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5 혜일공惠逸公 한방호漢方壺

이 차호는 화봉상華鳳翔의 한방호에서 그 형태를 가져온 것으로, 조사調砂한 주홍니朱紅泥로 만든 작은 차호이다. 매우 정교하게 제작하여 수려하고 우아하며, 비율이 단정하고 장중하다. 주둥이는 네모난 듯하고 몸통에 밀착된 곡선이 유려하다. 가늘고 각진 손잡이는 재기를 드러내고, 입과 뚜껑은 밀착되어 있으며, 뚜껑 쪽지는 방형이다. 굵은 자사를 세밀하게 제작하여 평론가들의 평가대로 일공逸公은 작은 차호를 잘 만든다 하겠다. 위로는 혜맹신의 기예를 본받아 두 명의 혜씨二惠로 병칭된다. 자사의 색이 가장 독특하며, 작은 차호를 아름답고 정교하게 잘 만들었다.

이 기물은 주니호 가운데 매우 보기 드문 한방호 스타일로, 특히 몸통이 작고 앙증맞아 한 웅큼도 되지 않으며, 특히 뚜껑은 차호의 제작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안타깝게도 이 주전자가 출토되었을 때 손잡이는 이미 부러져 있었고, 뚜껑 꼭지도 약간 손상된 상태였다. 그러나 여전히 전체 기물의 정교함에는 손색이 없다. 차호 바닥에는 행서와 해서의 중간 서체로 ‘정미년 음력 11월 혜일공이 만들다丁末仲冬惠逸公製’라는 여덟 자의 명문이 정교하게 새겨져 있는데 서예가 매우 아름답고 서각書刻 역시 정교하여 주니호 가운데 보기 드문 관식款識이다.

《양선사호도고陽羡砂壺圖考》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실려 있다.

《양선사호도고》 하권에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두 차호에 새겨진 글자를 자세히 보면 서로 판에 박은 듯 같으니 아마도 한 사람이 새긴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딱 들어맞는 우연은 정말 기이한 기록이라 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