옌거顔歌 비극의 극장悲劇劇場 2

옌거, <비극의 극장>-2

열흘 전, 소설가는 융안시 제3교향악단 음악당 관람석에서 추락했다. 어느 유럽 지휘자의 지휘로 차이코프스키의 《비창》이 연주되었던 그날, 그녀는 많은 관람객들이 퇴장하고 있을 때 갑자기 떨어졌고 장내에 놀란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실족을 한 것인지, 아니면 누구에게 밀려 떨어진 것인지는 밝힐 방법이 없었다. 관람석이 그리 높지 않았고 복도에 떨어지자마자 바로 병원에 실려가 응급조치를 받았지만 그녀는 열흘간 혼수상태로 있다가 숨이 끊어졌다.

기나긴 기다림 끝에 마침내 “비극을 상연하는 극장은 결국 비극으로 끝난다.”는 그 말이 다시 내 눈에 띈 듯했다.

소설가는 책상 위에 넙죽 엎드려 턱으로 그 수첩을 누른 채 창으로 비치는 빛을 얼굴에 쬐며 내게 웃으며 말했다.

“이게 이 이야기의 마지막 문장이야. 괜찮지 않아?”

확실히 그랬다.

소설가의 죽음은 평화로운 융안시에 논란을 불러 일으켰고 이튿날 신문의 열띤 화젯거리가 되었다. 그녀는 시 신문의 별 볼 일 없는 연재 작가에서 일약 위대한 인민예술가가 되었다. 《융안일보》는 큰 편폭을 할애해 그 비극을 보도했을 뿐만 아니라 소설가의 사진까지 실었다. 사진 속의 그녀는 여전히 긴 머리였고 미색 셔츠를 입고 있었으며 보기 드물게 단아한 용모였다. 그 허구적인 아름다움이 모르는 사람들의 슬픔을 더 부채질할 게 분명했다.

융안시 방송국의 제6채널에서 소설가의 어머니를, 그러니까 내 고모를 인터뷰하기도 했다. 화면 한가운데에 서 있는 그녀는 너무 울어서 사람의 몰골이 아니었다. 온통 산발한 모습은 차마 보고 있기가 힘들 정도였고 황갈색 반점이 특히 두드러져 보였다. 우리 완푸가의 이웃들 전체가 그녀 뒤에 빽빽이 서서 외롭고 의지할 데 없는 그녀의 후원자 겸 배경이 돼주었다. 고모와 이웃들의 이야기 속에서 소설가는 더할 나위 없는 효녀가 되었으며 그들 모녀도 서로를 자기 목숨처럼 사랑하고 의지하며 살아가는 이들이 되어 방송국 기자를 깊이 감동시켰다. 소설가가 과거에 출판했던, 만 권도 안 팔린 각종 연애소설들은 재판을 찍을 기미가 보였다. 그리고 그녀가 시 신문에 연재하고 있던 미완의 소설 《소리 악단》도 관심의 초점이 되었다. 일부 호사가들은 심지어 그 소설에서 그녀의 죽음에 관한 음모와 진실을 캐려 했다. 소문에 의하면 그 소설은 바로 융안시 제3교향악단을 창작의 모티브로 삼았다고 했다. 나중에 재수가 옴 붙은 그 교향악단의 매니저가 울상을 하고 텔레비전에 출연해 그 사고에 관해 유감을 표시한 뒤, 음악당에 안전조치를 강화해 다시는 그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어쨌든 소설가는 자신의 죽음으로 인해 마침내 바라던 바를 이루고 언제나 꿈에도 되고 싶어 했던 그 사람이 되었다.

“비극을 상연하는 극장은 결국 비극으로 끝난다.” 사실 내게 이 말을 떠올리게 한 것은 그녀의 죽음이 아니라, 반년 전 어느 수요일에 여느 날처럼 버스로 45분이나 가야하는 출근 시간 때문에 사본 신문이었다. 신문을 훑다가 나는 문화면에서 소설가의 새 연재소설을 보았다. 제목은 《소리 악단》이었다.

《소리 악단》

글 / 류룽룽劉蓉蓉

기억을 되찾은 호른 주자

“호른 소리를 들을 때마다 나는 그것이 내가 내는 소리가 아니라 먼 곳의 안개 속에서 들려오는 것 같아.”

기억을 되찾은 호른 주자는 눈을 가늘게 뜨고 있었다. 그는 아무도 보지 않았고 잠시 후 또 이런 말을 했다.

“상상이 가? 소리가 내 뒤의 어떤 깊은 계곡 속에서 안개처럼 뭉게뭉게 피어나 무대 전체를 감싸 안는 것 같다고.”

그는 두 손으로 부둥켜안는 시늉을 했다.>

소설의 서두는 그랬다.

나는 깜짝 놀랐다. 그 이름만 보았는데도 완푸가의 소리가 웅웅거리며 귓가로 몰려들었다. 내가 그곳을 떠나기 전의 모든 기억 속에서 나와 류룽룽이 방과 후 집에 돌아올 때 멀리 보이던, 대지 위에 잠복한 이 도시의 풍경이, 어머니들이 야채를 볶던 냄새가, 그녀가 엎드린 채 내게 해주던 말들이, 그리고 그녀가 얼마 전에 지었다고 자랑스럽게 뽐냈던 그 문장이 떠올랐다.

떠오르자마자 그 문장은 바로 거기에 툭하고 떨어졌다. 마치 내가 한 번도 그것을 잊어본 적이 없는 것처럼.

오전 업무가 끝나기 전, 나는 그녀가 아직 휴대폰 번호를 바꾸지 않았기를 기도하는 심정으로 문자를 보냈다.

“너의 새 소설을 보았어.”

하지만 그녀는 답장이 없었다.

그날 정오, 나는 토마토소고기덮밥을 먹고 출판미디어건물 옆의 좁은 길을 두 차례 오락가락하다가 건물로 올라갔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갑자기 전화벨이 울렸다. 그녀의 전화번호였다. 전화를 받았지만 신호가 안 좋아서 아무 소리도 안 들렸다. 나는 가장 가까운 층을 눌러야 했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여러 번 여보세요, 소리를 반복했다. 결국 그녀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언니? 언니야?”

“응, 나야!”

나는 말했다.

“아유, 어디 있는데 신호가 그렇게 나쁜 거야?”

류룽룽은 친숙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전혀 나와 몇 달 동안 전화 한 통 하지 않은 사람 같지 않았다.

“응, 직장에 있어.”

“언니, 취직했어?”

그녀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물었다.

“응, 작년에 졸업했거든.”

“아, 결국 졸업했구나. 난 언니가 계속 공부할 줄 알았거든.”

그녀가 과장된 어조로 말했다. 말을 하며 계속 기침을 했다.

“괜찮아? 감기 걸렸어?”

내가 물었다.

“아니야, 아니야.”

그녀가 목을 가시려고 물을 찾아 마시는 소리가 들렸다.

“방금 일어나서 목이 잠겨서 그래.”

“그렇구나. 내가 보낸 문자 봤어?”

나는 조심스레 그녀에게 물었다.

“응, 봤어.”

그녀가 오히려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너 요즘에, 무슨 일 있어?”

“별일 없는데.”

그녀가 유쾌한 어조로 말했다.

언제부터인가 류룽룽에게는 얼렁뚱땅 넘어가는 버릇이 생겼다. 고모의 지나친 히스테리가 그녀에게 반면교사가 되었는지도 몰랐다. 옛날에 그녀는 학교만 끝나면 우리 집으로 달려왔고 또 줄줄이 편지를 써서 내게 주곤 했다. 하지만 그런 나날은 이미 지나가버렸다.

“알았어.”

나는 무슨 말을 더 해야 할지 몰랐다.

“아, 내가 쓴 그 소설을 읽었다고 했지?”

그런데 그녀가 먼저 그 얘기를 꺼냈다.

“맞아. 그래서 네가 조금 걱정이 됐어.”

“걱정할 필요 없어. 무슨 나쁜 일도 아니니까. 나는 요즘 연애를 해서 기분이 아주 좋아. 소설을 다 읽고 나면 알게 될 거야.”

그녀가 깔깔 웃었다.

그녀는 확실히 그렇게 말했다. “소설을 다 읽고 나면 알게 될 거야.”라고.

颜歌 悲剧剧场 2


  十天以前,小说家从永安市第三交响乐团音乐厅楼厢看台坠下了――个欧洲的指挥家来演出,曲目是柴科夫斯基的《悲怆》,那天很多人都去了,退场时候她忽然摔了下来,引起一片惊呼――不知道是失足;还是被人挤下来了――无从考证,看台并不是很高,她落在过道上,即刻被送医急救,昏迷了十天,还是断了气。 
  好像是经过漫长的等待,这句话终于再次被我看见:“上演着悲剧的剧场,最终以悲剧收场。” 
  小说家整个人趴在写字台上,用下巴压着那个笔记本,脸上是从窗户外透入的光,她笑着对我说:“这个故事的最后一句就是这样,还不错吧?” 
  的确如此。 
  小说家的死亡在歌舞升平的永安市中引起了议论纷纷,成为了次日报纸的热门话题。 她也忽然从一个无足重轻的市报连载作家变成了伟大的人民艺术家,永安日报用大篇幅报道了这一悲剧,上面登了一张小说家照片,照片里的她还是长发,穿着一件米白色的衬衣,少有的端庄,这虚构的美丽必将加剧陌生人的悲伤。 
  永安市第六频道也采访了小说家的母亲,也就是我的姑妈,她站在画面中间,哭得不成人形,披头散发的样子简直惨不忍睹,黄褐斑尤其明显了。我们整个万福街的街坊邻居们挤在她的后面,作为她孤苦无依的靠山和背景。在姑妈和街坊们的叙述中,小说家成为了一个空前绝后的孝女,而她们俩也成为了相依为命、互敬互爱的一对母女,令电视台记者感动不已。小说家之前销量从不过万的各种奇情小说似乎嗅到了再版的良机,而她在市报上正连载尚未完成的小说《声音乐团》也成为了讨论焦点,甚至有好事之徒想要从中发现她死亡的阴谋与真相。据说小说正是以永安市第三交响乐团为创作原型,之后,倒霉的乐团经理苦着一张脸在电视上出现,为这出意外表示惋惜,一再保证音乐厅将加强安全措施,杜绝悲剧的再次发生――小说家因为自己的死亡终于得偿所愿,成为了她一直梦想成为的那个人。 
  “上演着悲剧的剧场,最终以悲剧收场。”实际上,让我想到这句话的并不是她的死亡,而是半年之前的某个星期三,我照例在上班途中买了一份市报,以便在长达四十五分钟的公交车上浏览,就在副刊的地方,我看见了小说家新的连载小说,名字是《声音乐团》。 


  声音乐团 
  文/刘蓉蓉 

  第一章追回记忆的圆号手 
  “每次听到圆号的声音,我都不觉得 
  那是我自己发出的,反而像是从更远地方 
  的雾气里。”追回记忆的圆号手眯着眼睛, 
  没有看任何人,然后,说出了这个句子, 
  “能想象吗?声音好像是从身后的某个深 
  谷中,雾一样蔓延上来,包裹住整个舞 
  台。”――他做了一个包住的手势。 


  ――开头是这样的。 
  我被吓了一跳――只是看到这个名字,万福街上的声音就伴随着耳鸣席卷归来,在我搬离那里之前全部的回忆,我和刘蓉蓉放学回家时远远看见这个城市还潜伏在大地上的风景,闻到的母亲们炒菜的味道,她趴着对我说的那些话,她骄傲地向我宣布她最新发明的句子。 
  我想到了这句话,它们就在那里,一碰就落了出来,好像我从来都没有忘记过那样。 
  上午下班之前,怀着祈祷她还没有换手机号码的心情,我给她发了一个短信,内容是:“我看见你的新小说了。” 
  她并没有回复我。 
  那天中午我吃了番茄牛肉盖浇饭,吃完之后,沿着出版大厦旁边的小路来回走了两次,这才上楼。在电梯里,我的电话忽然响了起来,是她的电话号码,我接了起来,但是信号奇差,根本听不到任何声音。我急得按了一个最近的楼层,两步跳出电梯,连连喂了好多声,终于听到她在那边叫我:“姐?姐?” 
  “哎!哎!”我说。 
  “哎呀,你在哪呀,怎么信号这么坏?”刘蓉蓉以熟悉的语气开口,根本不像是好几个月都没和我通电话的样子。 
  “嗯,在单位。”我说。 
  “你上班了?”她不敢相信。 
  “是啊,我去年毕业了。”我说。 
  “啊!你终于毕业了!我还以为你要继续念呢!”她夸张地说,一边叫,一边咳嗽起来。 
  “怎么啦?感冒了?”我问。 
  “没有,没有,”我能够听到她摸索着喝了一口水,清了清嗓子,说,“刚起来,嗓子不舒服。” 
  “哦,看见我给你发的短信了?”我小心翼翼地问她。 
  “嗯。是呀。”她反而大大方方地说。 
  “你最近,是有什么事吗?”我问她。 
  “没什么特别的事啊。”她用很愉快的语气说。 
  不知道从什么时候起,刘蓉蓉也有了轻描淡写的本事,可能是从姑妈过多的歇斯底里中得到了反面教育,她曾经每天一放学就往我家里跑,也曾经长篇大论地写信给我,但是这些日子都已经过去了。 
  “嗯。”我有些不知道说什么好了。 
  “啊!你是说看到我写的那个小说了吧?”她却自己说到了那件事。 
  “对啊。所以有点担心你。”我说。 
  “不用担心,不是什么不好的事,我最近谈恋爱了,所以很开心,你要接着看哦,等到看完的时候你就明白了。”她笑起来。――她的确是那样说,“等到看完的时候你就明白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