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스 면도기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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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오후, 두화이민은 조금 불안해하다가 전화를 받고서 부랴부랴 조퇴 신청서를 내고 집에 돌아갈 채비를 했다. 앞에 앉은 동료 아샹阿香이 이상하다는 듯이 그를 보며 물었다.
“무슨 일인데요?”
두화이민은 옷을 들고 급히 소맷부리에 팔을 끼워 넣으며 말했다.
“집에 물이 새서 아래층이 피해를 입었을 거야. 돌아가서 봐야 해.”
두화이민은 걸음을 옮기며 입을 삐죽 내밀었다.
“물이 많이 샜어요?”“일층까지 샜으니 말 다했지!”
두화이민은 말했다.
이층은 줄곧 문을 열어주는 사람이 없었다. 두화이민은 한참 문을 두드리다가 문구멍으로 안을 보았지만 보이는 것이라고는 변신 로봇처럼 작아져 불쌍해 보이는 자기 자신뿐이었다. 이미 하루가 지났고 그는 걱정 때문에 갈수록 마음이 돌덩이처럼 무거워졌다. 그곳은 80년대의 낡은 주택으로 직장에서 분양한 직원 숙소였다. 바닥에 기성 콘크리트판을 깔았는데 방수가 잘 안 돼서 평상시 거실에서도 발이 축축해졌고 조금만 물을 흘려도 틈새를 통해 아래층으로 물이 새곤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예 집에 물난리가 났으니 아래층이 어떤 꼴이 됐을지 그는 생각만 해도 등골이 서늘했다.
텔레비전에서 이라크에 또 전쟁이 날 것이라는 뉴스가 나왔다. 젊었을 때 그는 세계정세에 관심이 많았고 나라와, 자기와 무관한 세상일에도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 도시가 당장 사라지더라도 꼼짝도 않다가 기껏해야 남들과 함께 죽을 게 뻔했다. 그는 집안을 한 번 열심히 치우고 싶었다. 하지만 치우면 치울수록 짜증이 났고 집이 더 낡아보였다. 처음에 하얗던 벽은 이제 헐을 대로 헐어 있었다. 주변의 동료들은 모두 집이 두 채였다. 그 나이 대에 집이 두 채인 것은 너무나 정상인데도 두화이민은 그렇지 못했다. 오후에 일이 없을 때 동료들은 사무실에 앉아 흥미진진하게 집값 이야기를 했지만, 그는 혼자 구석 소파 위에 엎드려 조용히 신문을 보았고 동료들의 시선을 끌까봐 최대한 조심스레 신문을 넘겼다. 그리고 아예 무관심한 척하며 집에 관해서는 일절 입을 다물었다.
“살 집만 있으면 그만이지 왜 그렇게들 피곤하게 사는지 몰라.”
언젠가 그는 이렇게 동료들에게 말했다.
“두 형은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라 우리보다 멋져. 우리는 다 집의 노예인데 말이야.”
동료들은 자조적으로 말했다. 사실 그들이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두화민도 모를 리가 없었다. 그리고 그 역시 꿈속에서도 집을 살 수 있기를 바랐다. 첫째는 자기 체면 때문이었고 둘째는 큰아들 두위안杜淵의 거듭된 암시 때문이었다. 아들의 여자친구 샤오류가 집 없이는 결혼을 못 한다고 버티는 모양이었다. 아들은 샤오류뿐만 아니라 그녀의 가족들과도 이 문제로 인해 갈등이 컸다. 매번 아들이 저녁 때 집에 와서 자겠다고 할 때마다 그는 두 사람이 또 말다툼을 했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아들에게 집을 사주는 문제에 관해 두화이민은 심각하게 고민한 적이 있었다. 두위안의 요구도 지나친 것은 아니었다. 결혼할 때 집을 사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단지 문제는 지금 그가 가진 돈이 계약금에 못 미치는 것이었다. 최소한 십만 위안 정도는 준비해야 하는데 그의 수중에는 기껏해야 오륙만 위안 밖에 없었다. 아내는 비록 그 무지막지하게 비싼 수술은 받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에게 큰 타격을 입혔다. 게다가 큰아들에게 집을 사주면 작은아들은 어떡해야 하나? 작은아들은 나중에 결혼할 때 집을 안 사줘도 되나? 그뿐만이 아니었다. 만약 샤오자가 대학에 가면 또 들어가는 돈이 적지 않을 것이다. 자기 반 친구들 중 여럿이 캐나다와 호주로 유학을 간다고 한동안 샤오자가 떠들어대기도 했다. 집을 산다면 두화이민은 스스로 미리 적자 인생이 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래서 슬쩍 두위안에게 집을 사주는 것에 대해 샤오자와 의논하면서 만약 그가 대학에 갔는데 집 대출 때문에 학비를 못 내주면 자기를 원망하겠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샤오자는 뒤통수를 긁으며 선선히 말했다.
“사세요. 언젠가 집을 바꾸긴 해야 하잖아요. 이 낡은 집은 몇 년 더 지나면 팔려고 해도 안 팔릴 걸요.”
두화이민은 샤오자가 그렇게 너그럽게 나올 줄은 몰랐다. 그는 앞으로 자기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전혀 생각도 안 했다. 아무래도 아직 어려서 멀리 내다볼 줄 모르는 것이다. 두화이민은, 집 이야기는 더 하지 않았지만 그 일이 줄곧 마음속에 남아 부담이 되었다. 그리고 두위안이 집에서 여자친구 샤오류 얘기를 할 때마다 뜨뜻미지근한 태도를 보였다.
“너한테 시집을 와야 내 며느리인 거다.”
그는 그렇게 아들에게 말했다. 샤오류는 집에 몇 번 온 적이 있기는 했다. 농촌 출신의 대학생으로 어떻게든 이 도시에 남으려 했고 돌아갈 때마다 마치 제 집인 듯 집을 싹 정리하고 갔다. 바로 그럴 때, 소파에 앉아 묵묵히 담배만 피우던 두화이민은 비로소 진짜 위협을 느꼈다. 그녀의 행동거지를 통해 그녀가 두위안과 잘 살기로 굳게 마음을 먹었고 어떻게든 이 집의 여주인이 되려 한다는 것이 느껴졌다.
두화이민은 너무 잘 나서고 억세 보이는 여자는 별로 안 좋아했다. 그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며느리는 부드럽고 현숙해야 했으며 도시 아가씨인 게 좋았다. 그런데 샤오류는 화도 잘 내고 성격이 매서워서 내심 못마땅했다. 그는 그녀가 뭘 원하는지 알고 있었다. 그녀의 생각은 바로 두위안의 생각이어서 샤오류가 아직 집에 도착하기 전에 두위안이 에둘러 말을 꺼냈다.
“요 며칠 또 집을 한 군데 보러 갔는데요 구조가 아주 좋더라고요. 단지 계약금이 아직 모자라서……”
예전에는 이런 말을 들으면 그는 어김없이 초조한 심정이 되었다. 하지만 이제는 외려 아무렇지도 않았다. “좀 기다려보자.”라고만 했다. 그렇게 말한 횟수가 쌓이면서 그는 점차 아들의 눈에서 한 가닥 경멸의 기색이 읽혔다. 갈수록 자기가 아버지가 아닌 것 같고 위엄을 깡그리 잃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飞利浦牌剃须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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那天下午杜怀民就有些心神不定。接到电活,他匆匆请了假赶了回家。对面的同事阿香奇怪地看了他一眼说“老杜怎么了?” 杜怀民抓起衣服火急火燎地往袖口套,“家里漏水了,楼下肯定遭殃了,我回去看看。” 杜怀民边走边咕嘟。” “漏得严重吗?” “都漏到楼下了,还能不严重吗!” 杜怀民说。
二楼一直都没人开门。杜怀民敲了半晌,透过猫眼往里看,只看见一个小得可怜的自己,像个变形金刚縮在里边。一天过去了,他满脑疑虑,心中的那块石头变得愈发沉重起来。这是八十年代的老房子,单位分的职工宿舍,地板采用的预制板结构,防水性能很差,平时在客厅里泡脚,稍微弄出点水,都会通过缝隙漏到楼下去。就更别说家里水漫金山了,他想想就觉得害怕,楼下还不知淹成怎样了呢?
电视新闻报道伊拉克又快打仗了。年轻的时候,他关心世界局势,关心国家,关心和自己无关的天下事;此刻,即便是这城市马上消失,他也懒得动了,大不了大家一块死。他想认真将家里清理一遍。结果越收拾心越烦,家看上去更败落。以前洁白的墙壁眦,现在已经老旧不堪。身边的同事都有两套房。到了他这个年龄,拥有两套房是正常不过的。但是杜怀民没有。下午无事的时候,同事们坐在办公室兴致勃勃地谈论起房价,他却一个人伏在角落的沙发上悄悄地翻看着报纸,翻阅的动作尽量缩小幅度,生怕引起同事们的关注,他装作一副漠不关心的样子,对房子的事情缄口不言。”有房子住就行了,干吗要让自己那么累。” 有次他是这么向同事们说的。“老杜是个享受主义者,比我们都潇洒,我们都是房奴。” 同事们自我解嘲地说道。事实上,杜怀民还不懂他们心里想的什么?他自己做梦也想买个房子。第一是给自己挣点面子,第二是大儿子杜渊已经暗示过好几次了:儿子談的女朋友小柳,结婚没有新房不嫁。儿子和小柳乃至她的家人,就这个问题上,分歧很大。每回儿子晚上说要回家睡,他就知道两人又吵架了。
在给不给儿子买房子的问題上,杜怀民是有过深思的。杜渊的要求也不过分,结婚买房是天经地义的事情。问题是他现在手头的钱还不够首付,至少得准备个十来万吧,可他手中最多也就五六万,妻子虽然没做那个天价的手术,但也让他伤筋动骨了一回。而且给大儿子买了,那小儿子呢?小儿子以后结婚就不给他买了吗?再说,如果小加考上大学,那也需要花费不少的钱,有段时间小加还老嚷着说他班上都好几个同学去加拿大和澳洲留学了。买了房,他等于提前给自己透支了。他曾私下和小加商量过给杜渊买房的事,问他考上大学如果没钱交学费了,会不会怨他。小加大度地挠了挠后脑说,买呗,迟早都是要换房住的,我们这破房子,再过几年估计卖都卖不出去了。他没料想到小加这么大度,像是没经过大脑思考似的,完全没有顾及自己以后的打算。到底还是未成年,对今后的事,看得不远。他再没说起买房子的事,但是这事一直装在他心里,成了心结。每回杜渊在家里谈起女朋友小柳的事时,杜怀民都一副不冷不热的样子。”只有娶回家的,才算是媳妇。“ 他对儿子说。小柳也来过家几次,农村出来的大学生,一心要留在这座城市,因此每回来,都将家收拾得井井有条,像是自己家一样汛。这样的时刻,坐在沙发上默不作声抽烟的杜怀民才真正感觉到了威胁。她是做给他看的,这个女人像是铁了心要跟杜渊好,要来当这个家的女主人。
他不喜欢太主动和作风硬朗的女人。杜怀民心中理想的媳妇是温柔贤惠,没什么性子的,最好还是城里娃。这个小柳风风火火,辣味十足,他感到不适。他知道她想要什么。她的想法就是杜渊的想法,在小柳还没来家之前,杜渊就委婉地提出来了。“这几天又去看了一套房,户型都还蛮好,只是我们首付还不够……” 之前他要听到这样的话,一定很焦虑,后来倒也平静了。他只是说,“先等等吧。” 这样的次數多了,他也渐渐从儿子眼里看出了一丝蔑视,他觉得自己越来越不像是个父亲,尊严尽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