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평생교육의 온라인 제국, 더따오

출처 Baidu

올해 3월 17일, 상하이 만국(萬國)스포츠센터에서 더따오(得到)라는 온라인 지식콘텐츠서비스 앱이 주관하는 3달간의 학습프로그램, ‘더따오대학’의 춘계 과정 입학식이 열렸다. 입학식에 참가한 1284명의 신입생은 베이징, 상하이, 선전, 광저우, 항저우, 청두 등 6개 대도시에서 모집한 8234명의 응시생 중 오프라인 면접을 통해 최종 선발된 이들로서 각기 국가 기관, 민간 기업, 연구소 등 사회 각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엘리트들이었다. 그들은 향후 3달 동안, 더따오 앱을 통한 온라인 학습 프로그램과 6개 대도시 학습센터에서 주말마다 마련되는 오프라인 강좌를 이수할 예정이었다. 그들이 이 학습프로그램 이수를 위해 지불한 돈은 12,800위안, 한국 돈으로 217만원이었는데, 정규학위도 나오지 않는 민간 온라인 학습프로그램의 수업료치고는 상당히 큰 금액이었다. 게다가 그들은 기꺼이 적지 않은 시간과 돈을 들여 항공편과 고속철도편으로 머나먼 상하이까지 달려와 이날의 입학식에 참가했다. ‘더따오대학’이 춘하추동, 일 년에 4번 열리는 과정인 것을 감안하면 향후에도 이런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더따오대학의 ‘동문’으로 합류할 중국의 엘리트 지식인이 매년 5천 명에 달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토록 그들을 매료시키고 자신의 플랫폼에 한데 불러 모은 더따오라는 앱은 무엇일까? 더따오는 어떤 혁신적 콘텐츠와 서비스 메커니즘을 갖고 있기에 깊이 있는 교양 콘텐츠를 열망하는 중국 지식인들을 충성도 높은 고객으로 확보한 것일까?

우선 더따오대학에서 수강생들에게 제공될 총 48강의 커리큘럼을 일부만 살펴보기로 하자. 그것은 “복잡한 세계에서 어떻게 우리의 문제해결 능력을 높일 것인가?”라는 제목 아래 자기 정진, 조직 협업, 제품 창출, 세계의 이해, 이렇게 4부분으로 나뉘는데 전체 48강은 곧 48개 캐릭터의 시각에서 본 48가지 사유모델에 대한 해설과 분석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4강으로 이뤄진 ‘세계의 이해’ 부분 중 10강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출처 百度 三聲

주어진 문제 / 사유모델
어떻게 하나의 생태계를 구축할까 / 조물주
어떻게 한 회사를 이해할까 / 애널리스트
어떻게 세계를 보는 새 시각을 얻을까 / 화가
어떻게 정보의 진위를 판별할까 / 역사가
어떻게 자신의 생태적 지위를 찾을까 / 혁신가
어떻게 징조를 통해 변화를 감지할까 / 투자자
어떻게 거대한 추세를 이해할까 / 트레이더
어떻게 리스크를 관리할까 / 워렌 버핏
어떻게 남의 감정변화에서 이익을 취할까 / 조지 소로스
어떻게 운을 관리할까 / 재물의 신

수강생들은 위의 강의를 더다오 앱에서 제공하는 여러 전문가들의 강연 오디오북으로 소화하면서 다양한 상황에 각기 적용 가능한 ‘문제 해결의 사유모델’을 연습하게 된다. 차원 높은 MBA 강좌를 방불케 하는 위의 ‘거창한’ 제목들만 보더라도 더따오의 기존 콘텐츠가 갖고 있는 폭과 너비가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출처 百度 三聲

실제로 더따오 앱이 유저들에게 유료로 서비스하고 있는, 주로 강연 오디오북 형태의 콘텐츠 분류를 보면 주제의 범위가 상당히 넓다. 인문, 사회, 과학, 예술, 비즈니스 등 각 학문 영역을 넘나들며 다양한 주제의 지식콘텐츠를 구비하고 있는데 따로 인문사회과학학원(32), 과학학원(18), 상학원(25), 시야학원(22), 능력학원(58)이라고 대학 편제를 모방한 5대 카테고리 분류법을 적용하기도 했다. 중국에서 ‘학원’은 곧 단과대학을 뜻하며 괄호 안의 숫자는 곧 유명 강사들에 의해 진행되는, 적게는 몇 강, 많게는 수백 강에 달하는 커리큘럼의 개수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과학학원 카테고리에 속하는 ‘우쥔(吳軍)의 구글 방법론-지능시대의 행동지침’이라는 커리큘럼은 10분 정도 길이의 366개 강의로 이뤄져 있다. 고객은 각 커리큘럼을 단품으로 살 수도 있지만, 월회원 48위안(한화 약 8천원), 연회원 365위안(한화 약 5만 8천원)의 구독료로 서비스받을 수도 있다.

게다가 150여 가지에 달하는 각 커리큘럼을 이끄는 강사들의 신뢰도와 강연 오디오북의 창의성도 만만치 않다. 앞에서 거론한 우쥔은 텐센트의 전 부회장으로서 구글 한, 중, 일 검색엔진의 주요 설계자이기도 하며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낸 인물이다. 이밖에 베이징대 경제학 교수 쉐자오펑(薛兆丰), 칭화대 경영학 교수 닝샹둥(宁向东) 같은 저명 교수들도 더따오 지식 콘텐츠의 높은 신뢰도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2018년 5월 기준, 320명에 달하는 스태프들이 더따오 콘텐츠 서비스의 기술 지원과 함께 콘텐츠 기획, 제작, 저작권 협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 강사들의 기존 보유 콘텐츠는 종이책이나 칼럼이지만 이들의 노력을 통해 10분 내외의 요약적, 집약적인 오디오북 시리즈로 재탄생해, 더따오의 주요 타깃 고객인 22~39세의 화이트칼라와 학생 계층의 학습 취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요컨대 2015년 11월 출발한 더따오 앱이 짧은 기간에 회원 수 2천만 명, 액티브 유저 수 70만 명에 이른 것은 이처럼 탁월한 강사 신뢰도와 콘텐츠 창의성에 힘입은 바 크다.

사실 지금까지 더따오는 CCTV 교양 PD 출신인 유명 강연자 뤄전위(羅振宇)와 그의 동영상 제작업체 뤄지쓰웨이(羅輯思惟)의 모바일 플랫폼 정도로만 인식돼 왔던 것이 사실이다. 2012년부터 인터넷 동영상플랫폼을 통해 출시된 뤄전위의 지식토크쇼 영상들이 워낙 큰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며 손쉽게 1천만 명의 유료회원을 확보했기에 더따오의 혁신성이 그의 명성에 다소 가려진 감이 없지 않았다. 물론 뤄전위의 인플루언서로서의 영향력에 기대어 순조롭게 발전해온 것이 사실이긴 해도 더따오는 그것과는 무관하게 뉴미디어 지식콘텐츠 서비스로서 주목할 만한 혁신적 체계와 마케팅 전략을 선보여 왔다. 최고의 강사진과 그들의 핵심 콘텐츠를 편집해 재구성한 고객 친화적 강연 오디오북, 이미 성인 교양의 전 분야를 아우르면서도 고객 니즈와 시대 추세를 반영해 끊임없이 업데이트하고 있는 커리큘럼 체계, 킬러 콘텐츠를 보유한 기존 CP들과의 협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명저 다이제스트’ 전자책 서비스 그리고 처음 언급한 더따오대학을 비롯해 ‘더따오 구독자 살롱’ 같은 고객 커뮤니티, 축적된 강연 콘텐츠의 종이책 출시, 오프라인 순회강연 등을 아우르는 ‘O4O’ 마케팅까지 더따오의 실험은 너무나 다채롭다. 그리고 이런 실험들은 최종적으로 ‘평생교육의 온라인 제국’ 건설이라는 거대한 전망을 지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날이 거대해지는 중국의 지식콘텐츠 시장에서 이처럼 획기적인 방식으로 고급 교양콘텐츠의 유료 서비스를 주도하는 더따오의 행보는 앞으로도 계속 주목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