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스 면도기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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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자는 병원에 가지 않았다. 그는 정처 없이 거리를 쏘다녔다. 봄의 비 오는 밤에는 화초의 향기가 넘실댔고 얼룩진 가로등 불이 어두운 아스팔트길을 비췄다. 그리고 차바퀴가 소리를 내며 지저분한 자국을 남기고 정적 속으로 빠져들었다. 고개를 들어 보니 별은 보이지 않고 달도 먹구름에 가려져 있었다. 그는 멀리 중동에 있는 사담 후세인이 지금 뭘 하고 있는지, 이라크도 지금 하늘이 어두운지 궁금했다. 몇 년 전인지 기억은 안 나지만 어느 초라한 좁은 길가에서 늙은 낙타 한 마리와 마주친 적이 있었다. 털이 거의 빠진 그 낙타는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그 한 쌍의 크고 흐린 눈이 온순하고 평온하게 샤오자를 바라보았다. 전신주 옆에는 작은 수박 모자를 쓴 위구르인이 사나운 눈빛으로 경계하듯 주변을 살피며 서 있었다. 샤오자는 그 비쩍 마른 늙은 낙타가 얼마나 오래 걸어 이곳까지 왔는지 알지 못했다. 위구르인을 등에 태우고 떠날 때, 낙타는 또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다. 서로 마주보는 순간, 그는 그 낙타가 다시는 고향 사막에 못 돌아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가슴이 아팠다. 그 낙타는 결국 이 머나먼 남쪽 지방에서 숨을 거둬, 다시 힘들게 산과 강을 넘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매부리코를 가진 그 위구르인은 아마 어느 날엔가 도살장으로 그 낙타를 끌고 갈 것이다.
그때부터 샤오자는 낙타를 좋아하게 됐다. 낙타는 온순하고 인내심이 강한 동물이었다. 덩달아 그는 또 긴 옷을 입고 낙타를 즐겨 타는 중동 사람까지 좋아하게 되었다. 여러 해 전, 텔레비전에 아라파트에 관한 뉴스가 자주 방송된 적이 있었는데 흰색의 긴 옷을 즐겨 입고 뺨에 수염을 기른 그 남자는 눈빛이 자상하면서도 강인한, 낙타 같은 품격의 소유자였다. 그리고 나중에 한 장의 이차세계대전 사진 속에서 샤오자는 에티오피아인들이 낙타를 타고 장총을 든 채 용감무쌍하게 전선을 달리는 광경을 보고 완전히 반해버렸다.
그는 어느 불법 피시방에 들어가 웬일로 열심히 시사 뉴스를 보기 시작했다. 각 대형 매체는 모두 경쟁적으로 이라크의 최신 뉴스를 쏟아내고 있었다. 이미 전쟁이 일촉즉발의 중요한 시점에 이른 듯했다. 피 끓는 이라크 청년들이 거리에 나와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주권 침해에 항의하기 시작했고 더 많은 이라크인들은 관망이나 중립의 태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사담 후세인은 군복 차림으로 허리에 장검을 찬 채 병사들을 격려했다. 그의 빽빽한 수염에서 우상 같은 위엄이 우러나왔다. 아, 사담 후세인은 온몸이 무한한 광채로 빛나는 진짜 중동 사나이야! 샤오자는 속으로 탄성을 질렀다. 그는 왜 자기가 사담 후세인을 지지하고 또 전쟁이 터지기를 열렬히 갈망하는지 잘 몰랐다. 한 덩이 불꽃이 그의 마음속에서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그는 전쟁이 시작되기를 기대했다. 그의 우상에게는 전쟁의 세례가 너무나도 필요했다!
샤오자는 인터넷에서 사담 후세인의 자료와 사진을 잔뜩 찾아내 자기 개인 홈페이지에 옮겨 붙이고 존경하는 마음으로 자세히 감상했다. 그의 주변 친구들이 좋아하는 사람은 S.H.E(2001년에 데뷔하여 현재까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타이완의 3인조 걸그룹)나 저우제룬이었다. 그는 친구들이 유치하고 천박하다고 생각해 속으로 무시했다. 그리고 자기는 어떤 우월감을 얻은 듯했다. 그의 뒤에는 저 사담 후세인이, 무소불위의 수염 기른 남자가 서 있었다! 끝없는 어둠 속의 밝은 등불 하나가 그에게 기대와 희망을 주었다. 이라크는 기필코 미국과 싸워 이길 것이고 사담 후세인은 계속해서 그의 영원한 정신적 지도자가 돼줄 것이다.
거실에는 형광등이 꺼져 있었다. 아버지는 여전히 소파에 할 일 없이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었고 텔레비전은 꺼져 있었다. 샤오자는 살그머니 문을 열고 들어가 소파를 돌아 자기 방에 가려 했지만 소파에서 쉰 목소리가 들려왔다.
“약은 샀냐?”
샤오자는 얼른 샀다고 말했다. 어둠 속에서 담뱃불만 깜박거렸다.
“일찍 자거라.”
“아래층 사람은 왔어요?”
“아직 인기척이 없더라.”
아버지는 소파에서 일어나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어둠 속에서 등뼈가 삐걱대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담뱃재를 털며 말했다.
“저녁에 또 가서 문을 두드렸지만 역시 안에 사람이 없었어. 수위 장張씨한테 물어봤는데 그 사람도 거기 누가 사는지 잘 모르더군.”
그는 담배를 눌러 끄고서 또 말했다.
“설마 밑에 아예 사람이 안 사는 건 아닐까? 너, 평소에 밑에 누가 사는 거 봤냐?”
“본 것 같은데요…… 한 아줌마랑 마주친 적이 있어요. 분명히 누가 살긴 살아요.”
샤오자는 애써 흐릿한 기억을 떠올렸다. 서른 살 안팎의 젊은 부인이 문에서 나오는 것을 보았고 그녀는 꽤 미인이었다.
밤에는 온 세상이 허물어진 듯 윙윙대는 이상한 소리 속에 깊이 잠겨 있었다. 샤오자는 침대에 누워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꼭 누가 잎에 난 솜털로 목구멍을 간질이는 것 같았다. 그리고 창밖에서는 마치 한바탕 격전이 치러지는 듯 봄우레가 우르릉대고 번개가 번뜩였다. 아, 사담 후세인! 당신은 지금 뭘 하고 있죠?
飞利浦牌剃须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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小加并没去看医生。他在街上漫无目的地游荡。春天的雨夜洋溢着花草的香味,斑驳的路灯映照着暗淡的柏油路面,车轮呼啸着拖泥带水碾过,继而又陷入沉寂。仰头看不见星星,月亮也被乌云遮挡住了。他在想,远在中东的萨达姆此刻正在做什么,伊拉克现在天黑了吗?记不得是多少年前,在一条颓败的小街道边,他看到一匹苍老骆驼,它身上的毛差不多掉光了,眼睛里溢满了泪水。那是一双浑浊的大眼睛,安静温驯地望着小加。电线杆旁边站着一个戴瓜皮小帽子的西北人,凶巴巴的眼光警惕地瞪视着周围。他不知道这匹瘦骨嶙峋的老骆驼行走了多久才来到他们这儿。西北人骑走它时,它扭头又望了他一眼,对视的瞬间,小加心中万分感伤地想:它可能再也回不到它的沙漠之乡了。它将死在遥远的南方,用不着再跋山涉水地艰辛,而那个鹰钩鼻的西北人说不定哪天就会将它牵往屠宰场。
从那时起,他就喜欢上了骆驼,它温驯,富有忍耐力,爱屋及鸟,他也喜欢上了爱穿长袍骑骆驼的中东人。很多年前,电视上经常播放阿拉法特的新闻,那是位爱穿白色长袍的络腮胡子男人,目光慈祥而坚毅,具有骆驼般的品质。后来在一张二战时期的照片中,小加惊喜地发现埃塞俄比亚人民就是骑着骆驼端着长枪雄赳赳气昂昂地奔赴一前线的。
他走进一家黑网吧,破夭荒地认真看起了时政新闻。各大媒体都在铺天盖地报道着伊拉克的最新新闻。战争似乎已经到了一触即发的紧要关头。一些热血沸腾的伊拉克青年开始走向街头,抗议美国政府干涉伊拉克的主权。更多的伊拉克人则持观望或中立的态度。萨达姆身着戎装,腰间悬挂着长剑,正给官兵鼓气。他的胡子浓密无比,透出偶像的威严。啊!萨达姆!这个浑身焕发着无限光辉的中东男人!小加心中急促地喊道。他不知道为什么要支持他,并热血沸腾地渴望战争打起来。
有一团火,在他心中熊熊地燃烧着,他期待着战争的打响。他的偶像太需要一场战争的洗礼了!
他在网上找了许多萨达姆的资料与肖像,并转贴在个人网页上,带着崇高的敬意仔细地欣赏着。身边的同学喜欢的是S〮ㆍ〮HㆍE或周杰伦,他们幼稚而肤浅,他对他们有了更多的鄙夷。小加仿佛找到了某种优越感,他的背后站着的是萨达姆,那个无所不能的大胡子男人!那茫茫黑夜中的一盏明灯,给予他希望与寄托,而伊拉克必将战胜美国,萨达姆继而会成为他心中永恒的精神领袖。
客厅的主灯是关着的。父亲依旧枯坐在沙发里抽烟,电视也没开。小加轻轻推开门,想绕过沙发回自己的房间去,沙发上传来声音说,”买了药吗?” 小加赶紧说买了。只看见黑暗中烟头闪亮了一下“早点睡吧!” “楼下回来了吗?” “还没动静呢。” 父亲从沙发上立起来,身子往前倾了黑暗中传来腰椎扭动的响声。他将烟灰弹掉说,”晚上又去敲了门,里面还是没人。问了门卫老张,也说不大清楚这里头住的谁。” 他将烟摁灭了接着说,”难道下面压根没住人?你平时见过下面有人住吗?
“好像有个……有一回我碰见过一个女的,应该有人住。” 小加努力地捕捉模糊不清的记忆。印象中是有个三十来岁的年轻少妇从门里出来过,颇有几分姿色。
夜里,整个世界沉陷了一般,进入了一种奇怪的嗡嗡声中。
小加躺在床上开始干咳。嗓子眼像是叶片上的茸毛,挠得他嗓子痒痒的,又咳不出来。窗户外面春雷滚滚,电闪雷鸣,像正在进行一场激烈的鏖战。啊,萨达姆!你此时在干什么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