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복제 근절을 위한 중국 출판계의 노력

지난 3월에 열린 중국 최대의 연례 정치 행사, ‘양회’(兩會,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는 미중 통상마찰을 의식해서인지 지적재산권 보호와 지적재산권 침해 금지 제도 개선에 관해 예년보다 열띤 토의가 이뤄졌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국가판권국(國家板權局)이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国家網信辦), 공업정보화부(工信部), 공안부(公安部)와 함께 2005년부터 매년 하반기에 실시하고 있는, 전국적 인터넷 불법복제 근절 캠페인 ‘검망(劍網)2018’의 성과에 대한 보고가 이뤄졌다. 작년 ‘검망2018’은 불법복제 링크 185만 개를 삭제하고 인터넷 불법복제물 123만 건을 수거했으며 인터넷 불법복제 사례 544건을 적발했다. 그 결과, 형사 고소 74건, 손해배상금 1억 5천만 위안의 청구가 이뤄졌다고 한다.

또한 비슷한 시기, 출판계 최대의 자체 저작권보호 조직인 18년 역사의 ‘베이징지역 15개 출판사 반불법복제연맹’(京版十五社反盗版聯盟)도 연맹 업무 보고를 통해 새로 지식재산권출판사와 화학공업출판사가 가입함으로써 연맹 참가사가 38개로 늘었으며, 작년 한 해 동안 정부 유관 부서와의 긴밀한 협조로 대형 불법복제 행위 24건을 조사, 처리하고 불법복제 도서 은닉처 29곳과 불법인쇄, 제본소 10곳을 적발하는 한편, 무려 291만여 권의 불법복제 도서를 압수하고 22명을 형사 고소했다고 발표했다. 적발된 불법복제 행위 중 가장 규모가 컸던 것은 압수 도서가 55만 권, 정가 총액은 2,000만 위안이 넘었으며 그중 대부분은 고가의 학생용 교재인 외연사(外硏社)의 󰡔신개념영어󰡕와 상무인서관(商務印書館)의 󰡔현대한어사전󰡕이었다고 한다.

이처럼 현재 중국에서는 민관, 즉 정부와 출판계가 공히 저작권 보호를 위한 불법복제물 단속 활동을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다. 제도적인 처벌 수위도 매우 높아져서 2016년 베이징에서 체포된, 360여만 권의 불법복제 도서를 유통한 일당 같은 경우는 배상금 150만 위안에 2년 6개월에서 4년간의 징역형에 처해졌다. 그리고 2014년 8월,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에 지적재산권 전문 법원이 설치되고 법률 시장에 지적재산권 전문 변호사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 역시 중국의 저작권 환경 개선을 알려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출판미디어상보》(中國出版傳媒商報) 2019년 3월 15일자 보도에서 인민위생출판사 우쿤(吳琨) 부주임은, 해당 출판사가 여전히 매년 전국 13개 이상의 성, 직할시, 자치구를 돌며 불법복제 도서 판매 서점 및 복사집 30여 곳을 평균적으로 적발하고 있으며 그 피해액이 연간 1,300만 위안이 넘는다고 소개하였다. 그리고 오프라인에서는 불법복제 도서 단속 범위가 학교 주변, 심지어 학교 안까지 확대되어야 하며 온라인에서는 더 넓고 교묘하게 확대되는 저작권 침해 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별, 유관 부서별 협조 기제를 더 정교하게 가다듬어야 한다고 대응책을 제시했다.

위와 의견에 비춰보면 현재 중국의 불법복제물은 민관의 단속 활동이 강력해지는 것만큼이나 한층 기승을 부리고 있는 듯하다. 제도의 힘으로 불법 행위를 다 근절하기에는 아직 민간의 저작권 관념이 충분히 성숙하지 못한 탓이라고 봐야할 것이다. 하지만 5년 전까지만 해도 마르케스의 󰡔백년간의 고독󰡕 중국어판이 인터넷 오픈 마켓 타오바오에서 정식판과 불법복제본이 뒤섞인 채 40위안에서 10위안까지 다양한 가격으로 팔리고 있었다. 적어도 지금은 그렇게 불법복제물이 아무 제지 없이 공공연히 판매되는 상태에서는 벗어났다.

그러면 마지막으로 외국 출판물에 대한 저작권 침해 행위와 관련해서는 어떤 특별한 사례가 있었을까? 이와 관련해 이미 중국에 다수의 도서 저작권을 수출한 영국 옥스퍼드출판사나 미국 펭귄 랜덤하우스 같은 해외 유명 출판사들 은, 애초에 중국 당국과 출판사의 적극적인 협조를 기대하지 않고 오래전부터 현지에 대표처를 설치해 계약 업무를 관리하게 하는 동시에 저작권 침해 동향까지 체크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특정 저작권 침해 사건에 대해 소송을 제기한 예는 아직까지 알려진 바 없다. 사실 중국 국내 출판사들조차 사내에 불법복제 감시팀을 두고 계속 온, 오프라인 불법복제물을 적발하게 하면서도 그중 큰 건에 대해서만 겨우 형사고발을 하는 형편이니, 중국 내에 뚜렷한 거점이 없는 해외 출판사들로서는 쉽게 법적 조치를 취하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순수 출판물 이외의 게임과 애니메이션 분야에서는 해외 저작권사의 고소와 승소 사례가 제법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2017년에는 홍콩 밍허(明河)출판사가 중국 모바일게임 《무협Q전》이 김용 소설의 스토리와 인물 구조를 표절했다는 이유로 게임사에 손해배상을 청구해 배상금 300만 위안을 받아냈으며 2018년에는 일본 도에이영화사가 역시 중국 모바일게임 󰡔몽상해적왕󰡕에 의해 유명 애니메이션 《원피스》의 이미지가 표절되었음을 법정에서 입증해 무려 1631만 위안의 배상금을 받아냈다. 따라서 해외 저작권사의 자명하고 합리적인 증거 제시에도 불구하고 중국 법원이 무조건 자국 기업에 편향된 판결만 내릴 것이라고 예단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