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산총죽 4수 4 小山叢竹四首 其四/명明 동비董紀
去濕茱萸酒 습병 제거하는 오수유 술
扶衰枸杞茶 노쇠 막아주는 구기자 차
滿山屯玉氣 온 산엔 옥 기운 서려있고
平地出丹砂 평지에선 단사가 산출되네
이 시에서 말한 소산총죽(小山叢竹)은 복건성 천주(泉州)에 있는 서원 이름을 말한다. 북송 때 주자가 이곳에 동안부(同安薄)라는 관리로 부임하여 대나무를 심고 정자를 만들어 강학을 한 일이 있어 나중에 서원이 되었다. 지금 그 유지는 시내에 있어 예전 분위기가 아니지만, 돌로 된 패방에 주자가 쓴 ‘소산총죽(小山叢竹)’ 4글자가 남아 있다.
이 시는 제목에 명시하였듯이 4수로 된 연작시이다. 다른 시들을 살펴보면 모두 소산총죽의 경치를 읊은 것이다. 유우석(劉禹錫)의 <누실명(陋室銘)>을 차용하거나 아미산(峨嵋山) 보다 낫다는 표현을 보면 이 산이 그렇게 높지는 않아도 매우 아름다운 것으로 짐작된다. 제목은 소산총죽이라 하였지만 실제로는 서원 인근의 산을 함께 노래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산은 지금 서원 인근의 청원산(淸源山)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을 보면 푸른 산에 암석이 많고 호수도 있어 경관이 아름답다. 바위에는 노자(老子)의 상을 크게 조성했고 불상도 9곳이나 만들었고, 석각은 700개 정도 된다고 한다.
연작시의 마지막 편인 이 시는 나머지 3수와는 다르게 양생을 주제로 삼고 있다. 아마도 앞에서 이 산의 아름다운 경치에 대해서는 충분히 말했기 때문에 양생에 도움이 되는 것을 말하여 이 산의 신령스러움을 부각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3, 4구를 보면 이 산에 질이 좋은 바위가 많고 평지에도 단사가 산출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수유는 오수유(吳茱萸)를 말하고, 거습(祛濕)은 습병(濕病), 즉 신경통이나 담을 낫게 하는 것을 말한다. 구기자는 예전부터 장수의 열매로 알려져 사대부가의 정원 그림에 보면 종종 가설한 시렁에 올린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옥돌도 건강에 좋은 것이고 단사는 신선 수양을 할 때 복용하는 단약의 핵심 재료이다. 그러니 전체적으로 이 소산이 신선처럼 장수하기에 적합한 곳이라는 의미가 된다.
그러나 어찌 오수유 술과 구기자 차, 옥과 단약이 사람의 건강을 보증하겠는가? 세상의 도가 뒤집혀서 간악한 무리가 날뛰고 남의 나라 지배를 받는다면 이러한 명약과 보물이 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조금이라도 현세의 세상을 좋게 바꾸는 것이 나을 것이다.
동기(董紀)는 명나라 상해 사람으로 자는 양사(良史)이고 호는 일사(一槎)이다. 강서안찰첨사(江西按察僉事)를 제수받았는데 얼마 안 있다가 고향으로 돌아가 서교초당(西郊草堂)을 짓고 은거하였다. 그래서 문집을 《서교소단집(西郊笑端集)》이라 하였는데, 이 시는 이 책에 수록되어 있다. 글씨를 잘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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