为失去女友在心中造成的空洞被胡乱填充了。他又为此感到忧伤。女友在他心中不知不觉已成为这个城市的象征,和女友在一起,就等于真正进入了城市。女友的离开,被他下意识地理解为进入城市的失败。我终究是个“山里人”,他忧伤地想。而她和他一样是外地人,他凭借早先进入城市的优势,很容易就会把她弄到手。她在一定程度上能够弥补他的失落,又让他怜悯和厌恶自己。我还是个好人吗?他偶尔会问自己。不,我还是个好人。在这样的年代,这本就没什么,不然就太守旧了。他正是这么说她的,你太守旧了!此时他知道这样的理由无法真正平息内心。只好尽量回避问题本身。他想适可而止,幸好上次没发生什么。一转眼,他又管不住自己了。他急切想做点儿出格的事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