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 한시-대복고戴複古 초여름 장원(張園)에서 놀면서初夏游張園

초여름 장원(張園)에서 놀면서初夏游張園/송宋 대복고戴複古

乳鴨池塘水淺深 새끼 오리 노니는 연못은 깊고 얕으며
熟梅天氣半陰晴 매실 익은 계절 날씨 맑은 듯 흐린 듯
東園載酒西園醉 동원으로 술 싣고 가 서원에서 취하여
摘盡枇杷一樹金 비파나무 황금 열매 모조리 따 먹었네

4월이나 5월을 매월(梅月)이라고 한다. 즉 매실이 익어가는 초여름을 말한다. 이때는 날씨의 변덕이 많다. 또 수온이 상승해 어린 새끼 오리들이 놀기에도 좋다.

내가 중국 소주(蘇州)에 가보니 비파가 매우 대단위로 재배되고 있었다. 특히 동산(東山)이란 곳에 가니 한겨울인데도 비파의 꽃을 귤과 함께 길가에서 팔고 있었다. 지금쯤에는 살구처럼 익은 열매를 판다. 이 시는 통쾌하게 술을 마시고 한 바탕 호기 있는 풍류를 즐긴 일을 다루고 있는데 묘사가 아주 탁월하여 생동감이 있다.

장원(張園)은 장씨 성을 가진 사람의 장원(莊園) 같은데 정확히 알지 못한다. 다만 시 내용으로 보면 이 장원이 동서로 나누어 있었던 것 같다. 처음에 동원으로 술을 싣고 가서 한 바탕 마셨는데 흥취가 도도해져 서원으로 자리를 옮겨 2차를 하고, 또 술안주가 다 떨어지자 나무 에 달린 누렇게 익은 비파를 따 먹었다고 한다. 아마도 술이 깬 뒤에 비파나무에 비파가 하나도 안 달린 걸 서로 쳐다보며 한 바탕 웃었을 것도 같다.

1,2 구의 오리와 매실, 그리고 날씨를 묘사한 것도 좋거니와 3, 4구의 속도감과 술자리의 도도한 주흥, 쾌활한 여운은 매우 신선하고 강한 인상을 남긴다.

대복고(戴複古, 대략 1167~1248)는 남송 시대 시인으로 지금 절강성 대주(臺州) 황암(黃巖) 사람이다. 지난 108회에 소개한 <저물어가는 봄날[春晩]>의 작가 좌위(左緯)와 동향이다. 육유(陸游)에게 시를 배웠고 사방으로 떠돌아다니다 돌아온 뒤로 시가 크게 진보하였는데 진덕수(眞德秀)가 맹호연에 뒤지지 않는다고 평가한 뒤에 천하에 이름이 났다.

初夏池塘, 사진 출처 华明的博客

365일 한시 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