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황가皇家 미술과학관

‘황가미술과학관皇家美術科學館’ (《圖畵日報》 제4호)

『도화일보』 제4호 ‘세계의 경물’ 코너의 주인공은 런던의 ‘황가(황실) 미술과학관’입니다.

상단의 기사는 이렇게 이곳을 소개합니다.

영국의 수도 런던 서쪽에는 황가 미술과학관이 있다. 음악가, 과학가, 미술가들이 모여 토론할 수 있는 장소를 갖추고 있으며, 한 가운데에 큰 홀이 반원형 돔으로 지어져 있다. 1867년에 공사를 시작해 1871년에 준공했다.(英京倫敦之西, 有皇家美術科學館焉. 專備音樂家科學家美術家聚會討論之所, 中建大廳一所, 作半圓形. 興工于一千八百六十七年, 告成于一千八百七十一年.)

《圖畫日報》 제4호 1면, ‘大陸之景物’(4) 皇家美術科學館 ’ / 宣統1년 7월 4일 / 1909년 8월 19일

이어서는 건물의 크기, 객석 규모 등을 상세히 적고 있습니다. 런던의 ‘황가 미술과학관’이라고 하면 좀 생소하지요. ‘로열 앨버트 홀’이라고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들어본 명칭일 것입니다. 개관 당시 이곳의 정식 명칭은 ‘Royal Albert Hall of Arts and Sciences’였습니다. 이를 ‘황가 미술과학관’이라고 중국어로 번역한 것이네요. 당시 빅토리아 여왕의 부군이었던 앨버트 공은 1851년 5월 1일부터 반 년 동안 하이드 공원에서 개최되었던 최초의 세계 박람회의 수익으로 예술과 과학의 연구, 교육을 진작시키기 위한 특별 구역을 조성하자고 제안합니다. 그에 따라 부지가 매입되어 ‘Abertpolis’라고 불리게 되는 복합단지가 조성되지요. 로열 앨버트 홀은 그 구역 내에 건립된 큰 규모의 다목적 홀로 공연장, 전시관, 회의장 등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여러 개의 부속 공간을 갖고 있습니다. 당초 ‘Central Hall of Arts and Sciences’라고 불릴 예정이었으나 1867년 건물의 초석이 놓일 즈음 빅토리아 여왕이 서거한 부군의 이름을 붙일 것을 제안해 오늘날의 명칭을 갖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육군 공병대의 장교들이었던 프란시스 포크(Captain Francis Fowke)와 헨리 스콧(Major-General Henry Y.D. Scott)에 의해 설계되었고 당시 영국에서 가장 큰 건설회사 중 하나였던 루카스 브라더스(Lucas Brothers)가 시공했습니다.

개관 이래로 숱한 명사들이 이곳에서 연설했고, 고전음악과 대중음악의 공연들이 이어졌습니다. 이 홀의 건축과 장식은 당시 기술과 예술의 정수를 집약한 것으로 개관하면서부터 그 자체로도 유명한 볼거리가 되었지요. 세계에 눈 떠가고 있던 중국의 대중들이 알아야 할 유럽의 명소로 베르사유 궁 다음으로 소개된 것을 보면 꽤나 큰 명성을 누리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Illustrated London News 1867년 5월 25일자에 실린 로열 앨버트 홀의 내부예상도
Illustrated London News 1871년 4월 8일자에 실린 로열 앨버트 홀개관식 광경
1909년경에 인쇄된 그림엽서

이 장소의 역사와 역대 공연 등에 관한 상세한 내용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살펴보세요.

그리고, 1997년 9월 15일 카리브해의 작음 점 몬트세랫의 화산폭발 피해복구를 지원하기 위해 로열 앨버트 홀에서 열린 ‘몬트세랫을 위한 음악’(Music For Montserrat) 공연 중 폴 매카트니와 엘튼 존, 마크 노플러, 스팅, 필 콜린스 등이 함께 연주한 ‘Hey Jude’를 감상해 보세요. 홀의 내부 모습과 규모도 아울러 보실 수 있습니다.

민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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