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國思想文化術語詞典 9-시언지詩言志

시언지詩言志

시는 작가의 마음속 뜻을 표현한다. ‘지’는 시에 표현된 작가의 마음속 지향, 생각, 감정적 요소를 가리킨다. 유가 경전인 《상서·요전》에서 제일 먼저 출현한 ‘시언지’는 중국 시론 ‘최초의 강령’(주쯔칭朱自淸)으로서 역대 시론가들의 해석을 거치며 내포 의미가 계속 풍부해졌고 그럼으로써 문학의 특징에 관한 중국 비평의 기본 관념을 확립했다.

예) 시詩는 마음속 뜻을 표현하는 것이고 가歌는 말로 노래 부르는 것이다. 詩言志, 歌永言. (《상서·요전堯典》)

시는 마음속 뜻에서 생겨나는데 마음속 뜻에서 형성된 말이 시이다. 詩者, 志之所之也, 在心爲志, 發言爲詩. (《시대서》)

시연정詩緣情

시는 시인의 마음속 감정에서 연유한다. 서진의 육기陸機는 시인이 마음에속서 감정이 일어나야 시를 쓴다고 말했다. ‘시연정’설은 ‘시언지’설과 상호보충을 이루며 문학의 서정성과 심미적 특징을 강조하고 위진시대 문학 관념의 변천을 나타낸다. 그래서 ‘시연정’도 시와 문학의 본질에 관한 중국 고대의 또 다른 대표적 관점이 되었다.

예) 시는 감정에서 연유하여 형식이 화려하고 아름답다. 詩緣情而綺靡. (육기陸機, 《문부文賦》)

사람은 칠정七情을 갖고 태어나서 외부 사물의 자극을 받으면 마음속에 느끼는 바가 있고, 마음속에 느끼는 바가 있으면 생각과 감정을 말로 읊는다. 모든 시는 자연스러운 감정에서 나온다. 人稟七情, 應物斯感, 感物吟志, 莫非自然. (유협, 《문심조룡·명시明時》)

사재삼장史才三長

역사를 편찬하거나 연구하는 사람이 갖춰야 할 사재史才, 사학史學, 사식史識 등 3가지 전문 능력을 가리킨다. 당나라의 유명한 사학 이론가 유지기劉知幾가 제시한 견해이다. ‘사재’는 사서를 편찬하는 능력을 가리키고 ‘사학’은 풍부한 역사 지식과 자료이며 ‘사식’은 역사를 분석하고 평가, 판단하는 사상 지식을 가리킨다. 유지기는 역사를 편찬하거나 연구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이 3가지 능력을 다 갖춰야 하며 그중 ‘사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예) 이른바 ‘사재’는 3가지 능력을 갖춰야 하는데…… 그 3가지 능력은 ‘사재’, ‘사학’, ‘사식’이다. 史才須有三長…… 三長, 謂才也, 學也, 識也. (《구당서舊唐書·유자현전劉子玄傳》)

서원書院

당, 송부터 명, 청까지 존재했던 일종의 문화교육 기관. 개인이나 관청이 개설해 학문을 연구하고 전수했던 장소로서 교육, 연구, 장서 보관 등 여러 가지 기능을 했다. 서원은 불교 사원과 개인 장서각에서 연원하여 당나라 때 생겨났으며 송나라 때 흥성했다. 남송 초기에 주희, 장식張栻, 여조겸呂祖謙, 육구연陸九淵 같은 학자들은 서원을 세우고 강의와 학파 활동을 수행하는 기지로 삼았다. 당시 서원은 관학官學 밖에서 독립성을 유지했고 환경이 아름답고 조용한 곳에 위치했으며 유명한 학자가 주도하여 학술의 자유와 창조성을 추구하는 한편, 말과 행동으로 가르침을 구현하고 인격을 배양하는 것을 중시할 뿐, 과거를 통한 공명은 도모하지 않았다. 그러나 남송 말엽부터 서원은 점차 관학으로 기울어져 과거제와 연결되었다. 서원의 성쇠와 송명 이학의 성쇠는 서로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다. 그리고 1901년, 청나라 정부는 서원을 전부 학당學堂으로 바꾸라는 명을 내렸다. 서원은 천 년 넘게 존재하며 중국 고대 교육과 문화의 발전에 큰 영향을 끼쳤다.

白鹿洞书院

예) 다른 선대의 유학자들이 백성을 교화하고, 또 유명한 현인들이 생활하며 사적을 남긴 곳이었으며, 아울러 부유한 이들이 기꺼이 돈과 곡식을 쾌척해 학자들을 봉양했으니, 이것이 서원을 창설한 원인이 되었다. 其他先儒過化之地, 名賢經行之所, 與好事之家出錢粟贍學者, 幷立爲書院. (《원사元史·선거지일選擧志一》)

순천응인順天應人

하늘의 뜻에 따라 백성의 바람에 응한다는 뜻이다. ‘천’은 곧 ‘천명’으로 하늘의 뜻을 가리킨다. 옛날 사람들은 덕 있는 사람이 하늘의 의지를 받들어 정권을 세우고 군주가 되는 것이 ‘천명’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인’은 민심, 민의를 가리킨다. 이것은 “군주의 권력은 하늘이 부여한다”는 서양 사상과 맞닿아 있지만 민심과 민의도 강조하여 민본사상을 구현하였다. 고대에 이 말은 새로운 왕조의 수립과 중대한 변혁의 실시를 찬양할 때 주로 쓰여 그 정당성과 합법성을 표명하였다.

예) 천지는 음양의 변화로 사계절이 형성된다. 상나라 탕왕과 주나라 무왕은 하늘의 뜻과 백성의 바람에 따라 구정권을 무너뜨리고 새 정권을 수립하였다. 天地革而四時成. 湯武革命, 順乎天而應乎人. (《주역·혁革》)

태극太極

‘태극’에는 서로 다른 3가지 함의가 있다. 첫째, 세계의 근원을 가리킨다. 그런데 옛날 사람은 ‘태극’의 이 의미에 관해 이해가 갈렸다. 누구는 ‘태극’을 뒤섞여 아직 나눠지지 않은 ‘기’ 또는 ‘원기元氣’라고 생각했고, 누구는 ‘태극’을 세계의 보편 법칙, 즉 ‘도’나 ‘리’라고 생각했다. 또 누구는 ‘태극’을 ‘무無’라고 생각했다. 둘째, 점칠 때 쓰는 용어이다. 기奇(−)와 우偶(󰁌), 이 두 가지를 가리키는데, 아직 추론해 확정지을 수 없거나 시초蓍草가 합쳐진 채 나눠지지 않은 상태를 말하며 괘상卦象의 근원이다. 셋째, 공간의 최고 극한을 뜻한다.

예) 역易이 태극에서 시작되고 태극이 하나에서 둘로 나뉘어 천지를 생성하였다. 易始於太極, 太極分而爲二, 故生天地. (《역위易緯·건착도乾鑿度》)

결국 천지 만물의 리가 바로 태극이다. 總天地萬物之理, 便是太極. (《주자어류》 94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