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슈화余秀華-남풍이 헝뎬 마을에 불었다南風吹過橫店

위슈화, <남풍이 헝뎬 마을에 불었다>

요 며칠 남풍이 거셌다. 만물이 앞 다퉈 허리를 숙였다
난 보았다, 모종이 낮아진 것을, 미루나무가 낮아진 것을, 띠풀이 낮아진 것을
밥 짓는 연기도 낮아지고, 용마루는 낮아지지는 않고 한들거리는 느낌인데, 텅 빈 배 한 척에 
물고기와 새우가 들락거렸다. 아, 누가 맡을까, 지금 헝뎬(橫店) 마을에
넘쳐나는 비린내를
이따금 나는 별빛 침침한 곳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있다, 뭘 걸쳤는지는
신경도 쓰지 않고
한 마을은 그리 쉽게 무너지지 않고, 한 마을 사람은 그리 쉽게
눈물을 내주지 않는다
그렇다, 내가 존재한 수십 년간 그것은 존재했다. 내가 사라질 때
그것은 내게 일부를 내주며 진흙 속으로 가져가게 할 것이다
하지만 어느 밤에 또 그것이 밖으로 자라날지 모른다
한 마을 사람은 그리 쉽게 사랑을 말하지 않고, 또 쉽사리
한 그루 나무를 이곳에서
어느 곳으로 옮기지도 않는다

南风吹过横店

这几天,南风很大。万物竞折腰
你看见秧苗矮下去,白杨矮下去,茅草矮下去
炊烟也矮了,屋脊没有矮,有飘摇之感,一艘船空着
鱼虾进进出出。哦,谁嗅到了此刻的横店村
溢出的腥味
有时候,我盘坐在星光灰暗的地方,不在意
身上的衣裳
一个村子没有那么容易倾塌,一个村民没有那么容易
交出泪水
嗯,我在的几十年,它就在。我消失的时候
它会给出一部分,让我带进泥土
但是不知道在哪个夜晚它又会长出来
一个村民没有那么容易说出爱,也不轻易
把一棵树从这个地方
搬到哪个地方

橫店鎮 사진 출처 網易博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