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샤오뤼鄭小驢-필립스 면도기飛利浦牌剃須刀 12

필립스 면도기 12

공기 속에 퍼진 어수선한 분위기가 곧 벌어질 일에 대한 기대와 환상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둘 중 누구도 선뜻 앞서서 주먹을 날리지 못했다. 꼭 남에게 납치당해 온 형제 같았다.

“때려, 왜 가만히 있는 거야?”

누가 불만스러워하며 말했다.

“때려, 뚱보야!”“꺼져, 이 새끼야!”

류 뚱보가 돌아보며 욕을 했다. 그는 나뭇잎처럼 가늘게 실눈을 뜨고 있었다.

“안 싸우고 뭐하는 거야……”

다들 여간 실망스러운 게 아니었다.

둘은 사람들 속에서 둥글게 원을 그리며 호심탐탐 상대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여전히 나서지 않고 잔뜩 힘만 주고 있었다.

류 뚱보가 말했다.

“씨발, 앞으로도 계속 나한테 건방 떨 수 있나 보자.”

알감자도 말했다.

“누가 건방을 떠는지는 다들 곧 보게 될 걸.”

류 뚱보는 다짜고짜 알감자를 힘껏 밀쳤다. 알감자도 지지 않고 똑같이 그를 밀쳤다. 둘은 드디어 맞붙잡고 겨루기 시작했다. 모두들 눈앞이 아찔하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알감자는 류 뚱보의 밑에 깔렸다가 다시 몸을 뒤집어 일어났다. 둘은 온몸에 진흙이 묻은 채 헉헉, 거친 숨을 토했다.

힘이 센 류 뚱보가 아무래도 우세했다. 쓰러진 알감자의 목을 움켜쥔 채 온몸으로 누르며 물었다.

“계속 까불 거야?”

알감자는 잠깐 발버둥을 치며 진흙을 사방에 튀겼다. 하지만 아무리 기를 써도 일어날 수가 없었다. 류 뚱보는 그의 몸 위에 걸터앉은 채 깔깔, 득의양양한 웃음을 터뜨렸다. 그렇게 알감자가 완전히 수세에 처해 있을 때, 어디서 나타났는지 자오야쓰가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나와 날카롭게 소리쳤다.

“때리지 마!”

류 뚱보가 어리둥절한 틈을 타, 알감자는 미꾸라지처럼 그의 사타구니 사이로 빠져나왔다. 그리고 누가 말릴 틈도 없이 호주머니에서 숟가락을 꺼내들었다. 그때 류 뚱보는 이미 그를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알감자는 숟가락을 꽉 쥔 채 흥분해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누구도 알감자가 숟가락을 숨기고 있을 줄은 몰랐다. 모두 한바탕 웃는 바람에 알감자는 체면이 깎였다. 자오야쓰의 눈이 숟가락에 머물렀다가 묘한 눈빛으로 그를 힐끔 바라보았다. 그는 시뻘게진 얼굴로 고개를 숙인 채 숟가락을 던져버렸다.

나중에 그 일을 다시 곱씹으면서 샤오자는 알감자가 바로 자오야쓰의 그 눈빛에 패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풀이 죽어 숟가락을 던진 뒤, 류 뚱보 쪽은 보지도 않고서 사람들 사이를 헤치고 가버렸다. 그리고 그 후로는 기가 완전히 꺾였다.

9

기나긴 오후에 두화이민이 받은 문자는 아들 두위안이 보낸 한 통뿐이었다. 저녁에 집에 온다고 했다. 그는 또 싸운 거냐고 답장을 보냈지만 아들은 반응이 없었다. 요 며칠, 아들은 계속 집에 와서 잤다. 그는 아들과 샤오류 사이에 무슨 문제가 생긴 것을 눈치 챘지만 자세히 묻기는 곤란했다. 자신도 그런 성가신 일을 알고 싶지 않았다. 창밖에는 추적추적 비가 오고 있었다. 한동안 그는 책상 위의 휴대폰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그 여자의 전화번호를 찾아 단단히 외워두었다. 그 여자는 자기도 모르게 요염한 분위기를 풍기며 그의 눈앞에 나타났다. 오늘 그는 조금 얼떨떨한 기분으로 사무실에 앉아 있었고 당장이라도 휴대폰을 꺼내 그녀에게 전화를 걸고 싶었다. 그녀 가슴에 새겨진 그 문신이 계속 눈앞에 어른거려 눈이 따끔거릴 정도였다.

두화이민은 그 8백 위안을 어떻게 그녀에게 줄지 궁리하고 있었다. 배추가 한 근에 8마오(毛. 1마오는 1위안의 10분의 1), 두부는 네 모에 1위안인 지금, 8백 위안은 온 가족의 두 달 생활비에 해당했다. 그 적지 않은 액수를 자기가 그때 왜 수락했는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손해를 본 것 같았다. 그리고 그 8백 위안을 그냥 순순히 넘겨준다면 그녀에게 너무 잘해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飞利浦牌剃须刀 12

空气里散发出来的骚动的气息让大伙对接下来将要发生的一切充满了期待和幻想。但是两人谁也不肯先动拳头,倒是像被挟持而来的两兄弟。

“打吧,僵持着啥呢?” 有人不满地说道。

“打他,胖子!“

“叫个球!” 刘大胖子扭头骂了一句,他的眼睛眯成一条缝,薄得像片树叶儿。

“不打有个球意思……” 大家对此都满怀失望。

两人就在人群里,绕着圈儿,虎视眈眈地望着对方,但都不肯率先动手,憋足了劲。

刘大胖子说,”你妈的以后还敢不敢在老子面前嚣张?”

小土豆说,谁嚣张了,大家都明眼看着的!“

刘大胖子二话没说,推搡了他一把,小土豆也不甘示弱,回了一个。两人就扭打在了一起。大家都看得有些眼花缭乱,心潮澎湃。小土豆一会儿被压在身下,一会儿又翻了上来。两人身上都沾满了泥巴,龇牙咧嘴地吐着粗气。

刘大胖子到底力气大,占了上风。他一把掐着小土豆的脖子,将他死死地压在身下,问,”还敢不敢和老子斗?” 小土豆一阵挣扎,地上被脚跟踢踏得泥土四起。任凭他如何挣扎,就是翻不过身来。刘大胖子骑在他身上,得意地大笑起来。小土豆处于全面下风的时候,赵雅思不知从哪儿冒出来了,她使劲挤了进来,尖叫了一声:

“别打啦!“

就在刘大胖子愣住神的当儿,小土豆像泥鳅一般从他胯下钻了出来,迅雷不及掩耳之势的工夫,他从兜里掏出了一把吃饭的勺子来。那时,刘大胖子的注意力已经完全不在小土豆这边了。

小土豆用手紧紧地握着勺子,激动地颤抖着。这把勺子惹得大家哈哈大笑起来。谁也没想到小土豆竟然藏了一把勺子。在众人的哄笑声中,小土豆很有些没面子。他看到赵雅思的目光停落在勺子上,匪夷所思地望了他一眼。他低下头,脸涨得绯红,于是扔掉了勺子。

小加后来再次回味这件事时,坚定地认为,小土豆就是被赵雅思这一眼所打败的。他沮丧地扔掉了手中的勺子,顾不得望刘大胖子一眼,拨开人群就走了,从此气势一落千丈。

9

冗长的下午杜怀民只收到儿子杜渊的一条短信。他说晚上回家。他回过去问,是不是又吵架了?儿子没再回复过来。这几天,儿子常回家住,他隐隐预感到儿子和小柳之间似乎出了点问题,但是又不便明问。他也不想知道这些烦心事。窗外滴滴答答地下着雨,好半天,杜怀民盯着桌面上的手机发呆。他翻出那女人的电话号码,背得滚瓜烂熟。那女人带着几分妖娆的风情,不由自主地浮现在他眼前。这天坐在办公室的杜怀民有些神情恍惚,他很想掏出手机给女人打个电话。她胸前的那朵刺青总在他眼前晃来晃去,甚是刺眼。

他琢磨着这八百块钱怎么给她。白菜八毛一斤,豆腐一块钱四砣,八百块,都够一家人两个月的生活费了。他想自己当时怎么就答应了,八百块毕竟不是个小数目,他越想越有些吃了亏的感觉。他觉得这八百就这么白白给她,有些太便宜她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