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 갤러리 國家圖畵樓

‘내셔널 갤러리 國家圖畵樓’ (《圖畫日報》 제6호)

21세기 초, 같은 곳 (구글 어스 스트리트뷰 이미지)

‘세계의 경물’ 코너에 여섯 번째로 소개된 곳은 네 번째에 소개되었던 로열 앨버트 홀에 이어 역시 영국 런던의 명소인 ‘내셔널 갤러리’로, ‘國家圖畫樓’라고 소개되었습니다. 기사는 언제 건축, 증축되었는지에 대해, 설립목적과 규모 및 연간 관람 인원 등에 대해 적고 있습니다.

《圖畫日報》 제6호 1면, ‘大陸之景物’(6) ‘國家圖畵樓’ / 宣統1년 7월 6일 / 1909년 8월 21일

영국의 내셔널 갤러리는 1824년에 설립되었는데, 그림 속의 건물은 이 기관의 세 번째 자리라고 합니다. 윌리엄 윌킨스라는 건축가의 설계로 1832년에 착공, 1838년에 완공되어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습니다. 런던 중심의 트라팔가 광장 북쪽에 자리 잡고 있어 그 안에 보존, 전시되고 있는 숱한 명작들 못지않게 건물 자체가 또한 대단한 볼거리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소장품의 규모가 늘어남에 따라 여러 차례 증축을 거쳐 1830년대에 지은 채로 남아 있는 부분은 기실 광장에 면한 파사드(서양 건축물의 장식적인 정면 외벽 부분) 뿐이라고 합니다.

홍콩에서 함께 일했던 제임스 레게의 초청을 받아 근대 중국의 지식인으로서는 처음으로 1867년 말부터 2년 여 동안 영국(스코틀랜드)에서 지내면서 유럽문명을 경험했던 왕타오(王韜)는 박물관, 도서관과 같은 곳들이 대중 교육에 기여하는 바를 높게 평가한 바 있지요. 그 뒤로도 19세기 후반에 영국을 위시한 유럽 이곳저곳을 방문했던 중국의 지식인들이 가장 관심 있게 본 것은 문화, 교육과 관련된 기관과 제도들이었습니다. 그것들은 유럽문명이 단지 군사력만 출중한 ‘야만인’은 아니라는 표지였으며, 세계에 대한 ‘앎’의 전반적 갱신을 통해 제 문명을 소생시켜야 할 책무를 느끼고 있던 중국의 지식인들에게 너무나도 절실한 모범이기도 했습니다. 《圖畫日報》에서 서양의 경물들 가운데 이런 곳들을 우선적으로 소개하고 있는 것도 우연은 아닐 터입니다.

조감도(1910년)

민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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