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손 지압용으로 사용하는 한 쌍의 호두가 있다. 베이징 근교에서 나오는 호두로 중국에서는 이를 ‘문완호두文玩核桃’라고 부른다. 이 평범한 호두가 한 쌍에 중국돈 10,000위안을 훌쩍 넘는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아마도 미쳤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일들이 중국에서는 종종 발생한다. 그리고 문완호두도 그 중에 하나이다.
예전부터 베이징의 노인들은 건강을 위해 손 안에 한 쌍의 호두를 쥐고 늘 주무르고 굴렸다. 손 안에 몸의 중요한 혈자리가 있다고 생각해서였다. 이 호두는 식용호두와는 달리 외피가 단단하고 과육이 거의 없다. 이런 종류의 호두가 없는 우리나라의 노인들은 가래나무 열매를 이용해 손지압을 하곤 했다. 그런데 왜 이런 손 지압용 호두의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싼 것일까? 많은 중국인들이 사랑하는 ‘문완호두’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먼저 이러한 호두를 ‘문완호두’라고 부르는데 ‘문완’이란 무슨 의미일까?
1. 문완文玩
문완文玩은 본래 문인들이 서재에서 사용하는 문방사우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점차 문인들이 자신의 서실에서 공부를 하며 완상할 수 있는 기물로 그 의미가 확장되었다.
붓, 벼루, 종이, 먹과 같은 문방사우 즉 문방용품은 비교적 이른 시기에 만들어졌다. 당송대에 전통 서화예술이 완숙한 경지에 이르고 문인사대부 계층이 이러한 예술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에 따라 제왕과 관료계급에 없어서는 안 될 기물이 되었다. 이후 명청대에 들어서면 이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필가筆架, 필세筆洗, 연적硯滴, 먹받침墨床, 비각臂擱-글씨 쓸 때 팔을 받치는 용도로 사용하는 받침대, 문진鎭紙, 인장印章으로 다양해졌다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호사스러운 문방용품의 수요가 급증하였고 이러한 문구들은 특이한 조형과 정교한 조각, 세밀한 가공을 통해 실용적이면서도 예술적 가치를 갖게 되었다. 멋지게 만들어진 문방용품으로 글을 쓰면서 한편으로 이를 손에 쥐며 감상할 수 있는 것, 또한 자신의 서가에 진열할 수 있는 것, 그것을 일컬어 ‘문완文玩’이라 했던 것이다. 이러한 문완의 의미는 ‘골동품古玩’의 의미로 확장, 혼용되어 문인들의 우아한 취미라는 뜻을 가지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문완은 서안이나 찻상에서 사용하며 감상하고 손바닥으로 만지면서 가지고 놀 수 있어야 하기에 작고 정교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한 작아도 큰 기물과 같이 모든 것을 갖추어야 하고, 그 안에서 커다란 느낌과 울림을 느낄 수 있어야 좋은 기물로 여겼다. 오랜기간 소유자와 함께하여 그의 손길을 거쳐 문완은 소장자의 문화적 품격을 드러낸다. 이러한 문완은 종종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서화, 품차品茶, 품향品香의 자리에 등장하여 한담의 정취를 배가시켰다.
2. 호두核桃
우리나라에서 호두는 원래 한자음 그대로 호도라고 부르다 표준국어규정에 따라 호두라고 이름이 바뀌었다. 한편 중국어로 호도는 핵도核桃라고 하는데 본래 이름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호도胡桃였다. 호도에서 핵도로 바뀐 데에는 여러 설들이 있다. 먼저 위진남북조魏晋南北朝 시기 후조後趙를 세운 석륵石勒이 호胡자를 매우 꺼려하여 호도를 핵도라고 불렀다는 견해이다. 진서晋書 권105 석륵하石勒下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나온다.
勒宮殿及諸門始就, 制法令甚嚴, 諱胡尤峻.
석륵이 궁전과 여러 문들을 비로소 완성하고 법령을 만들었는데 매우 엄했다. 특히 호胡라는 말을 매우 싫어하여 쓰지 못하게 하였다.
실제로 외래종의 여러 식물들 앞에는 호胡라는 말이 붙었으나 후대에 상당 부분 이름이 바뀌었다. 예컨대 오이도 호과胡瓜로 불리다가 황과黃瓜로 바뀌었다.
또 다른 설은 명대 이시진李時珍의 본초강목本草綱目에 기재된 것으로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此果本出羗胡, 漢時張騫使西域, 始得種還植之秦中, 漸及東土, 故名之. 時珍曰, 此果外有青皮肉包之. 其形如桃, 胡桃. 乃其核也, 羗音呼核如胡. 名或以此,
이 열매(호두)는 원래 강족(티벳계 민족)에게서 나온 것으로 한나라 때 장건이 서역 땅에 갔을 때 그 열매를 얻어 돌아온 후 섬서 지역에 심은 것이 점차 동쪽으로 파급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호도胡桃라고 하였다. 이시진은 그 열매는 푸른 껍질에 과육이 씨앗을 싸고 있고 그 모습이 복숭아와 같아 호도라고 한다고 하였다. 핵도核桃라고도 하는 것은 강족은 핵을 호처럼 발음하기 때문에 명명되었다.
종합하면 호도는 중국에 유입될 때부터 이미 호도 이외에 핵도, 강도羗桃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으나 여러 정치적인 이유 등으로 그 이름이 핵도로 굳어졌음을 알 수 있다.
3. 문완호두의 유래
호두를 손에서 굴리는 애초의 목적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함이었다. 호두를 손으로 지압하고 굴리는 것만으로도 심혈관 질환이나 중풍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호두를 이용한 건강법은 한대에 기원하고 당송대 일반에 보급되었으며 명청대에 성행하였다. 왕후장상에서 재자가인, 일반 백성에 이르기까지 모두 호두를 이용해 자신의 건강을 유지하려 하였다. 이러한 호두를 예전부터 주무르는 호두揉手核桃라고 불렀고 손치료 호두手療核桃, 건강호두健身核桃, 손바닥 구슬掌珠이라고도 하였다.
문완호두는 이러한 건강호두 중에도 특이한 형태와 색깔을 지녀 소장가치가 있는 호두를 의미한다. 반드시 한 쌍으로 이뤄지며 각각의 호두는 크기, 무게, 문양이 비슷해야 하고 그 문양의 결이 깊고 뚜렷해야 한다. 이런 호두를 오랜 시간을 들여 그 한 쌍을 맞추고 거기에 수십 년의 시간 동안 손에서 굴리면 호두의 외피는 자화磁化되어 마치 붉은 옥처럼 변모한다. 이때 그 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러한 문완호두는 지배계급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명대 천계제天啓帝 주유교朱由校는 손에서 호두를 놓는 법이 없었고 심지어 직접 호두에 조각을 하기도 하였다. 청대에도 이러한 문완호두의 유행은 계속되어 건륭제乾隆帝는 호두를 감상하는데 그치지 않고 시를 지어 문완호두를 노래하기도 하였다.
손 위에 해와 달을 굴리니 掌上旋日月
세월은 거꾸로 흐른다 時光欲倒流
온몸의 기혈이 용솟음치니 周身氣血涌
언제 백발이 성성할까나? 何年是白頭
(劉一達, <掌上日月>, 中國華僑出版社, 2011)
청대 말기에 이르러 호두를 완상하는 황궁 내의 기풍은 더욱 심해졌다. 귀족 계급인 패륵貝勒의 3대 보물에는 반지와 호두와 새장 속의 새가 있다는 말이 유행할 정도였다. 좋은 문완호두를 지니고 있다는 것은 신분과 품격의 상징이었다. 매년 황제와 황후의 생일이 되면 대신들은 좋은 호두를 선별하여 진상하였고 문완호두의 가치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게 된다.
현재 베이징 고궁박물원에는 손에서 오랜 시간 굴린 십 여 쌍의 대춧빛 문완호두가 섬세하게 조각된 자단목의 상자에 보관되어 있다. 상자 안쪽에는 “아무개 패륵이 바침”, “아무개 친왕이 준비함”이라는 글자가 쓰여 있다. 이러한 풍조는 사회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민간에는 “문인들은 호두를 가지고 놀고, 무인들은 쇠구슬을 돌리며, 부유한 이는 조롱박을 어루만지고 백수는 개를 끌고 다닌다”는 말이 유행하였다.
4. 문완호두의 품종
원래 문완호두의 가장 훌륭한 품종은 철호두의 일종인 화중화(花中花)라는 품종이 있었다고 전하나 청대에 이미 멸종되었다. 건륭제가 신하들에게 종종 하사한 호두의 품종이 이 화중화였다.
손으로 굴리는데 사용되는 호두는 대부분 야생에서 채취되는 야생 산호두野生山核桃였으나 2005년부터 문완호두 소장 붐이 일어 인공적으로 접목한 호두가 시장에 등장하였다. 그 품질과 모양은 다소 떨어진다고 하는데 왠만한 사람은 호두가 야생종인지 재배종인지 구분하기 힘들다. 또한 각종 기구들을 활용하여 호두 열매에 변형을 가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모양의 문완호두를 만들어 낸다. 현재 문완호두에 사용되는 품종은 크게 세 가지로 마호두麻核桃, 철호두鐵核桃, 가래楸子核桃이다. 하지만 비싸게 팔리는 호두의 품종은 대부분 마호두이기에 좁은 의미의 문완호두는 마호두이다.
(1) 철호두
철호두는 시장에서 비교적 흔히 보이는 품종이다. 합마두蛤蟆頭: 두꺼비 대가리, 원보元寶, 철구鐵球, 삼각, 사각 등의 변종이 있다. 산지가 광범위하고 생산량 또한 많아서 시장가가 높지 않다. 철호두의 특징은 호두의 문양이 끝이 뾰족하며 크기가 비교적 크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땅에 떨어뜨려도 부셔질 염려가 없어 문완호두를 막 시작하는 초보자에게 적합하다. 손의 유분으로 호두를 변화시키는 이른바 포장包漿이 어렵다는 단점 때문에 인기가 없으나 일단 포장이 되면 깊은 맛이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2) 가래
철호두와 마찬가지로 생산량이 비교적 많다. 주요 품종으로 압자취鴨子嘴兒: 오리 주둥이, 계취鷄嘴兒: 닭 주둥이, 자탄두子彈頭兒: 탄알, 조핵棗核: 대추씨 등이 있다. 그 가운데 변종은 비교적 귀한데 두 개가 붙어있는 형태雙聯體, 삼각, 사각 등이 있다. 주로 동북지역과 허베이, 산시山西에서 생산된다. 다양한 형태와 깊은 결의 문양을 가지고 있어 노인들의 사랑을 받는 품종이다. 가격은 매우 저렴하다.
(3) 마호두
일반적으로 문완호두의 4대 호두라고 불리는 것은 모두 마호두이다. 주요 품종으로 사자두獅子頭, 호두虎頭, 나한두羅漢頭, 계심鷄心, 공자모公子帽, 관모官帽 등이 있다. 허베이, 텐진, 산시 그리고 베이징의 일부 산지에서 생산된다. 크기, 색, 형태, 질감 등의 방면에서 높은 수준을 지니고 있고 야생 마호두의 생산량은 매우 적다. 예로부터 지금까지 사람들이 갖고 싶은 품종이며 희귀한 품종은 한 쌍에 수천만 원을 호가한다. 야생 수종의 감소로 품종이 좋은 마호두의 가격은 매년 폭등하고 있다. 마호두 가운데 사자대가리 형상의 사자두는 가장 희소한데 뾰족하지 않고悶尖, 세로 길이가 길지 않고矮樁, 바닥이 크고大底座, 용무늬水龍紋를 가지고 있다. 너비가 4.5cm 이상의 오래된 사자대가리 호두는 매우 귀해 그 가격이 천정부지이다. 삼각, 사각의 사자대가리도 매우 진귀하다.
5. 문완호두의 선택
문완호두를 고를 때에는 먼저 손에 한 쌍의 호두를 쥐고 굴려봐야 한다. 묵직한 호두가 상대적으로 좋은 것이고 가볍게 무게감이 없는 것은 일반적으로 더운 여름철에 익지도 않은 호두를 수확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좋은 호두는 그 문양이 깊어 기리감肌理感이 있다. 때문에 손을 찌르는 듯한 느낌이 있어 손에 있는 혈자리를 자극하는 데 좋다.
두 번째로 냄새를 맡아봐야 한다. 일부 악덕상인들은 기름을 칠하는上油 등의 가공을 거쳐 오래 굴린 호두처럼 보이게 하여 판매한다. 코를 자극하는 냄새가 있다면 가공을 한 것으로 구입하지 말아야 한다. 문완호두에는 어떠한 기름을 발라서도 안 된다. 오직 사람의 땀과 유분만으로 굴려야 하며 때로는 지나친 땀도 호두를 망칠 수 있다. 때문에 손으로 굴리는 것뿐 아니라 자주 솔질을 해줘야 한다.
세 번째로 호두를 굴릴 때 금속이나 돌을 굴리는 소리가 나면 충분이 익은 야생호두라고 볼 수 있다. 만일 탁탁하는 빈소리가 난다면 대부분 접목한 호두일 가능성이 크다. 또한 호두의 껍질이 무르다면 일찍 수확한 호두이다.
네 번째, 한 쌍의 호두가 같은 품종, 같은 형태의 같은 문양이어야 한다. 크기는 작은 것보다는 큰 것이 더욱 가치가 있다. 호두의 무늬는 각각 형태에 따라 다른데 예컨대 사자대가리는 사자의 갈기 느낌이 날 수 있는 무늬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무늬의 깊이는 깊은 것이 더 값어치가 있다. 상대적으로 촘촘한 무늬는 쉽게 마모되어 없어질 수 있다. 곧은 모양이든 굽은 모양이든 한 쌍의 호두가 서로 대칭이 되어야 한다.
또한 음피陰皮, 황피黃皮, 깨지거나 손상이 있어 수리한 흔적이 있는 호두는 피해야 한다. 음피는 호두 과육의 즙이 껍질에 스며들어 물든 것으로 오래 굴려도 다시 회복할 수 없다. 가벼운 음피를 가지고 있다면 상관없으나 눈에 확연하게 보이는 것은 구입하지 않는 것이 좋다. 황피는 호두의 껍질이 노랗게 변색되는 것으로 이 또한 다시 회복되지 않는다. 또 심하게 깨진 것은 구입하지 않는 것이 좋으나 약간의 금은 건조한 기후에서 늘 생길 수 있는 것으로 처음 구입해서 환경이 바뀌는 경우 생긴다. 이럴 경우 계속 손의 유분이 묻혀지면 자연히 없어진다. 그러나 지나치게 금이 간 경우에는 회복하기 어렵다. 또 일부 악덕상인들은 삼각이나 사각처럼 보이기 위해 야교를 이용하여 변종호두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알맹이가 없는 소리가 나거나 배꼽부분이 갈라진 것은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6. 문완호두 길들이기
문완호두를 길들이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문지르고 주무른다는 의미의 반완盤玩이다. 늘 손에 쥐고 굴리는 것이 좋으며 땅에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또 호두의 더러움을 방지하고 호두 깊숙한 곳까지 땀의 산성물질이 호두의 피질과 반응하여 착색될 수 있도록 자주 솔질을 해주어야 한다. 보통 솔은 세 가지 종류의 솔을 구비한다. 솔질의 요령은 먼저 뻣뻣한 돼지털로 만든 솔로 힘을 가해 솔질하고, 약간 뻣뻣한 솔로 호두를 쓸어주며 마지막으로 부드러운 털로 만든 솔로 이물질을 털어내면 된다. 최근에는 전동으로 된 솔도 나왔다. 문완호두의 길들이기는 반완 6할, 솔질 3할, 휴식 1할로 진행한다.
손에 쥐고 돌릴 때 즉 반완盤玩할 때에는 가급적 두 호두가 서로 부딪히지 않도록 해야한다. 예전 중국의 노인들이 반완할 때에는 뽀드득 소리가 나도록 두 호두를 가는 듯이 손에서 돌려 호두 고유의 문양이 다 사라지도록 하였다. 이를 일컬어 문완호두와 대비되는 이름의 무완호두武玩核桃라고 한다. 그러나 최근 애호가들은 호두의 결이 그대로 유지되도록 반완하고 이를 문완호두의 길들이기의 정석으로 여기고 있다.
호두를 손에서 굴린 후 보관할 때는 작은 주머니 안에 보관하거나 손수건으로 싸서 두거나 비닐 주머니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호두를 구입한 곳과 우리나라의 습도와 급격한 온도변화로 호두는 쉽게 금이 갈 수 있으니 손에 쥐고 있지 않을 때는 항상 주머니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새로 구입한 호두는 바로 물로 세척하거나 특히 겨울철 난방기 부근에 둘 경우 쉽게 금이 가는데 이럴 경우 급한 마음에 기름칠을 하면 금이 없어지나 이럴 경우 호두가 검게 변하니 유의해야 한다. 또한 먼지나 더럽게 관리할 경우 차후 호두의 광택이나 색깔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자주 손에서 주무르고 자주 솔로 문지르고 잘 보관하는 것이 관건이라 할 수 있다.
하나 꼭 유념해야할 사항은 3년이 지나지 않은 문완호두를 다른 사람에게 반완하게 하지 않는 것이다. 손이 다르면 화학성분이 다르고 이른바 “사람의 기운”이 다르면 호두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물론 기운 운운하는 것이 우습기도 할 것이나 혹시라도 다른 사람의 손에 화장품이라도 덕지덕지 발라져 있을 경우 정성껏 길들인 호두가 못 쓰게 되는 최악의 상황이 될 수도 있으니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위생의 측면에서도 좋지 않고 호두의 무늬가 더럽혀질 수 있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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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완호두는 공예품 등을 손으로 가지고 놀면서 감상하는 파완把玩문화의 일종으로 한대에 호두가 유입된 이래 귀족들과 문인들에 의해 전승되었다. 과거 문완호두는 사회적 지위의 상징이었다. 귀족들은 문완호두를 삶의 필수품으로 여겼고 관리들은 최고의 문완호두를 황제에게 바쳤다. 이러한 유행은 일반 백성들에게도 전해졌는데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문완호두를 손에 쥐고 노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여기고 좋은 호두를 구입하는 데 비싼 금액을 지불하고 있다.
이러한 문완호두의 전통은 중국인의 몇 가지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 첫째 사소한 생활의 물품에도 아름다움과 독특함을 발견하는 그들의 실용적인 특성이다. 두 번째 오래될수록 가치가 높아지는 호고好古의 특성이다. 옥이나 자사호, 명청가구 등 그들이 사랑하는 물건들의 물성을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세 번째 사소한 것 하나도 돈으로 만들어내는 그들의 상업적인 능력이다. 호두 한 쌍에 몇 천 만원이 넘는 것은 세계 어느 곳에도 찾아볼 수 없다. 네 번째 획일화되지 않은 다양한 취미활동에 많은 애호가들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문화의 다양성, 독창성을 엿볼 수 있다. 호두를 어떻게 선택하고 관리하는 등 세세한 측면에서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는 것은 인터넷이 없던 예전에도 구전을 통해 교류되었고 21세기를 살아가는 중국인에게도 이러한 전통은 아직도 면면히 계승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