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365일-맹호연孟浩然 농가의 새해田家元日

농가의 새해田家元日/ 당唐 맹호연孟浩然 (689~740)

昨夜斗回北 어젯밤 북두성 자루가 북쪽에서 방향 바꿔
今朝歲起東 오늘 아침 새해에는 동쪽에서 시작하네
我年已強仕 내 나이 벌써 벼슬할 나이라는 마흔인데
無祿尙憂農 녹봉이 없으니 오히려 농사를 걱정하네
桑野就耕父 뽕나무 들판에선 농부에게 가 보기도 하고
荷鋤隨牧童 괭이 들고 목동들을 따라가 보기도 하네
田家占氣候 농부들 한 해 기후를 점쳐 보더니
共說此年豐 다들 올해는 풍년이 들 것이라 하네

양력 1월 1일은 우리나라 입장에선 다소 인위적인 면이 있어 계절적인 실감은 나지 않는다. 반면 음력 정월 초하루는 대개 입춘과 같이 오므로 봄의 시작이 확실하다. 확실하지 않은 곳도 봄이 시작된 것은 느끼게 된다.

이 시는 새해를 맞이하여 한 해 농사를 시작하면서 풍년에 대한 기대를 드러내고 있다.

다른 구절들은 대개 한자를 따라 읽으면 대강의 뜻을 알 수 있지만 첫 2구는 설명이 필요하다. 인터넷에 올라온 번역이 정확하지 않고 바이두에서도 이 구절의 의미를 묻는 질문이 다수 보이는 것이 그 증거이다.

북두칠성을 斗星이라 하는데 그 7째 별을 북두 칠성의 자루, 즉 斗柄이라 한다. 이 두병이 어느 방향을 가리키는 가에 따라 계절이 달라진다. 즉 봄에는 동방인 寅, 여름에는 남방인 巳, 가을에는 서방인 申, 겨울에는 북방 亥를 가리킨다.

그러니까 정월 초하루는 북방에서 처음으로 동방을 가리키기 시작하는데 첫구에서 回北이라 한 것은 북방을 가리키다 다시 동방으로 돌아왔다는 말이고 둘 째 구에서 歲起東이란 말은 歲首에 동방을 가리키기 시작했다는 의미이다.

농부가 세초에 풍년을 기원하듯이 사람들은 새해에 저마다 새로운 다짐과 꿈을 꾼다. 계속 달이 이어져 12월 뒤에 13월 14월로 나아가지 않고 12월에서 일단 멈추고 한 번 털어낸 뒤에 다시 1년을 새로 시작하는 것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기회와 긴장을 준다.

2019년이 새로운 기회의 한해가 되길 소망한다.

표제그림- 쉬베이훙徐悲鴻의 돼지豬
출처 齊白石 徐悲鴻筆下的十二生肖 https://hk.aboluowang.com/2016/0804/781136_2.html

365일 한시 1

  • 한시 365일은 2019년 1월1일부터 저자의 페이스북에 연재되고 있습니다. 설 즈음하여 중국학@센터에도 함께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