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의 열 가지 특색


천두슈陈独秀 (1879∼1942년)
원래 이름이 칭퉁庆同이고 자는 중푸仲甫이며 호는 스안实庵으로, 안후이安徽 화이닝懷宁(지금의 안칭安庆) 사람이다. 중국 신문화운동의 발기인이자, 5·4시기 사상적인 지도자로서 중국공산당 창당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 바 있다.

  한 친구가 최근에 유럽에서 돌아왔다.
  그는 베이징에서 어느 나라에도 없는 열 가지 특색을 보았다고 말했다.

첫째, 계엄 시기가 아닌데도 거리마다 총을 멘 순경들이 시민들을 위협하고 있다.

둘째, 아주 훌륭한 신화가新華街의 신작로가 황성 부근까지만 닦이고 멈춰버렸다.

셋째, 자동차가 아주 좁은 골목길에서 사람들 사이로 멋대로 달리는 데도 순경은 제지를 하지 않는다.

넷째, 고급 장교가 말을 타지 않고 되려 자동차를 타고 질주하는 것이 마치 적진을 향해 달리는 듯하다.

다섯째, 열두서너 살 먹은 어린 아이와 예순이 넘은 늙은이가 거리에서 인력거를 끄는 데도 경찰은 뭐라 하지 않는다.

여섯째, 바람이 불면 먼지가 하늘을 뒤덮는 데도 사람이 물을 뿌릴 뿐, 살수차는 쓰지 않는다.

일곱째, 성 안팎으로 모두 신작로라 할 수 있는데, 다만 사람들이 오가는 주요 도로인 쳰먼 교前門橋(쳰먼前門의 정식 명칭은 정양먼正陽門으로 베이징 성 남쪽에 있다. 쳰먼 교前門橋는 그 인근에 있는 다리로 현재는 남아 있지 않다)에는 아직도 높이가 들쭉날쭉한 돌길이 남아 있다.

여덟째, 언필칭 공원이라 해놓고는 입장권을 사야만 들어갈 수 있다.

아홉째, 총통부總統府 앞도 통행금지이고, 펑톈奉天  계 군벌 사령부 앞도 통행금지다.

열째, 안딩먼安定門(베이징 성의 북쪽에 있는 성문으로 예전에는 그 바깥에 베이징 성내의 분뇨를 모아두는 곳이 있었다)  밖 분뇨더미의 냄새는 천하제일이다.

1919년 6월 1일

아동도서관亞東圖書館 판 『독수문존獨秀文存』 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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