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 한시-이백李白여산 폭포를 바라보며望廬山瀑布

여산 폭포를 바라보며望廬山瀑布/당唐 이백李白

日照香爐生紫煙 향로봉에 해 비치어 아침 운무 붉은데
遙看瀑布掛前川 폭포를 바라보니 시내를 걸어 놓은 듯
飛流直下三千尺 삼천 척 그대로 날아 쏟아져 내려오니
疑是銀河落九天 구만리장천에서 떨어지는 은하수인 듯

이백이 이 시와 동일한 제목으로 쓴 시는 총 4수나 된다. 나머지 3수는 5언 절구 3수이다. 그런데 이 시가 유독 세상에 알려진 것은 시의 기세가 강하고 웅장한 맛 때문일 것이다. 특히 후반 2구는 속진이나 잡념을 송두리째 부셔버리는 호쾌함이 있다. 무아지경의 시원함을 선사한다.

내가 15년 전 쯤에 이 폭포에 갔을 때는 가물 때였는데도 그 기세만큼은 대단했다. 나는 예전부터 이백의 시에 나오는 많은 표현이 단순한 과장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격앙된 감정을 충실히 표현한 것이라 보고 있었다.

아닌 게 아니라 이 폭포는 총 길이가 180여 미터 되는데 3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만약 비가 왔거나 수량이 많을 때라면 그 높이에서 쏟아져 내리는 폭포를 ‘비류직하삼천장’이나 ‘은하낙구천’이 아니고 어떤 말로 표현을 해야 실감이 날지 모르겠다. 당시 그 곳에서 사진을 찍어 주는 사람 말에 의하면 수량이 많을 때는 멀리까지 물보라가 튄다고 한다. 이백은 다른 시에서도 감동의 정도를 동일하게 ‘괘류삼백장(掛流三百丈)’이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한다. 폭포가 길기도 하지만 그 모양이 삼백이나 삼천이라는 말로 표현하기에 안성맞춤인 것이다.

우리나라를 둘러싼 여러 문제들이 조속히 해결되어 금강산 구룡폭포나 개성 박연폭포에 가서 이 시와 같은 장쾌함을 한 번 맛보고 쌓인 속진을 털어버리고 싶다.

출처 luwei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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