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행성 9 완결
진자린
진자린은 내가 오늘 네게 얘기해줄 마지막 행성이야. 이야기가 짧아서 금세 끝날 거야.
진자린인은 내가 얘기해준 다른 행성의 주민들과는 사뭇 다른 외모를 갖고 있어. 그들의 몸은 부드러운 기구氣球나 공기 중에 떠다니는 해파리 같아서 투명하고 골격이 느슨해. 또한 그들의 표피는 세포막과 비슷한, 유동적인 지방층인데 쉽게 투과되지는 않지만 다른 지방층과 만나면 융합하여 흐트러지지.
두 진자린인이 서로 지나치다가 신체의 일부가 잠깐 겹쳐지면 내부의 물질이 한데 섞였다가 두 사람이 떨어지면서 다시 나눠지지. 그래서 진자린인은 자기 몸을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 지금 자기 몸속에 길에서 마주친 사람의 물질이 얼마나 섞여 있는지 자기 자신도 정확히 말하지 못해. 그들은 자기가 아직 자기이기만 하면 물질을 좀 교환해도 별로 상관없다고 생각하지.
다만 그들은 사실 자신의 ‘자아’가 착각일 뿐이라는 것을 알지 못해. 겹쳐지는 그 순간, 최초의 두 사람은 존재하지 않게 되지. 그들은 하나의 복합체를 이뤘다가 다시 갈라져 새로운 두 사람이 된 거야. 새로운 사람은 서로 마주치기 전의 모든 것을 알지 못한 채 자기가 자기이며 줄곧 변한 적이 없다고 생각하지.
………………….너는 아니? 네게 이 이야기를 들려준 뒤에, 또 네가 내 이야기를 다 들은 뒤에 나는 더 이상 내가 아니고 너도 더 이상 네가 아닌 것을. 우리는 이 따스한 오후에 시공간의 한 점에서 겹쳐졌고 그 후로 너와 나의 몸은 상대방의 분자를 갖게 되었어. 우리가 이 대화를 까맣게 다 잊게 되더라도.
“그러니까 그 진자린이 바로 우리의 행성이라는 거야?”
우리의 행성? 너는 어느 행성을 말하는 거야? 어느 행성이 우리에 속했었지? 혹은 우리가 어느 행성에 속했었지?
내게 그 행성들의 좌표를 묻지는 말아줘. 그 숫자들은 우주에서 가장 오래된 잠언이며 그 행성들은 네 손가락 사이의 공기여서 네가 힘껏 끌어안아도 팔을 펴고 나면 역시 아무것도 없을 테니까. 너와 나는 그것들과 시공간의 동일한 점에서 만났다가 끝내 다시 멀어졌을 뿐이지. 우리는 결국 여행자일 뿐이야. 무슨 뜻인지도 모르는 노래를 부르며 칠흑 같은 밤하늘을 떠돌 뿐이야. 너는 그것들이 바람 속에서 노래 부르는 것을, 머나먼 고향의 바람 속에서 노래 부르는 것을 알고 있어.
看不見的星球 9
津加林
津加林是我今天给你讲的最后一个星球,故事很短,一会儿就讲完了。
津加林人有着和我讲过的其他星球居民都不一样的外形,他们的身体就像是柔软的气球,又像是在空气中飘游的水母,透明而结构松散。津加林人的体表是和细胞膜差不多的流动的脂膜,不能随便透过,但遇到其他脂膜却可以融合再打散。
当两个津加林人相遇的时候,他们身体的一部分会短暂地交叠,里面的物质混在一起,再随着两个人的分开重新分配。因此,津加林人对自己的肢体并不十分看重,他们自己都说不清,现在的身体里有多少成分是来自相遇的路人,他们觉得只要自己还是自己,交换一些物质也没什么关系。
只不过,他们并不知道,其实“自我”的保留只是一种错觉。在重叠的那个瞬间,最初的两个人就不存在了,他们形成一个复合体,再分开成为两个新的人,新人不知道相遇之前的一切,以为自己就是自己,一直没有变过。
“你知道吗,给你讲完这些故事之后,你听我说完这些故事之后,我就不再是我,你也不再是你了。我们在这样一个温柔的下午在时空的一点重叠,从此之后,你我的身上都会带有对方的分子,哪怕我们将这场对话都忘掉。”
“你是说,你讲的津加林就是我们自己的星球吗?”
“我们自己的星球?你说的是哪一个呢?有哪个星球曾经属于我们?还是我们曾经属于哪一个星球?”
“别再问我那些星球的坐标,那些数字是宇宙最古老的箴言,它们就是你指缝间的空气,你伸出手将它们全都揽住,但再张开依然是空空如也。你我都和它们在时空的同一点上相遇过,只是最终又走远了。我们终究只是旅人,唱着含义模糊的歌谣,流浪在漆黑的夜空,如此而已。”
写于二○○五年十一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