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샤오뤼鄭小驢-필립스 면도기飛利浦牌剃須刀 3

필립스 면도기 3

2

오후에야 집에 물이 새는 것이 발견되었다. 아파트 수위가 물이 일층까지 샌다고 알려주었다. 그것은 다시 말해 샤오자의 집부터 시작해 물이 두 층의 천장을 거쳐 일층까지 샌다는 것을 뜻했다. 그 소식을 듣고 샤오자는 등골이 서늘해졌다. 서둘러 집에 돌아가 보니 아버지 두화이민杜懷民이 물에 잠긴 거실에서 반바지만 입은 채 세숫대야로 변기에 물을 쏟아 붓고 있었다. 샤오자가 둘러보니 물이 다탁까지 차올라 그 위에 있던 신문지와 수박씨가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그가 돌아온 것을 보고서 두화이민은 허리에 손을 얹고 세숫대야로 다탁을 탕, 치며 울그락불그락 무서운 표정을 지었다.

“어떻게 된 거야?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내가 나갈 때는 멀쩡했잖아. 어서 설명을 해봐!”

샤오자는 황급히 바지를 걷고서 아무 말 않고 수해와의 전쟁에 뛰어들었다. 그는 머릿속이 다 하얘진 상태였다. 나갈 때를 떠올려보면 세면대의 수도꼭지는 분명히 잠갔었고 잘 안 잠갔더라도 이 지경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는 욕실과 부엌을 다 살피고 나서야 수도 파이프가 터진 것을 알았다. 지금은 밸브도 잠겼고 터진 데도 수건으로 꽉 묶여 있었다. 수도 파이프 때문에 일어난 사고임을 알고서 샤오자는 파이프 틈으로 물이 분수처럼 뿜어져 나오는 광경을 머릿속에 그렸다. 그는 밖으로 나와 말했다.

“수도 파이프가 터졌어요.”

두화이민은 울분을 누르며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내가 아직도 그걸 모를까봐? 왜 터진 거야? 내가 나갈 때는 멀쩡했었단 말이야!”

샤오자는 감히 대답하지 못하고 얼른 방 안의 물을 퍼서 변기에 쏟아 부었다.

‘수도 파이프가 노화된 게 어디 하루 이틀 일인가. 아버지도 알고 있었으면서 왜 사람을 불러 수리하지 않은 거예요!’

물을 부으며 샤오자는 속으로 아버지를 원망했다.

두 사람은 녹초가 될 때까지 한참을 일했다. 집안은 아직 엉망진창이었지만 그래도 바닥은 훨씬 깨끗해졌다. 옛날에도 바닥은 깨끗했는데 그때는 샤오자의 어머니가 아직 살아 있었다. 지금 그녀는 위패로만 남아 더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아버지는 연달아 담배를 피워댔다. 올백머리가 마구 엉클어져 꼭 혼이 빠진 떠돌이 무사 같았다. 그는 여전히 엄했지만 옛날의 위엄은 온데간데없었다. 그러나 샤오자는 여전히 그가 무서웠다. 그는 이미 자기에게 솜사탕을 사주던 그 아버지가 아니었다. 3월 말의 날씨는 아직도 조금 쌀쌀했다. 슬리퍼를 신고 바쁘게 일할 때는 추운 줄 몰랐는데 가만히 있으니 발바닥으로 냉기가 스미는 것이 느껴졌다. 샤오자는 앉은 채로 꼼짝도 하기 싫었다. 심지어 눈을 깜박이는 것조차 귀찮았다. 그는 벽에 붙은 어머니의 사진이 계속 자기를 쳐다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녀의 눈빛에서 동정과 사랑이 느껴져 못 견디게 괴로웠다.

어머니가 유선암에 걸려 입원해서 화학치료를 받을 때 샤오자는 매일 닭곰탕을 들고 병원에 드나들었다. 그는 마침 학교가 병원과 가까워서 어머니를 간호하다 바로 수업을 받으러 가곤 했다. 어머니는 조용히 병상에 누운 채 말은 거의 하지 않고 이따금 눈을 떴다. 그녀는 빠지는 머리카락을 한 줌씩 모아 투명한 비닐봉지에 넣고서 베개 밑에 놓아두었다.

“나는 곧 죽을 거야.”

그녀는 힘없는 목소리로 중얼거리곤 했다.

“괜찮을 거예요, 엄마.”

그는 어른처럼 그녀를 위로하며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한번은 어머니가 심상치 않은 표정으로 비닐봉지 속의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을 무심코 보았다. 그가 온 것을 알고서 그녀는 얼른 머리카락을 다시 숨겼다. 그리고 또 그녀는 샤오자에게 되풀이해 캐묻곤 했다.

“얘, 말해보렴. 혹시 집을 팔지는 않았니?”

샤오자는 바로 팔지 않았다고 말했다.

“내 병은 못 고쳐. 그러니까 아빠한테 돈을 더 낭비하지 말라고 해.”

그렇게 말하고서 어머니는 길게 한숨을 쉬고는 침대에 누워 눈을 감고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 표정을 샤오자는 평생 못 잊을 것 같았다. 인간세상의 온갖 선악을 다 꿰뚫어보고 또 죽는 것을 아쉬워하고 있는 듯했다.

사진출처 Greg Panagiotoglou

飞利浦牌剃须刀 3

2

家里漏水的事是下午发现的。小区的门卫说,水都漏到一楼了。也就是说,从小加家开始往下数,滴水石穿,透过两层天花板,渗透到了一楼。听到这个消息,小加头皮一阵发凉,赶回家时,父亲杜怀民正赤着脚穿着大裤衩站在客厅的水里,用洗脸盆往马桶里倒水。小加看了看,水漫过茶几,将上面的报纸、西瓜子都漂走了。见他回来了,杜怀民叉着腰,将洗脸盆狠狠砸在茶几上,脸色灰绿得可怕,”怎么回事? 这是怎么回事? 我走时还好好的,你来给我解释解释!” 小加慌忙卷起裤脚,一言不发地加入了抗涝战争。他的大脑一片空白,记得走的时候,洗漱台的龙头分明是关了的,即便是没关紧,也不至于这样。他走进洗漱间和厨房都查看了一遍,才发现水管爆裂了。现在已关了总闸,爆裂处也被一块毛巾紧紧绑住了,但可断定是水管闯的祸,小加想象憋慌了的水从缝隙中进裂出来的情景。他走出来说,是水管爆裂了啊。杜怀民正在生闷气,暴跳如雷地瞪眼道: “我还不知道是水管—为什么会爆裂?我走时可是好好的呀!”小加不敢再接话,赶紧一趟一趟地忙着将房间里的水倒进马桶。”水管老化又不是一天两天了,你又不是不知道,也不叫人来维修维修!” 哗啦啦倒水时,小加心中埋怨道。

两人忙活了大半天,都累得够呛,家中一片狼藉,地板倒是和之前相比干净多了。以前的地板也很干净的,那是小加的母亲还在时。母亲现在端坐在神龛上,不再发言论了。父亲一根接一根地抽烟,大背头的发型全乱了,像失魂落魄时的游侠。他依旧严肃,却失去了往昔的威严。可小加依旧忌惮他。他已经不是哪个给他棉花糖的父亲了。三月末的天气还有些凉意,穿着凉拖鞋干活时没有感觉到冷,停下来时却领略到了脚心传来的冷。小加不想动,他坐在那儿,甚至懒得眨下眼。他感觉墙上的母亲一直在瞪着他,目光中带着垂怜和疼爱,让他很难受。

母亲患乳腺癌住院化疗的那段日子,小加天天提着鸡汤往医院跑。他学校刚好挨着医院,看完母亲紧接着就去上课。母亲静静地躺在病床上,很少说话,偶尔睁开眼睛。她一把把地收集掉下来的头发,用透明的小塑料袋装着,压在枕头底下。”我就不行了”,她含糊不清地一遍遍念叨。“不会有事的,妈妈。” 他学着大人的样子安慰她。悄悄地流着泪。有一回他无意间撞见母亲意味深长地把玩着塑料袋里的头发,见他来了,赶紧又把头发藏了起来。这神情是无奈的、叹息的,仿佛看透了人世间的种种善恶,又带着临走前的不甘。她不止一次逼问小加,”儿子你告诉我,家里的房子是不是卖掉了?” 小加赶紧说没有。”我的病是治不好了的,告诉你父亲,别让他再浪费钱了。” 说完长叹了一声气,躺在床上开始闭目凝思。这精神,让小加一辈子也忘不了,仿佛看透了人世的种种善恶,又带着临走前的不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