쑤더蘇德-반지·자식戒・子 3


반지·자식 2

언쩌읍은 저장성 남부에서도 가장 눈에 안 띄는 구석에 있는 마을이었다. 그곳은 천 년에 가까운 역사를 갖고 있었는데, 옛날 청나라 건륭乾隆 황제가 강남江南 지역에 내려왔을 때 그 마을의 한 아가씨에게 은택을 내리면서 그 마을에 ‘은택’(恩澤. ‘은택’의 중국어 발음이 바로 언쩌이다)이라는 이름을 하사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또한 건륭 황제가 총애하던 귀비의 이름이 은택이었는데 그녀가 강남으로 오던 길에 알 수 없는 이유로 죽고 그 마을에 묻히는 바람에 그녀를 기념하는 의미로 마을 이름이 그녀의 이름으로 바뀌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언쩌읍에는 그런 이야기가 무척 많았고 쉬우도 어린 시절 꽤 여러 가지를 들었다. 하지만 쉬우의 아버지는 뒤의 이야기를 더 믿었다. 그는 한때 자기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금은방 주인과 사이가 좋았는데 그 이야기도 그 금은방 주인에게서 들은 것이라고 했다. 한편 그 주인은 도굴꾼에게서 산 황금과 장신구로 사업을 일으켰다는 소문이 있었다.

린줘도 쉬우와 함께 언쩌읍에 갔다. 그들이 처음 알게 된 것도 그 마을에서였다. 당시 린쭤는 친구들과 함께 졸업여행을 갔었는데 아가씨 몇 명이 깔깔거리며 길을 걸어 다니자 마을의 남자들은 모두 눈이 번쩍 뜨였다. 쉬우도 그중의 한 명이었다. 하지만 그는 어머니의 묘를 돌보러 온 참이었고 잠시 머물다 다시 상하이로 일을 하러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그해에 쉬우는 스물다섯 살이었으며 대학 졸업 삼 년 만에 벌써 직장에서 부副 엔지니어로 승진한 상태였다. 그는 거의 첫눈에 린줘에게 반했다. 정숙해보였기 때문이었다. 아가씨들은 쉬우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고 파인더를 통해 그는 몰래 린줘에게 계속 초점을 맞췄다. 그녀가 어색한 눈빛을 지을 때까지 계속 그랬다.

“빨리 좀 찍어요!”

누가 재촉을 하고 나서야 쉬우는 서둘러 셔터를 눌렀다. 긴장을 한 탓에 그만 화면이 흔들렸다.

나중에 쉬우는 린줘의 전화번호를 남겨두었다가 상하이에 돌아가서 열심히 그녀를 쫓아다녔다. 그녀와 식사 약속을 하고, 거리를 걷고, 영화를 보고, 게임을 하고, 커피를 마셨다. 연애 첫해에는 거의 회사 일은 뒷전이었다. 두 사람은 왜 이제야 서로를 만났는지 너무 아쉬울 정도였다. 린줘는 그해에 일을 시작했지만 연애 때문에 출장을 피하는 바람에 2년 뒤 입사 동기들이 다 컨설턴트로 승진을 할 때도 혼자 부컨설턴트에 머물렀다. 하지만 그녀는 별로 상관하지 않았다. 자기는 쉬우가 생겨서 모든 것을 다 갖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아이 문제만 아니었다면 그들은 분명 여전히 사이좋은 부부였을 것이다. 린줘의 일도 지난 일이 년 사이에 점차 잘 풀려서 그녀는 벌써 자기 팀을 데리고 클라이언트와 협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하루하루 삶이 나아진다는 느낌이 드는 이때, 불가피하게 결혼 생활이 끝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오랫동안 서로 떨어져 있었고 언어적인 교류도, 육체적인 교류도 없었다. 이런 결혼 생활을 더 유지해서 뭐하겠는가. 둘 사이에 아이도 없는 상황에서.

쉬우의 아버지는 이혼을 하겠다는 아들의 말을 듣고 한참동안 입을 다물고 있었다. 그러다가 결국 들고 있던 물담뱃대를 쾅, 내려놓았다.

“이혼은 안 돼!”

말을 마치고 그는 뒷짐을 진 채 문밖으로 나갔다. 쉬우는 어리둥절했고 린줘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서로 눈치만 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저녁에 노인은 읍에서 오래 묵은 계화주桂花酒 여섯 병을 갖고 돌아와 아들과 마셨다. 그는 잔뜩 술을 들이켠 뒤 벌게진 눈으로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들아, 너는 내 아들이 아니다.”

알고 보니 옛날 그들 부부는 결혼한 지 십 수 년 동안 아이를 낳지 못했다. 임신이 안 된 게 아니라 임신만 하면 유산이 되곤 했다. 나중에 그들은 현縣의 고아원에서 남자아이를 입양해와 자기 자식처럼 키웠다. 그런데 쉬우의 어머니는 계속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든 쉬씨 집안의 핏줄을 낳아 제사를 잇게 하려고 했다. 그 탓에 건강했던 그 여인은 거듭된 유산으로 점차 쇠약해졌고 끝내 출혈 과다로 죽고 말았다. 쉬우의 아버지는 그 일로 인해 오랜 세월 자책에 시달렸다. 사실 화장터에서 일하며 그는 세상의 온갖 삶의 말로를 보았다. 핏줄이란 게 대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그는 젊은 시절 그 금은방 주인이 자신에게 해준 말이 떠올랐다.

“사람이 한 세상 살면서 있으면 좋은 것이고 없어도 그만일세. 가장 두려운 건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해 기쁨을 잃는 것이지.”

노인은 술이 과했는지 잔을 든 채 머리를 흔들며 말했다.

“너희는 잘 모를 텐데 그 금은방 주인장은 옛날에 풍류깨나 아는 남자였다. 그러다가 오십 세 되던 해에 바보 여자한테 빠져 금은방을 제자에게 넘겨 정리한 뒤, 돌팔이의사가 되어 종일 그 여자를 데리고 산에 약초를 캐러 다녔다. 누구는 두 사람이 산 위에서 그 짓을 한다고 흉을 보기도 했다. 하지만 누가 그걸 알았을 것이며 또 그런 걸 누가 신경이나 썼겠느냐. 그 바보 여자는 수명이 짧아서 몇 년 안 돼 폐결핵으로 죽었다. 역시 내가 그 시체를 화장했지. 그 사람은 화장터 밖에서 넋을 잃고 울었다. 아들아, 사랑이 뭐라고 생각하느냐? 이 애비는 사랑이, 곁에 있는 사람이 언제까지나 가장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머리가 좋든 나쁘든, 아이를 낳든 못 낳든 아무 상관없다. 네 어미는 너무 억울하게 죽었다, 너무 억울하게!”

쉬우는 두서없이 중얼거리는 아버지를 달랬다. 그도 술을 많이 마셔서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린줘는 바깥방에 멍하니 앉아 안주와 반쯤 남은 술병을 마주하고 있었다. 그녀는 술잔을 들고 연달아 세 잔을 마시고는 술상 위에 엎어져 서럽게 울었다. 누군가 계속 가슴을 조이는 듯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밤에 쉬우와 린줘는 다시 한 이부자리에 누웠다. 그는 성급히 그녀를 원하지 않았고 두 사람은 서로의 몸에서 배어나는 계화주 향기에 취해 곤히 잠이 들었다. 이튿날, 그들은 처음 만난 그때처럼 손을 잡고 언쩌읍을 빙 돌아 거닐었다. 가장 많이 이야기 나눈 것은 옛날 좋았던 시절의 자질구레한 일이었고 그제야 둘 다 그것들을 잊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쉬우는 마음속 생각을 정리했다. 그 인턴 아가씨에게 미안하다고 말하기로 했다. 마을 끄트머리의 찻집 안에서 그들은 한 노인과 마주쳤다. 노인은 멀리서 린줘를 보고는 일어나서 다가와 그녀의 관상을 봐주겠다고 했다. 쉬우는 사기꾼이라고 생각해 손사래를 치며 필요 없다고 했다. 그는 이제 아내를 고이 아끼고 보호하려 했다.

그런데 노인은 옆에 앉아 영 자리를 뜨려 하지 않았다. 그는 린줘가 왼손에 낀 금반지를 보고 그것을 빼서 자기에게 보여 달라고 했다.

“반지에 새겨진 글자가 무슨 뜻인지 아나?”

그는 혼잣말을 하듯 말했다.

“아가씨처럼 젊은 사람이 어째서 이런 중한 물건을 끼고 있는지 모르겠군.”

그는 반지 위의 글자들을 크게 베껴 써서 린줘와 쉬우에게 보여주었다. ‘감로왕생정토신주甘露往生淨土神呪’라는 제목 아래 “南無阿彌多婆夜, 哆他伽多夜⋯⋯”라고 글자가 이어졌다.

“이건 「왕생주往生呪」야. 틀림없이 죽은 사람이 끼었던 거지. 감로는 업장業障을 소멸시키거든. 끼어서는 안 돼, 끼어서는.”

戒・子 3

恩泽镇在浙南版图最不起眼的一个角落里,它已经有近千年的历史,据说当年乾隆皇帝下江南时还路过这里,因为恩泽了镇上的一个姑娘,所以赐名小镇为恩泽。也有说当年被乾隆皇帝宠幸过的妃子名叫恩泽,她莫名死在南巡的路上,下葬于小镇,打那以后小镇就改名这恩泽,为的是纪念亡妃……如此传说的版本在恩泽镇有很多,自小徐吾就听过很多种,可父亲比较相信的是后一种,他和镇上一个年长自己许多的金店老板很好,也是从老板那听说的这事,传说那老板就是靠从盗墓贼手上买黄金和首饰发的家。


林悦还是陪徐吾回家了。他们第一次相识也是在恩泽镇,当时林悦跟同学们来毕业旅行,几个女孩笑呵呵地踩着青石板路,将小镇里的男人目光点燃。徐吾就是其中之一。但他是回来给母亲扫墓的,准备稍作停留就回上海继续工作,徐吾二十五岁,大学毕业三年,在公司里已经升到了助理工程师的职位,几乎是第一眼,他就喜欢上了林悦,因为安静。她们要徐吾帮忙拍照,在取景器里,徐吾偷偷地瞄准林悦好几次,看了又看,直到她目光里显出了不自然。怎么这么慢呀!有人抱怨了,徐吾才匆匆按下快门,因为紧张,糊了。


后来,徐吾留了林悦的电话,回到上海后猛烈地追求。他约她吃饭、逛街、看电影、打游戏、喝咖啡,恋爱头一年工作几乎是被抛在脑后了,两个人简直有相见恨晚的意味。林悦那年才刚开始工作,为了谈恋爱,能不出差就不出差,两年后,和她一起进公司的仍都升到了咨询师的职位,而她还是个助理咨询师。可林悦不觉得怎样,她觉得有了徐吾,自己什么都有了。如果不是因为生孩子的问题,他们应该还是很恩爱的夫妻,这一年林悦的工作也逐渐有了起色,已经能够自己带team去和客户谈判,可就在她以为日子会一天一天好起来,婚姻似乎不可避免地要被终止。


长期的两地分居,没有语言交流,也没有身体交流。是呵,这婚姻,还要来做什么呢。又没有孩子。


徐吾的父亲听说儿子要离婚,半天没吭声。最后他重重地放下了手里的水烟斗,不许离!说完双手背在身后,走出了门。徐吾愣着,林悦也愣着,他们相互看了眼,谁都不说话。晚上,老头从镇头取了半打陈年的桂花酿回来跟儿子喝着,他把自己灌得颤巍巍,红着双眼一脸痛苦地说,儿子,你不是我的儿子。


原来,当年这一对夫妻结婚十几年都没有生下一男半女,不是怀不上,而是一怀就掉。后来他们去县里福利院领了个男孩来养,视如已出,但徐吾的母亲偏不信邪,就要为徐家的单传血脉继香火。就这样,流产让这个原本丰腴的女人逐渐虚弱消瘦,最后死于大失血。徐吾父亲为了这事,内疚自责了很多年。其实在火葬场里,任何死息,往生灭复他都见过了,还要这血脉做什么。他想起年轻时相熟的那个金店对自己说的话,人活一世,有即可,无莫求。最怕的就是因为顾忌到他人的眼光,而错失了欢喜。


你们不知道,那金店老板当年可是个无数风流的男人哩。老头喝多了,举着酒杯自个摇晃看脑袋说。老板五十岁那年爱上了一个傻女,金店也交给徒弟打理了,自己做起了江湖郎中,成天就带着傻女上山采药。也有人说他们在山上搞哩!可谁知道呢?又管谁的破事呢。傻女命短,没过几年得了肺痨死了。尸体还是我火化的,那人在炎葬场哭得昏天黑地。儿子,你说什么叫爱,老爹觉得爱就身边这个人永远是最好的,傻不傻没关系,能不能生也没关系。你妈死得冤枉,冤枉!


徐吾安顿下絮絮叨叨的父亲,他也有些喝多了,眼睛里噙着泪。林悦呆坐在处屋,对着一桌菜和喝剩的半瓶酒,她举起杯子,自己连喝了三杯。然后趴在桌上狠狠地哭了。心像被人反复捏反复揉,一点气都喘不上来。


晚上,徐吾和林悦又睡进了同一条被子里,他没有急迫地要她,而是就着两人身体上沁出的桂花酒香沉沉地睡了一觉。第二天,他们像刚认识那会儿,手拉着手绕着恩泽镇散步,说得最多的是过去恩爱时光里点滴的小事,这才发现两个人都没有遗忘。徐吾确定了自己心里的想法,对那个女孩,他只能说对不起。在镇尾的茶楼里,他们遇见一个老者,他远远地看到林悦,就起身走来向她说想给她看相。徐吾认为是骗子,摆手道,不需要不需要。他现在可要好好地珍惜保护妻子。


谁知老者坐着不走了,他看见林悦左手上的金戒指非要她脱下来给自己看。上面那些字是什么意思,你知道吗?他喃喃地说,小姑娘,你年纪轻轻,怎么戴这么重的东西。说看报导戒指上的文字抄下来放给林悦徐吾看,上面写有:《甘露往生净土神咒》南无阿弥多婆夜,哆他伽多夜……这是《往生咒》应该是死人戴的,甘露消业障。老者摇了摇头。不可戴,不可戴。

사진 출처 Bai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