옌거顔歌 비극의 극장悲劇劇場 4

옌거, <비극의 극장>-4

류룽룽은 윈징雲景빌딩 17층에 살았다. 며칠 전 그녀가 입원했을 때 옷가지를 챙겨 갖다 주기 위해 나는 고모와 함께 그곳에 급히 들렀었다.

이제 유심히 그 빌딩을 살필 수 있게 되어 나는 비로소 그곳이 상당히 심각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복도에는 정체불명의 오물이 묻어 있고 복도 끝의 비상구는 미처 처리 못한 쓰레기 더미로 막혀 있었으며 엘리베이터 입구에서 엘리베이터가 내려오기를 기다릴 때는 몸에서 악취가 나는 외지 남자가 옆에 서서 한동안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다.

그 남자는 뜻밖에도 나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았다. 나는 얼른 17층을 눌렀고 그 다음에는 혼자 엘리베이터 안에서 류룽룽의 집에 관한 기억을 떠올렸다. 며칠 전에는 너무 경황이 없어 별로 남은 기억이 없었다. 그저 방 안이 매우 어지러웠고 창문이 활짝 열려 문을 열자마자 품안 가득 바람이 밀려들었던 것만 생각났다.

어쨌든 아직 삼월이었으므로 나는 머리를 움츠린 채 차가운 바람을 맞을 준비를 하고 문을 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실내는 깔끔하고 따뜻했으며 모든 물건이 정연하게 정리가 돼 있었다. 마치 며칠 전의 기억은 당시 내 심정의 반영에 불과한 듯했다. 더구나 침실에는 불이 켜져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누군가의 잠긴 목소리가 들려왔다. 흐느끼고 있는 듯했다.

그것은 그 빌딩의 으스스한 분위기와 딱 어울려서 나는 소름이 쫙 끼쳤다. 동시에 안에 있던 사람도 놀랐는지 그가 벌떡 일어나 묻는 소리가 들렸다.

“누구세요?”

젊은 남자의 목소리였다. 힘이 있고 조금 쉬어 있었다.

내가 누구냐고?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당황한 와중에 나는 어쩔 수 없이 말했다.

“나예요.”

그 고약한 말 습관은 류룽룽의 전매특허였다. 아주 오랫동안 전화를 걸 때든 노크를 할 때든, 아니면 친한 사람에게든 낯선 사람에게든, 다른 사람이 누구냐고 물으면 그녀는 모두 “나예요.”라고 답했다. 다시 물어도 똑같은 말만 했다. 그야말로 고집스럽기 그지없었다. 언젠가 내가 “네가 누구인지 남이 어떻게 아니?”라고 꾸짖자, 그녀는 예상했던 대로 다른 진지한 물음에 답할 때와 마찬가지로 건성으로 “아우, 나는 나잖아.”라고 말했다.

사실 일 초도 안 되는 시간에 나는 문가에 서서 그 일들을 떠올렸다. 그때 안에 있던 사람이 튀어나와 내 손을 꽉 붙잡고 소리쳤다.

“룽룽!”

고모처럼 그도 결국 내가 류룽룽이 아닌 것을 깨닫고 얼른 내 손을 놓고는 난처한 눈빛으로 말했다.

“누구시죠?”

당연히 나는 그녀처럼 그에게 “나는 나예요.”라고 답하지 못했다.

“저는 그 애 언니에요.”

그는 아래위로 나를 훑어보다가 이제 알겠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아, 룽룽한테 당신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안녕하세요, 저는 룽룽의 남자친구예요.”

나는 계속 침묵을 지켰다. 그는 그제야 자기소개가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고 덧붙여 말했다.

“저우윈타오周雲濤라고 합니다.”“안녕하세요.”

나는 마침내 입을 열고서 마음속으로 “저우윈타오.”라고 그의 이름을 따라했다.

“안녕하세요.”

그는 말했다.

“그게, 저는, 물건을 가지러 왔어요.”“아, 그렇군요. 저도 물건을 가지러 왔어요.”“그, 그러면 가져가세요. 저는 먼저 가볼게요.”

그는 키가 큰 청년이었고 체격도 건장해서 류룽룽이 좋아할 타입으로 보였다. 그러나 지금은 얼굴이 매우 초췌하고 두 눈이 충혈되어 있었다.

그의 반응 때문에 나는 내가 절도범이 된 듯한 기분이 들어 서둘러 말했다.

“괜찮아요. 저는 괜찮으니까 계속 있으셔도 돼요. 제가 먼저 가볼게요.”

돌아서서 가려고 하는데 그가 나를 만류하며 말했다.

“괜찮아요. 저 혼자 있어도 괴로우니까 앉아 있다 가세요.”

그의 표정은 여전히 가엾기 그지없었다. 그래서 나는 의자에 앉았고 그는 마치 자기가 주인인 양 나를 대접하러 부엌에 들어갔다.

저우윈타오는 뜻밖에도 오렌지주스 한 잔을 내게 가져다주었으며 자기도 한 잔을 따른 뒤 다른 일인용 소파에 앉아 한 모금 마시고 조용히 있었다.

나는 뭔가 할 말을 찾아 침묵을 깨려 했다. 보통 처음으로 사촌 여동생의 남자친구를 만나면 물어볼 말이 많을 것이다. “둘이 얼마나 오래 사귀었죠?”, “어떻게 알게 됐어요?” 등등. 친척으로서 당부도 한 마디 덧붙일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걔는 성질이 안 좋으니 좀 너그럽게 봐주세요.”라고 말이다.

하지만 지금 그런 말들은 죄다 시의적절하지 않았다. 나는 잠시 어쩔 줄을 모르다가 아무렇게나 질문을 던졌다.

“뭐하시는 분이죠?”

그는 잠깐 멍하니 있다가 뒤늦게 내 질문을 의식하고 답했다.

“시립 제3교향악단에서 일합니다.”

신문에서 류룽룽의 새 연재소설을 발견했을 때처럼 나는 귀가 윙윙 울렸다. 그는 계속 자기를 소개했다.

“저는 호른 주자입니다.”

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내가 왜 웃는지 의아해했다.

“왜 그러시죠?”“아니에요, 아니에요.”

그가 나를 관찰하게 내버려두며 나는 고개를 흔들어 억지로 웃음을 참았다.

그는 내가 왜 웃는지 알 수 있는 방도가 없었다. 아마도 내가 슬픔이 지나쳐서 그런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았다. 내가 웃은 것은 류룽룽이 꼭 미련한 햄스터처럼 모든 진실을 허구의 문학작품 속에 집어넣었고, 그래서 내가 ‘기억을 되찾은 호른 주자’에서 한 가닥 위로를 찾을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이었다. 그녀가 묘사한 그 호른 주자는, ‘나’와 하룻밤 사랑을 나누고 ‘나’와 비슷하게 생긴 옛 연인을 찾아 헤매는 그 호른 주자는 알고 보니 그녀의 남자친구였던 것이다.

“전에는 머리가 길지 않았나요?”

나는 탐문하듯 물었다.

“맞아요. 그걸 어떻게 아시죠?”

그는 조금 놀라며 물었다.

나는 결국 소리 내어 웃었다. 그는 류룽룽의 소설을 못 봤을지도 몰랐다. 아니면 좋아하지 않거나 시간이 없었을 수도 있었다. 그래서 그녀가 그렇게 미욱스러면서도 단정하게 그 자신을, 용모와 직업과 신분과 그들 사이에 일어났거나 일어날지 모르는 일까지 빠짐없이 신문에 옮겨놓은 것을 볼 기회를 잃었다. 나는 소설 속 호른 주자의 이미지에 관한 묘사를 떠올려보고서 둘이 완전히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나는 웃음을 그칠 수 없었다. 웃음소리는 마치 스스로 생명력이 있는 것처럼 내 허약한 신체에서 튀어나와 그 집의 공간을 꽉 채웠다.

“왜 웃는 거죠?”

저우윈타오가 물었다. 조금 화가 난 목소리였다.

나는 얼른 웃음을 억누르고 정색을 하며 말했다.

“룽룽의 어릴 적 일이 생각나서 그랬어요.”“네? 무슨 일인데요?”

나는 그의 주의를 돌려놓는 데 성공했다.

그래서 나는 어쩔 수 없이 그녀의 어릴 적 일을 그에게 얘기해줘야 했다. 머리를 쥐어짜 적당한 사건을 골라서 방금 전 내 추태를 설명하려 했다.

나는 그에게 어느 작문 시험에서 류룽룽이 시간이 없어 규칙대로 글을 쓰지 못하고 「사랑해요, 장張 선생님」이라는 제목의 아부성 글을 써낸 일을 이야기해주었다. 막 사범학교를 졸업한 그 여교사는 자신을 하늘 높이 추어올려준 그녀의 글 솜씨에 감동한 나머지 반 학생들 앞에서 그 글을 읽어주었다. 그래서 그녀는 위기를 모면했을 뿐만 아니라 그때부터 작문 일등의 영예를 얻었다.

그 이야기를 나는 꽤 여러 번 사람들에게 이야기해준 적이 있었다. 그때는 그녀가 막 몇 편의 소설을 발표했을 때였으며 나는 그것들을 주변 사람들에게 다 읽히고 그 이야기를 해주면서 그녀가 천생 이야기꾼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 이야기의 기승전결과 디테일한 묘사까지 능수능란하게 말해줄 수 있었으므로 저우윈타오는 웃겨서 크게 소리 내어 웃었다.

우리 두 사람은 함께 한참을 웃었다. 거실 안이 다시 조용해지자 그가 말했다.

“룽룽은 이 세상의 어떤 사람과도 달랐어요.”

그는 그렇게 그녀를 찬미했다. 죽음으로 인해 나의 그 변덕스럽고 색다른 것을 좋아하며 무차별로 사람들과 반목하던 사촌 여동생은 무수한 칭찬을 들었다.

그녀의 죽음으로 인해 우리는 모두 어쩔 수 없이 그녀를 그리워하며 우리의 기억을 정리하게 되었다. 혹은 그녀를 그리워하는 시늉을 하면서 그녀와의 관계가 얼마나 오래전에 멀어졌는지, 마지막에 만났을 때 또 얼마나 심하게 싸우고 상대방을 혹독하게 저주했으며 평생 안 보겠다고 씩씩대며 맹세했는지 잊은 척했다.

하지만 그 사건들은 결국 지나가고 추억이 되어 색과 감정을 잃었다. 죽음이라는 키는 나쁜 불순물을 걸러내고 좋은 것만 떨어뜨려 마치 그것만이 우리의 몸을 구성하는 성분인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었다.

“그건 과거에게 들려주는 소리지.”

《소리 악단》의 첫 번째 챕터에서 지휘자는 이렇게 표현했다.

颜歌 悲剧剧场 4

刘蓉蓉住在云景大厦第十七层,她住院的时候,为了收拾一些衣服给她,我和姑妈一起匆匆去了一次。 

  直到可以正眼打量这座大厦了,我才发现它名不副实得厉害――楼道里都是来历不明的污垢,楼道尽头的安全出口几乎被大量还没来得及处理的垃圾堵了个严严实实,在电梯口等电梯下来的时候,我身边一个发出异味的外地男人让我背脊发凉了好一阵。 

  他居然没同我进一个电梯,我赶紧按下十七楼,之后得以独自在电梯中回忆这处住所――几天前的匆忙没给我留下什么印象,只记得屋里相当杂乱,并且窗户大开,一开门风就可以涌入满怀。 

  毕竟才是三月,我缩着头以迎接寒风之势开了门,却发现室内洁净温暖,各种东西都井井有条,好像之前的横尸遍野不过是我当时心境的写照――卧室居然亮着灯,不只如此,还传来低哑的人声,似是哭泣。 

  这正符合大厦让人毛骨悚然的氛围,我不寒而栗,同时,里面的人也被吓了一跳,我听到有人站起来,问:“谁?”――是个青年男子的声音,中气十足,有些沙哑。 

  他问我是谁?这问题却让我不知道如何回答。手足无措间,我只有说:“我。” 

  这顽劣的习惯只有刘蓉蓉有,长久以来,无论是打电话还是敲门,无论熟人或者陌生人,别人问她是谁,她都说:“我。”再问,依然是同一个答案,冥顽不灵到极点――我曾经教育她:“别人哪知道你是谁呀?”可以预料,和任何严肃的问题一样,她依然吊儿郎当地说:“哎呀,我就是我嘛。” 

  其实只有不到一秒钟,我站在门口想到这些事,里面的人已经冲了出来,他冲出来握着我的手,叫我:“蓉蓉!” 

  ――和姑妈一样,他终于发现我并非刘蓉蓉,于是赶紧放了我的手,尴尬地看着我,问我:“你是谁?” 

  自然,我不能像她一样,回答他“我就是我”,我说:“我是她姐姐。” 

  他上下打量着我,终于露出了然的神情,他说:“啊!我听蓉蓉说过你,你好,我是她男朋友。” 

  我继续沉默,他这才发现自己的介绍尚未完全,于是补充:“我叫周云涛。” 

“你好。”我终于说,在心里默念了一次他的名字,“周云涛。”

“你好。”他说,“那个,我,是来拿东西的。”

  “噢。好的,”我说,“我也是来拿些东西。” 

  “那,那你拿,我先走了。”他是一个长得很高的男孩,身材魁梧,看起来是刘蓉蓉会喜欢的类型,不过此刻神情非常憔悴,双眼通红。 

  他的样子让我觉得自己简直就是一个人室抢劫犯,我连忙说:“没事,我没急事,你待着吧,我先走了。” 

  我转身要走,他却拦住了我,说:“没事,我一个人也难过,你坐会吧。” 

  他的神情依然令人心碎,于是我坐了下来,他像主人一样走进厨房去给我倒水。 

  周云涛居然给我端了一杯橙汁出来,也给自己倒了一杯,然后坐在另一张单人沙发上,喝了一口,不说话。 

  我寻找一些话来打破沉默。在通常的情况下,第一次见到表妹的男友,应该有很多话可以问,例如:“你们在一起多久了?”“是怎么认识的?”还有家人必须附注的叮嘱:“她脾气不好,麻烦你多担待些。”之类。 

  但是现在,这些话统统成为了不合时宜的,我一时手忙脚乱,胡乱捡了一个问题,问他:“你是做什么的?” 

  他愣了一会,才意识到我在问他,于是回答我:“在市三交响乐团工作。” 

  就像在报纸上看见刘蓉蓉新连载的时候一样,他的回答让我耳鸣了。 

  “我是吹圆号的。”他接着介绍自己。 

  我就笑起来。 

  他被我笑得莫名其妙,问我:“怎么啦?” 

  “没事,没事。”任凭自己被他打量,我摇头忍住了笑。 

  他一定没有办法理解我笑的原因,可能还认为是悲伤过度所致,但并非如此。我笑是因为刘蓉蓉的确就像一只愚蠢的仓鼠,把一切真实都摆入虚构的文学作品中,也使得我终于在《追回记忆的圆号手》中寻得了一丝安慰:她写到的那个圆号手,那个和“我”一夜情的圆号手,寻找着一个和“我”有着相似面孔的旧日情人,原来就是眼前的男人。- 

  “你以前是不是长头发?”我试探着问了一句。 

  “是,你怎么知道?”他有些惊讶。 

  我终于笑出了声,他可能并不看刘蓉蓉的小说,或者不爱,或者没有时间,所以他失去了那个机会,看见她就那样粗鲁而端正地把他摆在了报纸上,相貌、职业、身份,他们之间可能发生和曾经发生的事情,一件不落――我回忆故事中对圆号手形象的描述,发现俨然就是同一个人。 

  我停不下来,笑声好像自己拥有了生命力,窜出我虚弱的身体,填满了整个空间。 

  “你笑什么?”周云涛问我,他的声音有些恼怒了。 

  我赶紧努力克制住了,正色说:“没有,我想到了蓉蓉小时候的事。” 

  “哦?什么事?”他成功地被我转移了注意力。 

  于是我不得不拿出一些她小时候的事来讲给他听,努力搜肠刮肚,想出一个恰当的事件,以解释自己刚刚的失态。 

  我就给他讲了一次考试,刘蓉蓉因为没有时间规规矩矩写出命题作文,就写了一篇马屁文章,叫作《我爱你,张老师》――把她刚刚师范毕业的女老师吹捧得云里雾里,感动不已,并在全班同学面前念了这篇作文,她因此逃过一劫,还从此获得了“会写作文”的美誉。 

  这个故事我对人讲过好多次,那个时候她才刚刚发表一些故事,我就拿给身边所有的人看,并且说到这个故事,说她天生就该是个编故事的――因此,对故事的起承转合,细节描述,我都已经熟能生巧,把周云涛逗得大笑起来。 

  我们两个一起笑了一阵,直到客厅里重新冷落下来,他说:“蓉蓉和这个世界的其他任何人都不一样。” 

  ――他就这样给了她如此美誉。因为去世,我那喜怒无常、见异思迁、翻脸不认人的表妹得到了许许多多的表扬。 

  因为她的去世,我们许多人都不得不开始怀念她,梳理我们的回忆,或者做出怀念她的样子,假装忘记自己和她的关系已经疏远了多么久,在我们最后一次相见的时候,我们是多么激烈地争吵,多么怨恨地诅咒对方,多么愤愤地发誓永生再也不要相见。 

  但是这些事件终于过去了,它们成为了回忆,就失去了色彩、情绪,死亡这把筛子留住坏的尘埃,落下了好的,好像这就是组成我们躯体的全部成分那样。 

  “那是吹给过去听的声音啊。”――在《声音乐团》的第一章中,指挥家就是这样形容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