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웨휘甫躍輝-거대한 코끼리巨象 1

甫躍輝, 사진출처 Weixin

푸웨휘甫躍輝
남성. 1984년생이며 고향은 윈난雲南 바오산保山, 푸단復旦대학 제1회 문학창작 전문 연구생이었다. 단편과 중편을 《상하이문학》, 《산화山花》, 《대가大家》, 《화성花城》, 《중국작가中國作家》, 《청년문학》, 《장성長城》, 홍콩의 《문회보文匯報》, 타이완의 《유사문예幼獅文藝》 등의 신문, 잡지에 발표했고 여러 선집에 작품이 수록되었다. 주요 수상 경력으로 2009년 《상하이문학》 단편소설 신인상, 2011년 소설집 󰡔소년유少年遊󰡕로 중국작가협회 2011년 ‘21세기 문학의 별 총서’ 입선, 2012년 제10회 ‘중국어미디어대상’ 올해의 신인상 노미네이트, 2012년 제2회 ‘위다푸郁達夫소설상’ 단편소설 부문 노미네이트 등이 있다.

거대한 코끼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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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코끼리 떼가 열대 우림을 가로질러 갔다. 숲이 어수선하게 좌우로 드러누웠다. 리성李生은 발밑의 땅이 요동치는 것을 느꼈다. 먼지가, 울리는 북 위에 떨어진 듯 이리저리 뭉쳐 부채꼴이 되었고 등 뒤의 띠집도 진동 때문에 처마의 곰팡이 난 띠풀이 후두둑 화살처럼 떨어져 어지러이 바닥에 흩어졌다. 코끼리 쪽을 보며 리성은 흐리멍덩한 눈으로 입을 딱 벌린 채 몸을 뒤로 젖혔다. 황급히 두 손을 휘저었지만 아무것도 붙잡고 있을 만한 물건이 없었다. 그는 눈앞의 광경에 완전히 압도당해 도망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 코끼리들은 너무나 거대해서 무성한 우림도 겨우 그들의 무릎 높이밖에 되지 않아 마치 난잡한 관목 수풀 같았다. 코끼리들은 침착한 눈빛으로 한 발 한 발 산에서 내려왔고 그들이 가는 곳마다 백년 넘은 거목들이 세차게 흔들리다가 순식간에 쓰러졌다. 그때 지면에 끌려 나온 뿌리털은 집채만큼이나 컸다. 그리고 수백 마리의 새들이 분분히 날아올라 그들의 허리께를 맴돌며 알록달록한 깃털로 황혼의 축축한 햇빛을 반사했지만 시끄럽게 지저귀는 소리는 그들의 바위처럼 무거운 발소리에 묻히고 말았다. 뒤늦게 날아오른 몇 마리는 거목이 넘어지는 진동에 깃털이 빠졌는데, 그것들은 마치 오색 안개처럼 허공에 어지럽게 떠다녔다.

리성은 어어, 중얼거리기만 하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코끼리 떼가 점점 다가오면서 그들의 쟁쟁한 울음소리가 들리고 동굴 같은 눈동자와, 거칠고 두꺼운 피부에 매달린 녹색의 이슬방울들이 보였다. 선두의 코끼리가 목에 지고 있는 작고 빨간 보따리는 마치 암석 사이에 핀 아름다운 양귀비꽃 같았다. 좀 더 가까워져 코끼리들의 작은 회오리바람 같은 콧김이 얼굴에 느껴졌을 때, 그는 비로소 그것이 무슨 보따리가 아니라 빨간 비옷을 걸친 여자라는 것을 알았다.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어깨에 드리워진 긴 머리칼과 호리호리한 몸매가 그녀의 존재를 드러냈다.

코끼리가 지고 있는 것이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는 이미 도망치기에는 늦었다. 코끼리 떼는 속도를 높여 맹렬히 낡은 띠집과 충돌했다. 띠집은 놀란 새처럼 날아올랐고 서까래와 대들보는 우지끈 부서져나갔다. 리성은 코끼리의 발바닥이 어둠처럼 엄습해오는 것을 보고 숨이 막혀 짧게 아, 하고 외마디소리를 냈다. 그는 크게 숨을 내쉬고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떴다. 멍한 눈에 모기장 지붕이 보였다. 그는 두 번째로 이 꿈을 꿨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늘 이랬다. 어떤 꿈들은 몇 번이고 되풀이해 찾아오곤 했다. 두 번째로 코끼리 꿈을 꾸고 나서 그는 은근히 불안감을 느꼈다. 자기를 향해 돌진하던 그 거대한 코끼리들이 곧 다가올 어떤 일을 상징하고 있는 듯했다. 코끼리든, 그 빨간 비옷을 입은 여자든 그녀와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이 분명했다.

창밖에서 새소리가 고향 하늘의 촘촘한 별들처럼 들려왔다. 이제 일어나야 할 시간이었다. 그는 다시 눈을 감고 잠시 누워 있다가 침대에서 내려와 세수와 양치질을 했다. 바로 집을 나섰지만 수염을 안 깎은 게 생각나 다시 돌아갔다. 수염을 다 깎고서 그는 눈썹을 찌푸렸다 입을 벌렸다 하며 거울 속 자기 얼굴이 괴상하게 변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러다가 이마에 굵은 주름살이 여러 개 지는 것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는 조금 마음이 불안해졌다. 자기가 늙기까지는 아직 멀었다는 것을 모르지는 않았다. 이틀 전에야 겨우 스물아홉 살 생일이 지났고 직장에서도 스물 갓 넘은 젊은이 취급을 받으며 스스로 기꺼이 귀염둥이 역할을 맡고 있었다. 하지만 달리 보면 그는 서른이 코앞이기도 했다. 예수는 서른셋에 십자가에 못 박혔고 그도 자기가 서른셋에 삶의 어떤 곳에 못 박히게 될 것인지 알지 못했다. 그는 본래의 표정으로 돌아왔고 이마도 평소처럼 매끄러워졌다. 비록 그녀보다 꼭 열 살이 많기는 했지만 그는 그녀 앞에서 늙어 보이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사진 Richard Jacobs

巨象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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巨象穿过雨林。雨林纷纷倒伏。李生感觉到脚下的地惶惶摇晃,尘土如落在敲响的鼓面,窸窸窣窣滚成均匀的扇形,身后的茅草屋也在颤动,屋檐发霉的茅草箭簇一样纷纷射下,杂乱地落了一地。李生面向巨象,大张着嘴,目光呆滞,身子往后倾,两只手慌乱地滑动着,任何可以依靠的东西都没抓住。他完全被眼前的景象镇住,连逃跑的念头都忘了。那些大象真够大的,繁茂的雨林只有它们的膝盖高,如同杂乱的灌木丛。巨象们目光沉着,一步一步从山上下来,所到之处,上百年的大树猛烈摇晃,转瞬就倒了,拽出地面的根须足足有一间房子那么大。几十上百种鸟儿慌乱地飞起,盘旋在它们的腰际,斑斓的羽毛烁动着黄昏湿漉漉的阳光,鸣叫淹没在它们石头一般沉重的脚步声中;还有一些没来得及飞的,被倒下的大树震得羽毛脱落,纷乱的羽毛浮在半空如五彩的迷雾。

李生嘴巴里啊啊着,一句话没说出。巨象渐渐逼近,他听到它们嘹亮的叫声了,看到它们门洞似的眼睛、粗糙厚实的皮肤上挂着的大颗绿色露珠了,领头的巨象脖颈上还驮着一个小小的红色包袱,若开在岩石间的一朵艳丽的虞美人。再近一些,待巨象们小旋风般的鼻息扑到脸上,他才看清,那不是什么包袱,而是一个披红雨衣的女人。他看不清她的脸,是披肩长发和苗条身段暴露了她。

一旦看清巨象驮着的是人,逃跑已来不及。巨象们加快步子,猛然撞上腐朽的茅屋,茅草受惊的鸟儿一样飞起,椽子和大梁嘎吱嘎吱响,李生眼瞅着巨象的脚掌黑夜似的压下,憋得紧紧的喉咙终于发出了声音,那是极其短促的一声:啊–

李生掀掉薄薄的被单,被单被汗水溻湿了一大片,倦倦地散发出一股汗味。他大大舒了两口气,闭上眼睛又睁开,呆呆地瞅着蚊帐顶。第二次做这个梦了。从小到大都这样,有些梦会一而再再而三地来访。第二次做巨象的梦,他醒来后隐隐感到一些不安。他觉得那些冲向他的大象隐喻着某些即将到来的事物。无论大象还是女人,肯定和她有着某种关系。

窗外的鸟叫恍若故乡密密匝匝的星星,时间不早了,他又闭着眼睛躺了一会儿,才下床洗漱,出门后想起胡子没刮,又返回住处。刮完胡子,他又是皱眉,又是咧嘴,看着镜子中的面孔变出一副副怪样。他不禁大睁了眼睛,额头立马挤出好几根粗大的皱纹。这让他有些忐忑,他知道自己离老还远着呢,两天前才刚刚过了二十九岁生日,在单位里,他还是众人眼中二十出头的小年轻,他也乐意充当众人关爱的角色。可换一个角度看,他离三十也就一根指头的距离了。耶稣三十三岁就被钉了十字架,他不知道自己三十三岁时会被钉在生活的什么地方。他回复了平常的表情,额头还是光亮平滑的。虽然比她整整大十岁,他自信在她面前不会显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