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리리니李麗妮,快跑 3
간호 데스크로 돌아와 나는 그녀의 차트를 들췄다. 전날 저녁 보건복지국에서 데려와 입원시킨 환자였다. 거리에서 나체로 뛰어다녔다고 했다. 나이도, 주소도 없었다. 그녀는 자기가 왕씨인 것만 알아서 차트에 ‘왕 아무개’라고 적혀 있었다. 나는 차트를 덮었다. 정체불명의 그 여자 환자가 어째서 그렇게 달리기를 잘하는지 궁금했다. 나는 그녀와 이야기를 해보기로 결심했다.
양훙이 그녀를 병실로 데리고 들어왔고 나는 창가에 기대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들어오자마자 침대에 앉아 두 손을 뒤로 뻗어 침대 가장자리를 붙잡고는 두 다리를 계속 서로 부딪쳤다. 그녀는 나를 보지 않고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이름이 뭐예요?”
그녀는 고개를 들고 나를 보더니 헤벌쭉 웃었다.
“왕씨에요.”
“성 말고 이름 말이에요.”
“왕씨에요, 왕씨.”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면서 되풀이해 말했다.
“그러면 사는 데는 어디예요?”
그녀는 말없이 고개를 흔들었다.
나는 그녀의 드러난 피부 곳곳에 크고 작은 상처 자국이 있는 것에 주목했다. 어떤 것은 이미 딱지가 졌고 또 어떤 것은 아직 선홍색이었다.
“가족은 있나요?”
그녀는 다시 머리도 안 들고 계속 고개만 흔들었다. 나는 인내심을 잃어갔다. 확실히 그녀는 정신착란으로 거리를 방황하는 정신병자였다. 아무것도 몰랐고 자기가 달리기를 잘한다는 것조차 의식하지 못할 것 같았다. 내가 문가로 다가가 이 대화를 마치려 할 때였다. 갑자기 그녀가 침대 위에서 뛰어내려 내 등에 대고 소리쳤다.
“나는 장거리 챔피언이야. 나는 달려야 해, 달려야 한다고!”
나는 뒤돌아섰다. 몸에 어떤 신비한 힘이 주입된 듯 그녀는 이를 악문 채 두 눈을 불태우며 제자리에서 발을 구르고 두 팔을 휘저었다. 마치 스타트를 준비하는 육상선수 같았다.
나는 바로 달려가 그녀의 어깨를 눌렀다.
“그게 무슨 소리죠?”
그녀의 눈은 내 어깨를 넘어 앞쪽을 응시하고 있었고 몸은 계속 버둥거리며 동작이 갈수록 커졌다.
“나는 달려야 해, 달려야 해. 나보고 달리라고 그랬어, 멈추면 안 돼. 난 장거리 챔피언이야, 아무도 날 이기지 못해, 나는 달려야 한다고……”
두서없는 그녀의 말은 갈수록 격앙되었다.
“누가 달리라고 그랬죠? 장거리 챔피언이라는 게 무슨 말이에요? 어디로 달려가려는 거예요?”
나와 그녀의 목소리가 시끄럽게 뒤섞였다. 그녀는 소리 지르며 크게 걸음을 내디뎠다. 내가 앞을 가로막자 그녀는 한쪽 다리는 앞에, 한쪽 다리는 뒤에 둔 채 허리를 숙이고 어깨로 힘껏 내 명치를 떠받았다. 나는 즉시 소리를 질러 남자 간병인을 불렀다. 결국 그들이 달려와 팔다리를 버둥대는 그녀를 침대에 묶었다. 나는 떠받혀서 시큰대는 가슴을 어루만지며 병실을 나왔다. 그것은 내 첫 번째 병실 점검이었지만 결국 왕씨 아가씨의 처절한 비명소리로 끝났다.
잠들기 전, 나는 침대에 누워 낮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왕씨 아가씨의 그림자가 머릿속에 떠올랐고 그녀가 달리는 모습이 점차 내 모습과 겹쳐졌다. 눈을 감았는데도 그 영상은 집요하게 내 꿈속까지 이어졌다. 우리는 끝없는 벌판에서 서로 쫓고 쫓기듯 나란히 뛰고 있었고 발소리와 심장 뛰는 소리만이 적막한 대지를 울렸다. 날이 밝아 꿈에서 깨어났을 때 나는 온몸이 욱신거리는 것을 느꼈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은 단지 꿈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다. 낮에 나는 또 환자들을 데리고 달리기를 했으며 마지막에 남은 사람은 역시 나와 왕씨 아가씨였다. 우리는 한 바퀴 또 한 바퀴 오동나무를 지나 광장을 돌았다. 햇빛이 나뭇잎 사이로 쏟아져 얼룩덜룩한 그림자가 우리의 몸에 녹색 낙인을 찍었다. 나는 몰래 그녀를 주시했다. 그녀는 달릴 때는 온 정신을 집중한 채 먼 곳에 시선을 두었다. 마치 뭔가가 그녀를 부르고 있고 그래서 지치지도 않고 달리는 것 같았다. 나는 그녀가 지금 환청을 듣고 있는 것이 아닌지 잘 몰랐지만 나 자신은 달리면서 여러 번 “달려!”라고 누군가 외치는 소리를 어렴풋이 들었다. 멈추지는 않고 황급히 사방을 둘러보기만 했다. 별일은 없었다. 환자들이 바보같이 웃으며 계단에 앉아 우리가 달리는 것을 구경하고 있었다. 나와 그녀는 이미 은밀히 맺은 약속을 충족시켰다. 스무 바퀴에 이르면 나는 멈추라고 소리를 질렀고 달리기는 그렇게 끝나곤 했다. 그녀가 병원에 온 지 벌써 한 달이 지났고 달리기는 어느새 우리 둘만의 놀이가 되었다.
간호 데스크 안쪽에 직원들이 빽빽이 서 있었다. 하지만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아 창밖에서 거센 바람이 나뭇가지를 후려치는 소리만 선명하게 들렸다. 주임이 침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모두 방금 왕씨 환자의 상태를 확인했지?”
내 마음속에서 “예.”하고 모기 울음 같은 소리가 흘러나왔다. 왕씨 아가씨의 혈색을 잃은 오른다리가 썩은 나무토막처럼 침대 위에 놓여 있었다. 그리고 지저분한 결박대 하나가 바닥에 떨어져 있었는데 그것은 내가 퇴근 전 남자 간병인을 시켜 그녀의 다리를 묶게 한 것이었다. 그녀가 쉬지 않고 병동 안을 마구 뛰어다니는 바람에 의사는 내게 그녀를 묶어두라고 했고 나는 그 일을 또 남자 간병인에게 지시했다. 하지만 나는 그가 그렇게 세게 그녀를 묶을 줄은 몰랐다.
주임이 목소리를 깔고 말했다.
“며칠 있으면 의료안전검사팀이 병원에 오니까 잘 생각해둬.”
주임이 자리를 뜨고 나서 직원들은 저마다 의견을 내놓으며 떠들기 시작했다. 나는 혼자 진료실에 들어가 벽에 등을 기댔다. 이것은 분명히 의료 사고였다. 또 제일 책임이 큰 사람은 나였다. 나는 왕씨 아가씨가 묶인 상태를 제대로 안 살피고 낮 근무자인 양훙에게 언질만 해놓았다. 양훙과 밤 근무 간호사도 똑같은 잘못을 저질러, 혈액순환 장애로 인한 왕씨 아가씨의 오른다리 괴사를 초래했다. 나는 두 다리가 풀리고 머리가 어지러웠다. 등 뒤의 벽이 얼음처럼 차갑고 이마에서 땀이 배어나왔다. 그때 양훙이 진료실에 들어와 창백한 표정으로 나를 보며 말했다.
“리니, 이 일을 어떡하지?”
나는 괴롭게 고개를 흔들며 밖으로 나갔다. 마침 수간호사가 역정을 내고 있었다.
“내가 몇 번이나 얘기했잖아, 근무할 때는 책임감을 갖고 집중하라고! 모두 들은 척도 않고 온종일 실수만 해대더니 이렇게 큰 사고를 치고 말았어. 모두 톡톡히 반성해야 해! 하지만 이 일은 우선 밖에 새나가면 안 돼, 검사팀이 곧 병원에 올 테니까. 만약 그 사람들이 알면 우리 과뿐만 아니라 병원 전체가 발칵 뒤집힌다고. 다들 잘 알아들었지?”
직원들은 모두 풀이 죽어 모깃소리로 답했다.
나는 유리창 밖에 서서 왕씨 아가씨를 보고 있었다. 그녀는 침대에 누워 눈을 크게 뜨고 천장을 응시하다가 두 손으로 오른다리를 위로 들었다. 그러나 무릎 아래쪽은 무거운 추를 단 듯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녀가 몇 번이나 시도했지만 그녀의 오른다리는 조금 들썩였다가 다시 무겁게 떨어졌다. 괴사된 다리가 바위처럼 쿵쿵 용수철 침대를 쳤다. 그 소리가 너무 커서 나는 귀를 막고 도망을 쳤다.
나는 다시 달리기를 시작했다. 단지 옆 한 사람이 빠졌을 뿐이었다. 다른 환자들은 여느 때처럼 내 뒤로 처졌으며 옆의 빈 공간은 어둡고 바람소리조차 사라졌다. 오직 내 무거운 숨소리만 들렸다. 심장이 갑자기 조여들어 겨우 두 바퀴를 돌았을 뿐인데도 벌써 목이 밧줄에 걸린 듯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나는 걸음을 멈추고 계단 위에 주저앉았다. 내 오른다리를 응시하며 왕씨 아가씨를 떠올렸다. 천천히 그 다리에 마비가 오기 시작했다. 너무 오래 앉아 있었기 때문인지 일어났을 때는 이미 오른다리가 움직이지 않았다. 나도 그녀처럼 오른다리를 잃게 되면 어쩌나? 무서워서 더 생각할 수가 없었다. 달리기에 열광하는 사람에게 그런 가정은 언제나 피해야만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왕씨 아가씨의 오른다리가 괴사된 것은 엄연한 사실이었고 그것은 나를 말할 수 없이 괴롭게 만들었다.
李丽妮, 快跑 3
到护理站后,我翻看了她的病历,昨天晚上入院,是民政局送来的,原因是在街上裸奔。年龄不详,家庭住址不详,只知道自己姓王,病历上写着“王某”。我合上了病历,这个不知来历的女病人居然那么能跑,让我很好奇,我决定找她谈谈。
杨虹把王某带进了病室,我靠在窗边看着她。她一进来就坐在了病床上,双手支着床沿,两只脚不停地相互撞击着,她没有看我,而是四下张望。
你叫什么名字?她抬头看看我,一脸傻笑。我姓王,她说。
王什么?我姓王,我姓王。她低下头拨弄着手指,重复着。
那你住在什么地方?她摇摇头不说话。我注意到她裸露出的皮肤上有很多深浅不一的伤痕,有的已经结痂,有的还是新鲜的肉红色。你的家人呢?
她再也没有抬头,只是一味地摇头。我开始失去耐心,很明显,她是个思维混乱四处流浪的精神病人。我想她并没有意识到自己具有擅长跑步的特征,她什么都不清楚,我向门口走去准备结束这次谈话,突然王某从床上跳起来,她在我的身后大喊,我是长跑冠军,我要跑,跑,跑!我转过身,她的身体仿佛被注入某种神秘的力量,两眼变得炯炯有神,紧咬牙关,双脚不停地在原地踏步,双臂摆动,像随时准备起跑的运动员。
我马上跑过去按着她的肩膀,你说什么?王某眼睛越过我的肩膀,直勾勾地盯着前方,身体还在不断晃动,幅度越来越大。我要跑,跑,跑,他们叫我快跑,别停下,我是长跑冠军,谁都跑不过我,我要跑……她语无伦次,越说越激动。
是谁叫你快跑?你是什么长跑冠军?你往哪儿跑?我的声音和她的重叠在一起,嘈杂而又混乱。王某一边喊着,一边开始迈动脚步,我堵住了她的去路,她弓着身体,肩膀顶在我的胸口,一只腿在前,一只腿在后使劲蹬着,我马上高喊着护工,最后他们跑来把手舞足蹈的王某绑在了病床上。我抚着被顶得隐隐作痛的胸膛走出病室,这是我第一次对病人进行查房,最终在王某凄厉的喊叫声中结束。
入睡前我躺在床上还在回想白天的事情,王某的身影在脑海中浮现,她奔跑时的样子逐渐和我重叠在一起。就算我闭上眼睛,这个画面也固执地延伸到我的梦中。我们并排在一望无际的原野上奔跑,只有脚步和心跳声在寂静的大地上响起,像两条相互追逐的影子。直到天亮,我从睡梦中醒来还隐隐觉得全身酸痛。
而这一切却又不仅仅存在于梦境之中,白天我依旧带着病人跑步,而最后只剩下我和王某,我们在院子里一次次绕过梧桐树,阳光从树叶中投射下来,斑驳的光影在我们身上打上绿色的烙印。我偷偷注视着她,她跑步时神情专注,目光探向远方,仿佛有什么在召唤着她,让她不知疲惫的跑动。我不知道她此刻是不是出现幻听,而我自己却好几次在跑步的过程中隐约听到有人在“快跑!”,还夹杂着呐喊声。我没有停下,只是用目光匆忙地扫射了四周,病人们傻笑着坐在台阶上看着我们跑步,没有异常。我和王某已经达成了默契,在跑到第二十圈的时候,我会喊一声停,跑步就会结束。她来医院已经快一个月了,跑步已经成为了只属于我们两个人的游戏。
护理站里站满了工作人员,但是一片寂静,能清晰地听到窗外大风拍打树枝的声音。主任阴沉着脸说,你们刚才都看到王某的情况了?
是的,我心里传出来一个细小的声音。王某失去血色的右脚放在病床上,像一截腐朽的干树桩,一根肮脏的约束带丢在地上,那是我下班前让护工绑在王某脚上的。她躁动不安在病区里乱跑,医生让我把她约束起来,我又交给了护工去做,但是我不知道约束带会绑那么紧。
主任压低了声音说,医疗安全检查组过两天就要到医院来,你们自己好好想想。主任走后,工作人员开始七嘴八舌地议论起来。我一个人走进治疗室紧紧靠着墙壁,这是一场医疗事故,我很清楚。第一个要承担责任的是我,我没有观察王某的约束情况,只是给接中班的杨虹说了下,杨虹和上夜班的护士都犯了和我一样的错误,致使王某血液循环受阻,被约束肢体缺血性坏死。除了我们三个以外,还有上白班的其他护士、护工、医生都没有认真巡视,都负有责任。
我知道后果的严重性,就是王某坏死的右脚可能被截肢。我的双腿发软,脑袋晕沉沉的,背后的墙壁冰冷,汗水慢慢从额头渗出。这时候杨虹走进了治疗室,她面色灰白的看着我说,丽妮,怎么办呢?我艰难地摇摇头走了出去。护士长正在大发雷霆,我早就给你们说了,上班的时候要集中精力,加强责任心,你们都不放在心上,一天到晚小错不断,现在终于酿成大祸了,你们都要好好反省。不过这件事情先别声张,检查组快来医院了,要是被他们知道,不光我们科室,整个医院都要惹麻烦,听见没有?工作人员都垂头丧气,像蚊子一样嗯嗯着。
我站在玻璃窗外看着王某,她躺在病床上眼睛瞪得大大的盯着天花板,她用双手托着自己的右腿往上抬,膝盖以下却像绑了个秤砣纹丝不动。王某一次次的努力着,她的右腿微微伏起又重重地落下,坏死的脚如一块巨石击打着钢丝床,嘭嘭的声音在我听来无比响亮,我只有捂住耳朵跑掉。
我又开始跑步,只是身边缺少了一个身影。别的病人依旧被我抛在脑后,身边空出的地方是一片阴暗,连风声都消失了,只有我重重的呼气声。心脏突然变得不能负荷,只跑了两圈,我已经感觉脖子像被勒上了绳索,无法呼吸。我停下来疲乏地在台阶上坐下,我盯着自己的右脚,想起了王某,慢慢的这只脚开始麻痹,也许是坐的太久了,当我站起来的时候发现右脚已无法挪动,如果我也和王某一样即将失去右脚那我该怎么办?我不敢再继续往下思索,一个对跑步狂热的人总是会小心翼翼地避开这种假设。但是王某右脚坏死却是事实,这让我心里说不出的难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