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진명원陳鳴遠 연형은배호蓮形銀配壺

몸통은 연방蓮房 -연꽃의 씨앗이 들어있는 송이- 모양으로, 배 부분이 불룩하다가 아래로 갈수록 점점 좁아지는 형태이다. 차호 몸체 주위에는 여덟 개의 넓은 연꽃잎이 장식되어 있다. 주둥이는 짧고 곧으며, 연잎 문양이 장식되어 있다. 차호 뚜껑은 함몰식嵌入式으로, 뚜껑 위에는 여섯 개의 연밥蓮子이 둥근 뚜껑 손잡이의 네 모서리에 장식되어 있으며, 연밥과 뚜껑 손잡이는 모두 움직일 수 있다. 차호 뚜껑과 몸통은 틈새 없이 긴밀하게 결합되어 있다. 차호 어깨 부분 앞뒤로 연근 마디 모양의 은제 손잡이가 달려 있어 잡기 편리하다. 차호 몸체의 연꽃잎 장식 위에는 다음과 같은 행서체 글귀가 새겨져 있다.

그리고 진陳이라고 새긴 원형 인장과 명원鳴遠이라고 새긴 방형의 인장이 찍혀 있다. 옛 사람들은 차는 맑은 덕淸德을 가지고 있다고 하였는데, 이는 차는 맑음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의미이다. 자이청덕資爾淸德은 그대에게 맑은 덕을 보낸다는 의미이며, 번서함척煩暑咸滌은 번민과 더위를 모두 씻어낼 수 있다는 뜻이다. 마지막 두 구절은 군자들이 이 차호를 통해 벗 삼아 아침저녁으로 마주한다는 의미이다. 이 차호의 명문은 예사롭지 않아 사람들이 그 의미를 곱씹게 한다.

진명원은 청대의 차호 제작 대가로, 그의 작품을 모방한 후대의 작품도 많아 종종 진위를 구별하기 어렵다. 진명원의 작품은 “서법이 우아하고 굳건하여 서우천徐友泉과 심군용沈君用을 능가한다”고 평가받는다.

이 차호는 현재 쑤저우 문물상점蘇州文物商店이 소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