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우원예周文業 선생과의 대담

조관희(趙寬熙 상명대 중문과 교수) 진행
송지현(宋之賢 北京大 東方學部 博士生: 현재 안양대 교수) 진행
김효민(金曉民 北京大 中文系 博士生: 현재 고려대 교수) 정리

대담을 진행하고 있는 저우원예 선생과 송지현 교수(왼쪽), 사진 ⓒ 조관희, 2001

송지현 : 중국 고전문학의 정보화 작업에 있어서의 어려움과 그 해결 방안, 그리고 한중일 삼국의 고전문학 정보화에 있어서의 협력 문제에 관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우원예 : 중국 고전문학의 정보화 작업은 크게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모든 고전문학의 텍스트들을 입력하여 디지탈화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그런 기초 위에서 전문적인 연구를 진행하는 것입니다. 첫 번째 작업의 어려움은 작업량이 너무 크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작업에는 일정한 자금 지원이 필요한데, 자금의 조달 방식은 타이완처럼 국가의 지원 하에 진행되는 것이나 대륙이나 홍콩처럼 기업의 도움을 받는 경우, 또는 저처럼 개인이 직접 추진하는 경우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방면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대륙을 놓고 본다면 아직 통합적인 계획이 마련되지 못한 채 각 주체들이 고립 분산적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각기 그 형식적인 측면에 있어서도 서로 통일되어있지 못해 상호 호환이 매우 어렵다는 난점도 있습니다. 이런 문제는 앞으로 갈수록 더 커질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방면에 있어서 타이완이 비교적 잘 해결해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타이완은 중앙연구원 같은 국가 기관 주도로 작업을 진행해 모든 격식이 비교적 통일되어 있지요.

저우원예 선생, 사진 ⓒ 조관희, 2001

또 한 가지 문제는 어떻게 판본을 선택해서 무엇을 만드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때문에 데이타베이스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고전문학 전문가가 참여해야 하고 컴퓨터나 인터넷 방면의 전문가가 참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고전문학 전문가가 학술적 요구와 계획을 제기하고 컴퓨터 전문가가 그것을 기술적으로 처리해야 합니다. 완벽한 기획을 가지고 각 부문의 협력 속에 단계적으로 차근차근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른 한 가지 문제는 고전문학의 디지탈화는 상업성이 비교적 낮다는 것인데, 때문에 국가나 기업의 투자가 필요하고, 이 작업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연구자들이 직접 작업에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한다면 자금이나 인원 등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봅니다.

이 방면에 있어서 한중일 삼국은 상호 협력할 수 있는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삼국지연의』를 예로 놓고 볼 때, 대륙에는 『삼국지연의』의 판본들이 많은데, 학자들이 이에 대해 심도 있는 연구를 하고 있고, 일본의 경우에도 『삼국지연의』 판본이 많은데 이에 대해 김문경, 우에다 노조무(上田望), 나카가와 유(中川諭) 등이 심도 깊은 연구를 진행해 심지어 대륙의 연구를 앞지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많은 학자들이 『삼국지연의』를 오랫동안 연구해 오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중일 3국은 상호 협력할 수 있고, 각국이 각자의 자료를 발굴함으로써 정보화 작업을 훌륭하게 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공동 작업에는 전제가 있습니다. 우선 반드시 코드를 통일해야 합니다. 현재로서는 마이크로 소프트의 운영체계를 이용하면 텍스트의 상호 전환에 있어서 큰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두 번째는 한중일 삼국이 동일한 데이타베이스 형식을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3국이 모두 이용을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3국이 우선 어떤 한 항목을 정해 추진해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3국에 모두 영향이 큰 『삼국지연의』의 데이타베이스화는 그 중 시범적인 작업이 될 것입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두 가지 작업이 곧 시작될 것입니다. 첫 번째로 일본의 나카가와 유(中川諭) 선생과 우에다 노조무(上田望) 선생이 이미 “삼국지연의연구논저” 데이타베이스를 만들었고 중국에서도 선보쥔(沈伯俊) 선생이나 기타 젊은 학자들이 데이타베이스를 만든 바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이 데이타베이스는 형식이 다릅니다. 따라서 이런 데이타베이스의 형식을 통일한다면 서로 활용할 수 있고, 이후 이런 자료들을 인터넷에 올려 언제든지 볼 수 있도록 하고, 또 계속 새로운 자료들을 추가시킬 수도 있습니다. 또 한 가지 협력할 수 있는 측면은 판본의 데이타베이스화입니다. 이 작업은 제가 이미 초보적인 작업을 한 바 있습니다. 다음 단계로는 나카가와 유(中川諭) 교수와 일본 소장의 판본을 데이타베이스화 하는 작업을 함께 진행할 것입니다. 한국도 이 작업에 참여해 이후 3국이 최종 성과를 나누어 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우원예 선생, 사진 ⓒ 조관희, 2001

이런 작업은 매우 큰일이지만 우공이산의 정신으로 꾸준히 추진해 나간다면 언젠가는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물론 결국 컴퓨터가 사람을 대신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그래도 컴퓨터가 해결해줄 수 있는 문제를 사람이 직접 한다면 상당히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니 이러한 작업은 매우 의미가 큰 것입니다.

[엮은이 주: 이 글은 원래 『중국소설연구회보』 제36집(1998년 11월)에 실린 것을 엮은이가 수정 보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