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프친李福淸 교수와의 대담

송정화(宋貞和 高麗大 研究教授) 정리

송정화 : 안녕하세요? 한국의 중국소설학회에서는 중국의 민간문학 뿐 아니라 중국 소설 전반에 걸쳐 조예가 깊으신 선생님을 모시고 고견을 듣고자 이러한 기회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의 『중국신화고사논집(中國神話故事論集)』은 제가 석사논문을 준비할 때도 많은 도움을 받은 바 있는데요, 한국의 중국문학 연구자 중에도 점차로 소설과 민간문학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번은 이 방면에 관심 가진 한국의 많은 연구자들에게, 선생님의 기존 연구와 앞으로의 연구 방향을 간단히 정리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먼저 선생님의 생평에 대해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리프친 : 저의 중국문학에 대한 관심은 중국민간 문학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어떻게 중국 민간문학에 대해서 흥미를 갖게 되었는가를 말하자면 깁니다. 중학교에서 공부할 때, 나는 특히 문학을 좋아했습니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건립되고 나서 중국에 대해 매우 흥미를 느꼈고 중국어를 배우고 싶었으며, 중국문학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1950년에 레닌그라드 대학 동방학과(東方學科) 중국어문과에 입학했으며, 이듬해 여름에 혼자서 키르키즈 공화국의 미량촨(米糧川)이라는 둥간(東幹:소련 중아시아 지구에 사는 중국 회족의 후대)의 마을로 가서 말도 배우고 그들의 민가와 고사전설을 접하게 되었지요. 나는 그 당시 그곳에서 맹강녀곡장성(孟姜女哭長城), 람교담수(藍橋擔水), 십보랑(十步郞), 마오가(馬五哥)와 소년(少年:花兒) 등을 듣고 암기하게 되었고, 양축고사(梁祝故事), 백사전(白蛇傳), 쉐핑구이(薛平貴), 쉐런구이(薛仁貴) 이야기를 처음 듣게 되었어요. 그러니까 나의 중국 민간 문학에 대한 흥미는 미량촨 회족의 농촌에서 시작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후 3․4학년 여름 방학 때마다 그곳으로 가서 생활하면서 민간고사와 민가를 수집하였습니다. 대학 3학년에 되자 나는 둥간의 민간문학을 제목으로 하여서 2편의 글을 썼고, 4학년 때에는 중국의 속담을 연구하기 시작하였고, 5학년 때 졸업 논문의 제목은 『중국언어(中國諺語)』로 회족의 재료를 채용하였습니다. 레닌그라드 대학에서 나는 어문계로 가서 세계적으로 저명한 민간 문학 전문가인 프롭(Propp) 교수가 강의한 민간 문학 수업을 듣고 그가 주최하는 토론에 참가하였지요. 1955년 대학을 졸업한 뒤 나는 모스크바 소련의 과학원 세계문학 연구소에 파견되어서 초급 연구원으로 부임하였습니다. 연구소에 간 후 먼저 민간문학 연구팀에서 일하였고, 유명한 치치로프(契切羅夫) 교수의 지도 하에 맹강녀 고사의 연구를 시작하였습니다. 맹강녀 연구는 주로 두 가지 이론적 문제들로 구성되었는데, 첫째, 하나의 고사 정절이 어떻게 민간에서 그토록 오랫동안 존속될 수 있었는가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하나의 줄거리가 각종 다른 체재 안에서 어떻게 표현되었는가 하는 것입니다. 나는 이 연구논문은 1961년에 책으로 출판되었습니다. 1962년에는 나의 연구 방향에 변화가 생겨서 단순한 민간문학 연구로부터 중국 고대 장회소설과 민간문학의 관계를 연구하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1965년 9월 10개월간 베이징대학에서 진수(進修)하면서 구체적으로 진행해 나갔지요. 그리고 1970년에 『중국의 강사연의와 민간문학전통(中國的講史演義與民間文學傳統–論三國故事的口頭和書面異體)』이라는 논문으로 출판했고, 1979년에는 『신화에서 장회소설에 이르기까지(從神話到章回小說–中國文學中人物形貌的演變)』을 출판했습니다.

이 책은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하나는 고대 신화의 인물형상의 연변(演變)이고, 또 하나는 송원(宋元)의 평화(平話), 『삼국연의(三國演義)』와 『개벽연의(開闢演義)』 중의 고대신화 인물(女媧․精衛 등)의 묘사입니다. 그 이전에 1977년에 출판된 『회족민간고사전설집(回族民間故事傳說集)』은 나의 학술경력에 있어서 의미 있는 작업이었습니다. 이 책은 나와 2명의 둥간족(東幹族) 전문가가 공동으로 수집하고 번역한 것입니다. 전서(全書)가 약 40만 자로, 반은 작품이고 나머지 반은 서언(序言)과 각종 학술적인 자료로, 각각의 고사 정절의 내원과 분석․언어․풍속․주석․언어와 이 책이 아직 수록하지 않은 둥간족의 고사정절의 간략한 소개, 고사가(故事家)의 소전(小傳), 수집자와 수집 지점(地點), 고사 중의 인물․사건․모티프 색인․참고서목 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나는 고사를 약간의 정절 단원으로 나눈 뒤, 그것들을 유사한 한족(漢族)․조선(朝鮮)․일본(日本)․묘(苗)․몽골(蒙古)․짱(藏)․쓰라(撕拉)․투(土)․둥샹(東鄕) 등의 민족과 간혹 오스트레일리아 민간고사도 사용하여 비교하였습니다.

송정화 : 그렇게 많은 나라들의 고사들을 비교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분류 체계가 필요하셨을텐데요.

리프친: 그렇습니다. 저는 AT 분류색인, 아이보화(艾伯華)의 『일본민간고사유형색인(日本民間故事類型索引)』, 이케다 히로코(池田廣子)의 『일본민간고사유형급모제색인(日本民間故事類型及母題索引)』, 아이보화(艾伯華)와 보라프(P. Borav)가 함께 펴낸 『터어키민간고사유형표(土耳其民間故事類型表)』를 사용하였습니다. 그런데 나는 이 과정에서 모티프 비교만으로는 불충분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왜냐하면 민간고사의 구성에 있어서 자주 보이는 모티프말고도 실제 생활에서 오는 많은 생동적인 성분들이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송정화 : 선생님께서는 몽골의 민간문학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간단히 소개해 주십시오.

리프친 : 70년대에 들어와서 나는 몽골의 민간문학 전문가의 요청에 응하여 몽골의 “번쯔우리걸(本子烏里格爾)” 혹은 “번쯔고사(本子故事)”, “번쯔곡(本子曲)”이라는 민간설창을 연구하기 시작했는데, 이것은 중국속문학과 관계가 밀접한 것입니다. 1974․76․78년에는 또한 여러 차례 몽골로 가서 수많은 자료를 수집했으며 몽골과 한족의 구두 문학과 문학의 관계, 몽골 예인(藝人)의 기교 등의 문제를 썼으며 중국 한족에서는 거의 실전(失傳)된 작품들을 소개하였습니다.

송정화 : 이제 중국문학은 전 세계적으로 많은 연구자를 확보한 분야로 자리 잡았다고 생각되는데요, 선생님이 계신 러시아에서의 중국문학 연구의 특성은 어떠하며, 문학연구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어떤 것이 있습니까?

리프친 : 러시아는 비록 서방에 속해 있으나 가장 큰 부분은 아시아에 있으며 그곳은 슬라브어계가 아닌, 돌궐어계․핀란드어계․몽골어계․고북아어계(古北亞語系)의 민족이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러시아인의 성씨를 보면 많은 사람들의 성씨가 슬라브의 것이 아니라 돌궐의 것이거나, 코카서스․독일 등 다양합니다. 이러한 국가적인 특성 때문에 동방문화에 대한 생각도 기타 서방국가와 달랐고, 동방언어에 대한 관심도 각별했지요. 그 결과 1880년 성베드로 대학에서 세계 최초의 『중국문학사대강(中國文學史大綱)』을 출판했는데 이것은 러시아 과학원의 원사(院士)인 성베드로 대학 교수 바시리에프V. P. Vasiliev가 쓴 것입니다. 1892년 성베드로 대학에서 나온 『중국인의 신화관과 신화(中國人的神話觀與神話)』 역시 세계 최초의 중국 고대신화 연구서라 할 수 있습니다. 러시아 문학 연구의 특성 중 하나는 역사성이 매우 강하다는 것입니다. 19세기 후기부터 러시아 학자들은 문학 발전의 역사 단계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문학발전의 규율을 규명해보고자 했으며, 베젤로프스키A. N. Veselovskij 원사는 『역사시학(歷史詩學)』이라는 책을 내기도 했습니다. 역사시학은, 각종 문학의 종류․체재․묘사방법 등의 역사발전과 문학이라는 개념의 연변, 그리고 시학의 각종 역사유형 그리고 그것들과 역사와의 관계를 연구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고대문학은 하나의 유형으로, 자신만의 특징을 가지며, 중세기 문학도 자신의 특징을 가지며, 근세기 문학 혹은 현대문학에도 각각의 고유의 특징이 있으며 이것은 그 역사와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는 것입니다. 러시아 문학연구의 또 다른 특징은 세계문학 발전의 각도에서 각국의 문학, 즉 중국문학을 바라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1960년대 소련 과학원의 고리키 세계문학 연구소에서는 10권의 세계문학사를 펴냈는데 이 총서는 각 문화구의 문학발전의 규율을 보여주는 것 외에도 문화구 내의 문학관계와 각 문화구 간의 문학 관계 및 그 특징에 주의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저 역시도 러시아의 연구 특성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예를 들어 『리프친이 논한 중국고전소설(李福淸論中國古典小說)』의 제 1편 「삼국고사와 민간 서사시(三國故事與民間敍事詩)」에서는 삼국연의․삼국지 평화를 전문적으로 이야기하면서 민간문학 특히 민간고사 중에는 많은 소위 국제 유형 즉 다양한 민족에는 동일한 혹은 유사한 고사 정절이 있고 세계 민간문학(신화․전설․서사시–사시․민간고사) 중에는 많은 똑같은 모티프가 있음을 밝히고 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중국문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이 방면의 문제에 거의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송정화 : 그렇다면 중국에 있어서 서양과 같은 유형의 민간서사시(民間敍事詩)라고 할만한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있을까요?

리프친 : 제 연구가 있기 전에도 러시아에서는 이러한 시도가 이미 있었습니다. 50년대의 러시아의 저명한 학자인 지르문스키(V. M. Zhirmunskij) 원사(院士)는 세계 서사시를 연구하는 긴 글을 써서 각 민족 서사시의 모티프를 연구하고 서방 민족(독일․프랑스․스페인)과 동방(몽골․돌궐의 여러 민족)의 민간서사시 중의 모티프를 분석하여 서방과 동방 서사시가 같은 유형이라는 것을 발견한 바 있습니다. 필자는 그의 50년대의 연구를 계승하여 같은 서사의 모티프가 중국에도 있다는 것을 증명해 내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한족(漢族)에게는 영웅 서사시가 없었기에, 이러한 모티프는 전설 속에서 다시 희곡․소설 안에서 찾아야 합니다. 우리들은 뤄관중(羅貫中)이 민간에서 유행하던 삼국전설을 이용한 것을 볼 수 있는데, 예를 들어 도원결의(桃園結義) 등이 그것입니다. 많은 민간 서사의 모티프가 제거되었으나, 이러한 모티프들은 희곡부터 오늘날 유행하는 전설 속에 보존되어 내려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필자는 모티프를 이용해서 한편으로는 중국 한족(漢族)의 민간문학에도 세계 서사시의 전형적인 모티프가 있다는 것을 드러내 보였고, 또 한편으로는 중국문학 발전의 규율과 기타 문학의 발전 규율을 드러내 보였으며, 민간 서사시(전설)의 기초 위에서 민족적인 서면(書面)의 사시(史詩:삼국연의와 그후의 많은 역사연의)를 써낸 것입니다.

송정화 : 그렇군요. 그런데 선생님께서 방금 언급하셨던 『리프친이 논한 중국고전소설(李福淸論中國古典小說)』은 어떠한 책인가요?

리프친 : 이 책은 1997년에 홍엽문화사업유한공사(洪葉文化事業有限公司)에서 출판되었고 구성상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뉩니다. 첫 번째는 소설과 민간전설 부분이고, 두 번째는 중국문학과 외국문학의 관계입니다. 소설과 민간전설 부분은 다시 ⑴ 삼국고사와 민간서사시(三國故事與民間敍事詩) ⑵ 『삼국지평화』플롯 구조와 행위형식 연구(『三國志平話』情節結構和行爲型式硏究) ⑶ 삼국연의의 문체 문제(三國演義的文體問題) ⑷ 서유기와 민간전설(西遊記與民間傳說) ⑸ 난릉소소생과 금병매(蘭陵笑笑生和他的金甁梅) ⑹ 명청소설(明淸小說) ⑺ 삼협오의와 민간문학(三俠五義與民間文學) ⑻ 중국대륙 당대소설에 나타난 전통적인 요소(中國大陸當代小說中的傳統因素)로 되어있으며, 두 번째 중국문학과 외국문학의 관계부분은, ⑴ 중국의 인도 고사 및 외국문학의 작용(印度故事在中國及其他國文學中之作用) ⑵ 중국장회소설과 화본의 몽골어 역본(中國章回小說與話本的蒙文譯本) ⑶ 18세기-19세기상반기 러시아의 중국문학(十八世紀-十九世紀上半葉中國文學在俄國)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중국문학과 외국 문학과의 관계라고 하면 서방․중국․일본․한국에서 이미 많은 연구가 있어왔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중국과 인도 문학과의 관계를 연구하면서도 인도 고사가 근동․서방․한국․일본에서 유행된 상황에는 주의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서방학자들은 인도 고사가 서쪽으로 전파된 것만을 연구했으나, 실제로 인도 고사의 스토리는 동쪽으로 일본, 서쪽으로는 스페인까지 전파되어 동방과 서방의 작가가 동일한 인도 고사를 이용해서 소설을 쓰기도 했습니다. 이 책에서는 당(唐) 전기(傳奇) 『침중기(枕中記)』와 스페인의 14세기 작가인 마누엘J. Manuel의 단편소설을 예로 들었습니다. 또한 저는 소수민족과 국외에 보존되어 있는 자료에도 주의했습니다. 예를 들어 둥베이(東北)과 윈난(雲南) 소수 민족에게서 전해지는 당승전설(唐僧傳說) 혹은 100여년전 간쑤(甘肅), 산시(陝西)에서 러시아 회족이 보존하고 있는 민간문학 자료 혹은 월남에 보존된 관제자료 같은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자료들이 모두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왜냐하면 그 중에는 없어진 고사 혹은 전설이 보존되어 있어서 우리가 한족 문화의 전파 범위를 알 수 있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송정화 : 선생님의 『리프친이 논한 중국고전소설(李福淸論中國古典小說)』의 많은 부분이 삼국연의에 할애되어 있고, 또 같은 해 1997년에 『관공 전설과 삼국연의(關公傳說與三國演義)』라는 책을 내신 것을 보아도, 『삼국연의』에 특히 관심을 갖고 계신 것 같습니다. 이 방면에 관심을 갖게 되신 특별한 동기라도 있으신지요?

리프친 : 저의 『삼국연의』에 대한 연구는 스승이신 러시아의 저명한 한학가 알렉세예프(V. M. Alexeeve) 원사(院士)의 연구를 계승한 것입니다. 1907년 그는 그의 프랑스 스승인 샤방느(E. Chavannes) 교수와 중국을 여행하면서 각지의 묘우(廟宇)만을 전문적으로 조사하였는데 그 당시 알렉세예프 원사는 관제(關帝)의 묘에 특히 흥미를 가졌으며 여러 민간의 년화(年畵)를 구입하면서 관제의 민간 판화 100종을 얻게 되었습니다. 뒤에 그는 각종 저작에서 관제 신앙과 관제 판화에 대해 언급한 바 있습니다. 저 역시 그의 영향을 받아 그 방면에 관심을 갖다가 1960년부터 『삼국연의』를 연구하기 시작했고, 1970년 모스크바에서 『삼국연의와 민간문학전통(三國演義與民間文學傳統)』이라는 책을 출판하였습니다. 그 뒤로 나는 『삼국연의』에 관련된 논문들을 계속 썼으며 1970년 이후의 연구들을 묶어서 출판한 것이 바로 『관공전설과 삼국연의(關公傳說與三國演義)』인 것입니다.

송정화 : 관제(關帝)라고 하면 중국에서뿐만 아니라 한국의 민간에서도 간혹 숭배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리프친 : 그렇습니다. 한족 외에 장족․몽골족․만족․월남인․한국인 모두가 관제를 숭배하지요. 일본에서는 관제를 숭배하지는 않지만 그림은 찾아볼 수 있는데 민족화 되어 전형적인 일본 무사의 형상을 띠고 있으며, 한국의 관제 역시 중국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그러므로 이들 모두를 소개하고 연구할 가치가 있는 것이지요. 저는 각국의 관제 형상의 차이를 도상(圖像)이나 년화(年畵), 묘우(廟宇) 등의 민간 자료를 통하여 증명해 보이고자 하였습니다.

송정화 : 여러 나라의 관제 숭배를 문헌자료 뿐 아니라 도상․년화․묘우 등을 통해 살피셨다니 선생님의 “실사구시”의 연구 태도는 정말 본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끝으로 앞으로의 연구계획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시오.

리프친 :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중국 고대 신화의 연구 목록을 한번 총정리해 보고 싶습니다. 일찍이 60년대에 위안커(袁珂)의 『중국고대신화(中國古代神話)』의 러시아 역본을 출판하면서 후기에 목록을 덧붙인 적이 있는데, 80년대에 이 책을 재판하면서 나는 많은 새로운 재료들을 보충했습니다. 84년 초에 이 책이 출판사에 넘겨졌기 때문에 최근 몇 년간의 새로운 중국 신화재료들은 반영하지 못했으나, 1984년까지는 러시아어․영어․중국어․일본어․한국어의 모든 500여종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목록 정리 작업이 세계에 퍼져있는 중국 문학 연구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송정화 : 선생님께서 계획하시는 목록정리 작업은 제게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오늘 오랜 시간동안 질문에 꼼꼼하게 응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리프친 : 저도 한국의 많은 소설 연구자들에게 소개될 기회를 얻게 되어 기쁩니다. 이러한 기회를 마련해주신 소설 연구회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엮은이 주: 이 글은 원래 『중국소설연구회보』 제36집(1998년 11월)에 실린 것을 엮은이가 수정 보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