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화의-위응물韋應物 도연명을 모방하여效陶彭澤

도연명을 모방하여效陶彭澤/ 위응물韋應物

霜露悴百草, 서리 온갖 풀 시들게 하나
時菊獨妍華. 제철 국화꽃만 유독 예쁘다.
物性有如此, 국화의 본성이 이러하니
寒暑其奈何. 추위 더위도 어쩌지 못한다.
掇英泛濁醪, 국화꽃 따서 탁주에 띄우고
日入會田家. 해 지자 농가에서 모인다.
盡醉茅檐下, 초가집 처마 아래서 흠뻑 취하니
一生豈在多. 인생 즐거움 어찌 많음에 있으랴.

[해제]

시제의 ‘팽택’은 지금의 강서성에 속한 현 이름이다. 도연명이 이곳에서 잠시 현령을 지내다가 쌀 닷 말 때문에 향리의 소인에게 허리를 굽힐 수 없다하여 관직을 버리고 전원에 들어가 은거했기에 그를 ‘도팽택’이라 부른다. 위응물은 ‘도연명을 사모하여(慕陶)’(<東郊>) 화도시(和陶詩)를 지었는데, 이 시는 도연명의 <음주>(4) 시체를 모방하여 지었다.

秋菊有佳色, 가을국화 색깔 고와
裛露掇其英. 이슬 머금은 꽃잎 따노라.
泛此忘憂物, 이를 근심 잊는 술에 띄우니
遠我遺世情. 속세 버린 내 심정 멀어지노라.

가을에 서리가 내리면 온갖 풀들은 시들어버리지만, 국화는 서리도 이겨낼 만큼 오만하다 하여 ‘오상(傲霜)’이라 했다. 도연명은 술을 근심을 잊게 해주는 ‘망우물’로 표현하여 국화꽃을 탁주에 띄워 마시곤 했다. 위응물은 도연명의 이러한 경지를 사모하며 이를 따르고자 했다. 위응물에게 인생의 ‘다(多)’란 무엇일까? 재산, 관직, 자식, 장수, 인생의 번다함? 모두 아우를 것이다. 곧 국화꽃 축제가 다가온다. 올 가을엔 도연명을 흉내내보리라.

《歸去來圖》 元 佚名(舊傳趙孟頫)國立故宮博物院藏, 사진 출처 國立故宮博物院

오언고시 상 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